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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할말은 많은데 글솜씨가 없어서 주저리 주저리 길고 두서도 없네요.
저는 삼십대 중반이고 작년 12월에 입사했습니다.
그 전에 한 여섯달정도 공백기가 있었고요. 놀고싶은건 아니었는데 취업이 참 어렵더라구요.
직장 구하는동안 돈과 함께 자존감도 바닥을 쳤고, 돈이 급하니 여기 괜찮나? 싶은 회사였지만 입사 했어요.
연봉도 맞췄고 연차도 있다 야근도 없다 하니까요. (연차 없더라구요ㅋㅋㅋ)
그 때는 저 말고 과장님도 같이 입사하셨죠.
둘 다 한번도 비슷한 일을 하는 기업에서 일을 해 본적이 없어서 우리 고생 많이 하겠다 하면서 있었는데
여긴 사람이 자주 바뀌고 공백도 많았더라구요. 정리 되어있는 내용도 없고 인수인계자도 없고 인수인계서도 17년도가 마지막이었어요.
20년도 자료는 지우고 갔는지 3월부터는 아예 없었고, 심지어 회사는 16개에 계좌가 50개가 넘고 통장이나 공인인증서, 이체 비밀번호같은 기본적인것도 많이 누락되어서 입사 초부터 둘이서 은행을 나눠서 맨날 돌았어요. 완전 멘붕이었죠 ㅋㅋㅋ 근처에 없는 은행도 많아서 지하철타고 가기도 했구요. (이 과정에서 제 사비가 20만원 쯤 들어갑니다. 회사별 인감증명,등기부등본,통장재발급,OTP 등등 회사에 돈이 없어서 일을 해야하니 쓸 수밖에 없었어요. 공인인증서가 없으니 일이 자꾸 막히고 세금계산서 발행도 못하고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ㅠ)
회사는 16개 통장 50여개 모두 법인입니다. 챙겨야 하는 서류를 떼고, 인감도장은 하난데 둘이서 나눠야 하니 안겹치게 동선 짜고 은행도 .. 아.. 이건 됐습니다. 그래도 문제는 이런게 아니었어요. 왜 은행을 다녀야 하는지 모르는 사장님 문제였죠. 왜 하루면 될걸 이렇게 오래걸리냐고.. 네, 이제부터 진짜 제 고민이 시작됩니다.
사장님은 70대시고 4대 독자시며 눈이 매우매우 안좋으십니다. 문서를 읽는게 많이 어려우시대요.
성격은 불같으시고 야,너 하는 반말을 본인 기분에 따라 듣는사람 기분 나쁘게 쓰십니다.
과장님은 50대셨고 어렵게 취업하셨지만 1월중순 사장님 폭언에 못참아 따지다가 자기가 뭘 잘못했냐는 사장님 말에 그날 바로 퇴사하셨어요. 본인은 취업이 어려워 참아보려했지만 저런 폭언을 견뎌야 하는게 자존감 떨어져 더 참기 힘들다고요.
되게 부러웠어요. 전 퇴사 못해요 돈이 없어서요.
매달 200만원씩 고정비(대출,공과금)가 나가야 하고 남은 10만원으로 겨우 용돈하면서 살고 있는데
경조사라도 있으면 오만원에서 십만원은 내야하니 조금씩은 남겨두기도 하고.. 참나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과장님 퇴사하고 나서부터는 더 심해졌네요 두사람 할걸 한사람에게 해서 그런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짜증이 심해졌어요.
