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짝사랑은 슬프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낯선 감정에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야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은 아닐까.
언젠가 그애가 내 앞에 나타났던 때 나도 그랬다. 심상치않은 집안 분위기에 친구들이 있던 학교가 마냥 좋았던 때다. 하지만 나는 키도 작았고 외모에 자신감도 없었다. 내성적인 성격에 누가 다가와주지 않으면 친구 사귀는것도 버거웠다. 전학온지 1년도 안된탓에 처음 만난 친구들만 보며 살았었다. 새 학교에서 맞은 새 학기때는 그래도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여학생들에게 다정해 인기가 많던 친구를 따라 걷다가 그애를 처음 만났다. 친구와 얘기가 끝나고 뒤돌아가기전 살짝 웃어준 그 미소가 날 얼마나 힘들고 미치게 할줄은 그때는 몰랐었다. 그애 옆에 내가 처음 왔을때 날 싫어하나 싶을 정도로 쌀쌀하게 대했던 여자애도 있었다는건 그애가 저기 있던 모퉁이를 돌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날은 집에 돌아가는것도 두렵지 않았다. 그애의 여운이 마음속에 남아서였을까, 이상하게도 그날은 집에서도 아무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