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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의 약속' 지켜져, 박무택씨 시신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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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丹香
추천 : 11
조회수 : 100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5/05/29 17:48:08
'엄홍길의 약속' 지켜져, 박무택씨 시신 수습> 
 
[연합뉴스 2005-05-29 16:29]  
 
 

(서울=연합뉴스) 이광빈기자= 에베레스트의 차가운 설원에 누워있은 지 1년. 이국땅 고산에 숨결을 묻었던 박무택씨가 엄홍길씨의 품에 안겼다.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45.트렉스타) 등반 대장이 이끄는 '초모랑마 휴먼원정대'가 29일 오후 1시30분(이하 한국시간)에 박무택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지난 3월14일 네팔을 향해 출국해 대서사시를 쓰기 시작한 지 76일만이다. 

악천우 탓에 고전하던 엄 대장과 휴먼원정대는 이날 오전 3시30분 캠프3(8천300m)를 출발해 마지막으로 박씨의 시신 수습작업에 나섰다. 

4시간30분 걸려 원정대원들은 결국 박씨의 곁에 도착했다. 그러나 에베레스트에 남긴 회한이 뿌리 깊었던가. 박씨의 시신은 쉽사리 그자리를 뜨지 못했다. 

에베레스트의 눈과 얼음이 박씨의 몸을 감싸고 있었던 것. 대원들은 가족과 친지들을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난 박씨에게 더 이상 아픔 주지 않기 위해 정성스레 얼음을 떼어냈다. 

작업을 시작한 지 3시간20분만에 원정대는 박씨의 시신을 들고 캠프3를 향해 하산하기 시작했다. 

시신을 수습하기 했지만 운구작업은 더 어렵다. 50m 거리의 깎아지른 절벽(세컨드스텝)을 지나야 한다. 숙련된 산악인들도 혼자 몸으로 내려오기 쉽지 않은 곳. 

더욱이 박씨는 70㎏의 몸무게였지만 지금은 몸이 꽁꽁얼어 100㎏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베이스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100m 정도 길이의 경사진 바위 지대도 기다리고 있다. 캠프3까지 2㎞의 거리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세계 산악 역사상 유래가 없는 시신 수습 작업 과정은 하나하나에 뚫어야 될 난관이었다. 

3월말 네팔의 임자체봉(6189m)에서 고소적응훈련을 한 휴먼원정대는 4월초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천200m)에 도착해 본격적인 시신수습을 위한 차비를 마쳤다. 

원정길에 오르기 전 휴먼원정대는 5월 중순을 D-데이로 삼았다. 박씨의 시신을 얼른 내주겠다는 듯 히말라야의 하늘은 청명했고 바람도 잔잔하자 원정대는 일정을 보름이상 앞당겼다.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되던 시신 수습 계획은 갑자기 인력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난관에 부딪쳤다. 

날씨가 심술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초속 20m의 바람이 불어닥쳤다. 서서 몸을 가누기도 쉽지 않은 강풍에 시신 수습 작업에 나서는 것은 모험이었다. 

오전에 날씨가 맑으면 오후에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다. 원정대원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엄 대장 혼자서 악천우에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것은 가능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캠프3로 시신을 안전하게 수습해 운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적어도 24시간이 필요했다. 

차일피일 미뤄졌고 5월 중순 베이스캠프에서 짐을 나르다 허리까지 삐끗했다. 이달 말에 들어서는 편도선까지 퉁퉁 부어 말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엄 대장은 자신과 박씨의 가족, 그리고 산악인들에게 한 '엄홍길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포기하지 않았다. 

아직 시신을 성공적으로 운구할 지 결과는 모른다. 몇시간이 걸릴 지 하루가 걸릴 지 아무도 장담을 못한다.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는 다시 눈발이 휘날리며 날씨가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원정대는 이번 원정의 목표를 달성했다. 

박씨의 시신을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하더라도 그의 시신을 찾아 어려운 고행길을 나섰다는 것 자체가 성공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이의제 대한산악연맹 국장은 "원정대가 떠났다는 것 자체가 산악인들에게 깊은 독려가 되고 있다. 상황이 좋진 않지만 시신을 끝까지 운구했으면 좋겠다. 그러지 못하더라도 남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가 깊은 일이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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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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