오전에 출근하자마자 은행에서 대출받을 서류목록(준비해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정말 많이 준비해야해요.. 진짜 목록이 ..ㅠㅠ)던져주고 오전안에 해와라 해서
이건 오전안에 못하고 오늘 안에도 어렵다고 하면 짜증내면서 화내고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 들들 볶아요. 이게 벌써 다섯번째 ㅋㅋㅋ 다섯번이나 다른 은행들에서 까이고 이젠 중간에 업체를 끼워서 하는 것같아요. 저한테는 자세히 안알려주고 모르면 모른다고 화내고 ㅋㅋㅋ그냥 눈치껏 알아야 하네요. 눈치게임 ㅋㅋㅋㅋ
그 와중에 제 일은 물론 과장님일까지 같이 해야하는데 눈이 안좋은 사장님은 옆에서 서류도 읽어드려야 하고 컴퓨터나 핸드폰을 잘 다루지 못해 절 계속 부르십니다. 정말 계속 불러요. 일을 못하게.. 지금 이거 쓰는 와중에도 세번 불려가서 세번다 문자 카톡으로 전송했네요 ㅋㅋㅋ 그래서 저 내선전화 울리면 가슴이 쿵쿵 뜁니다. 왜 가슴이 뛰냐구요? 불러서 화내고 짜증내고 별말 다하거든요.
예를 들어 하나 말씀드릴게요.
카톡으로 사진이나 문서가 오면 절 불러요.
이거 너한테 전송해서 뽑아와
그럼 핸드폰 받아서 저한테 전송하는 와중에도 짜증을 내요 이유는 모르죠. 급한 성격때문인지 뭔지..
뽑아가면 내 메일로도 전송했냐? 하셔요.
그럼 출력만 해 왔다하죠. 그때부터 화+짜증을 내십니다....
왜 뽑아만 왔냐 스캔해서 메일로 보내야지.. 한번 일할걸 두번한다. 생각도 없고 일머리도 없다 등등..
그래서 다음에 같은걸 시켰을 때 위 내용대로 하면 메일 전송하면 핸드폰으로 연동되어있을 때 메일 왔다고 뜨잖아요.
그걸 보는순간 절 부릅니다. 나한테 메일 니가 보냈냐? 왜 보냈냐, 시키지도 않은걸 왜 니 멋대로 하냐, 다른일도 이런식이냐 등등..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물어봐요. 이거 출력하고 메일로도 보낼까요?
그걸 물어봐야 아냐 대체 똑같은걸 몇번이나 말하게 할 셈이냐 답답하다 ....
이런 쓰잘데기 없는걸로 하루종이 일을 못하게 해요. 내전전화는 하루에 몇번오는지 대충 세봤어요 못 센것도 있고 헷갈린것도 있겠지만 대충 30-40번이에요. 많으면 백번도 불러요 ㅋㅋㅋ 어떻게 아냐고요? 그날 저 집에가서 앓았거든요 ㅋㅋㅋ
회사에 돈이 없으니 월급 나올때 되면 좋은게 아니라 걱정이 앞서요. 또 돈가지고 얼마나 짜증을 낼 까 이런거 있잖아요. 하루에도 돈달라는 전화를 몇통씩 받고 제가 답변을 바로 못드린다 죄송하다는 말을 몇번씩 하고, 사장한테 보고하면 생각이 있냐없냐 돈이 지금 어딨어서 니 맘대로 돈을 주네마네 하냐 등등 엄청 짜증을 ㅋㅋ 내가 돈 언제 얼마 준다고 답변한것도 없는뎅..
이런 일 때문에 지금 일이 너무 많이 밀려있는데 할 수가 없어요.
내 일 하나도 못하고 잡일만 하다보니 계속 쌓여서 쳐내는것도 힘들어요. 요즘은 제 일에 손하나 까딱 못해요.
이제 영수증이고 지출결의서고 은행 정리내역이고 쌓여서 한달동안 저 안건드려도 다 못쳐내요.
야근하는것도 집에 일이 있어서 야근 못한다고 첨부터 말했었거든요.(아픈분 계십니다.)
그것도 맘에 안들거에요. 맨날 하는 말이 여섯시 땡 했다고 가지좀 말아라. 일 다 끝내고 가라.. 여섯시에 퇴근하는게 아니다 십분 일찍오고 십분 늦게 퇴근하는거다. (먼저 퇴근한)나한테 회사전화로 보고해라 등등..
더 환장하겠는건 전에 다녔던 회사도 이런 식이었다는 거에요.
