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IT 쪽에서 일하고 있는 평범한(?) 개발자입니다.
저는 현재 제가 다니고 있는 이 회사 면접 때 야근과 출장에 대해 어떻게 되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사장님 말씀은 "나는 야근 싫어해. 출장도 몇 주 안해" 저는 그 말만 믿고 입사했지요.
그런데 막상 회사에 입사하니,
제가 가진 언어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겁니다.
면접 때 다같이 성장하자, 라는 말에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는건데.
그래서 초반엔 고생 깨나 했습니다.
처음에 입사해서 이사님이 구 기술을 신기술과 똑같은 것처럼 자꾸 이야기하시길래 그게 아니라 신기술은 이거다, 라고 이야기 드렸더니
그 날 회식 때 어깨에 팔을 얹으면서 "그렇게 말하지 마라"... 라고 하시길래 담부터 아예 입을 다물었습니다.
프로젝트를 펼쳐보니 아무 것도 없는 겁니다.
기획문서도 없고, 설계도도 없고... 아무도 첫 삽을 안 뜨려고 하길래
제가 직접 메인프레임워크 만들고, DLL 제작 등등 기초공사를 전부 다져 놨죠.
게다가 아무 것도 모르는 전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언어 가르치고 케어해주고 하려니 힘들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현재 저는 3달째 지방 장기출장 중입니다.
6월초부터 출장 시작했으니 4달째네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1년짜리였는데 원래 4월 마감인 걸 고객의 사정으로 인해 계속 지연되었습니다.
지방 출장에 있는 동안 1인 1원룸도 잡아 주고 일비, 주말수당도 제공해 줍니다만
보통은 11~12시 퇴근이구요,
서비스 오픈 때는 거의 3-4시쯤 퇴근했습니다.
현재도 12시쯤 퇴근합니다. 그러니까 4달 째 12시 야근야근모드입니다.
7월부턴 주말도 없었구요,
지방출장 후 첫 달 일비는 그 다음 달 중순 쯤 되어야 들어왔는데
그 이후부터는 정산이 아직 안 됐다는 이유로 두 달간의 일비를 받지 못했습니다.
현재 저희가 하는 프로젝트는 십대여섯개가 넘는 솔루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는 다섯 개의 솔루션을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모두 공용모듈에 가까워서 하나만 고치면 여러 군데에서 난리가 납니다. 정말 정신없습니다.
다른사람들도 정신없습니다. 게다가 아직 새로운 개발언어에 익숙지 못해 계속 오류가 납니다.
게다가 예상했던 일정보다 더 딜레이 되자 서로서로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부하직원들이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고 다들 서로 앙금이 쌓여 갈 때
제가 더는 못해먹겠다고 짐싸서 올라가는 시위성 이벤트를 터뜨렸습니다.
퇴사생각은 없었고 힘든 직원들 좀 케어해 주라고 일부러 그런건데,
그 뒤로 전 찍혀 버렸더군요.
PM과 사장은 처음엔 미안하다 하는데 그 뒤부턴 저에게 일절 말을 안 붙입니다.
회의 때도 제게 말을 붙이기 싫어하는 티가 역력합니다.
그 뒤로 이 사람들이 저에게 책잡힐 일을 벼르더니 오늘 제가 실수를 하자
"자꾸 이러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해 손해배상 청구해서 사회에서 매장시켜 버리겠다" 라고 회사 단톡에서 말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정내미가 뚝 떨어지네요.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어요,
어차피 이제 다들 기술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내가 할 일을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으니...
나가야 되는 거 맞죠? 당장 나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