제가 자초한거죠. 고르는 회사가 문제있을 것 같은데.. 싶으면서도 돈이 없고 일자리가 없고 여유가 없으니 입사.
그리고 2년을 못참고 퇴사.. 하.. 진짜 한심하네요.
요즘엔 머릿속에서 자꾸 싸워요.
나를 탓하는 나랑 힘들게 살기 싫은 나랑 ㅋㅋ
스펙을 쌓지 않았던 내 잘못이고, 돈이 없는 내 잘못이고 더 잘나지 못해 잘난사람들 가는 회사를 가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다른사람들 다 힘들게 회사 다니는데 왜 너만 유난? 너만큼 안힘든사람이 있겠냐, 더 한 사람도 많다. 그냥 니가 일을 똑바로 못하는게 잘못인걸 탓하지 마라. 거지같은 집구석에서 태어나도 잘된사람 많고 독하게 사는 사람 많은데, 대체 사지 멀쩡하고 삼십대 중반밖에 안됐으면서 뭐가 문제냐. 여유없단 소리좀 하지마라
하면 울컥해서 이제 더 열심히 안살고 싶고 이젠 다 그만 두고 싶다. 살아도 사는 이유가 없고 원하는게 없고 죽어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은데? 되게 편할것 같고.. 근데 다시 생각해 보면 죽는건 무섭고 .. 그러니까 뒤질용기 없으면 걍 욕먹고 돈벌어 살까? 근데 진짜 살기싫다 뭐 이런거요ㅋㅋ
변명도 해요. 십대 후반부터 여태까지 일했는데 수중에 백만원도 없는 이 삶이 지겹고, 내가 번 돈만 꾸준히 저금했으면 전세는 얻을 수 있었을텐데 왜 삶이 이렇게 힘들고 어렵나. 나 힘들게 했던 사람은 몇년전에 죽었는데 내 돈으로 술먹고 도박하고 우리 가족 괴롭히다 병원비 수천 내놓고 죽었는데 남은 나는 왜 더 힘들까 진짜 인생 엿같다 ㅋㅋㅋ 살기 싫은게 당연한거 아니냐 죽을용기 없으니 걍 살고있는거지 ㅋㅋㅋ
이러면서요 ㅋㅋ
어쨌든 결론으로 이직생각을 하고 있긴해요.
사장 꿈꾸고 괴롭힘당하고 현실에서도 얼굴보면 숨이 막히고 그래서요.
가슴이 막 쿵쿵거리다가 숨막혀서 앞이 까매질때도 있고요. 생각만해도 그럴때가 있는데 아직 집에는 얘기 못했어요.
어차피 병원도 못가는데 얘기해도 해결 못하고 걱정만 끼칠거 뻔하고
지금 병원비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저까지 정신과다 뭐다 하면 죽으라는 것 밖에 안되거든요.
아, 자꾸 옆으로 새네요.
그래서 몇군데 연락이 왔었는데 일단 재직중인데 바로 회사를 옮기는게 힘들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럼 안된다해요.
입사가 확정되면 그만두고싶은데 재직자는 잘 안구하고ㅜㅠ
그렇다고 그만 둘 수도 없고요.
면접을 한달에 몇번씩 보러갈 수 있는것도 아니니 신중해야하고,
그만 둔다고 하면 다니는동안 어떨게 할지 상상도 안갑니다. 워낙 상상초월하는 사대독자분이라 ㅋㅋㅋ
와 쓰고나니까 엄청 길다. 다시 읽어보니까 막 감정 오락가락하고 그런게 보이네요 ㅋㅋㅋ
해결된건 아무것도 없는데 좀 후련한것 같습니다.
사실 쓰면서 찔끔 울기도 했어요. 이직이야 되면 다행이고 안되면 계속 찾아야 겠지만 여길 탈출한다는 생각만해도 좀 행복해요.
다음 회사가 또 거지같으면 어떡하지 싶은데 아직 안일어난 일이니까 희망을 가져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좋은 회사로 이직할 수 있게 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