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중독자 아빠밑에서 2남매중 둘째로 태어난 나
아빠땜에 집안에 바람잘 날 없었고 엄마는 늘 아빠를 챙기느라 언제나 나는 뒷전이었지
항상 술에쩔어 아파트 놀이터 벤치에서 자고 있는 모습, 어린날엔 친구가 보고 놀림거리가 될까 늘 전전긍긍했고
몇달전엔 주민신고로 경찰 출동해서 옆단지에서 꽐라되있는 아빠 집까지 데려오기도 하고
술처먹고 돌부리에 머리 찍어서 119도 온 적 있었지
아빠가 속이 비면 더 술생각이 나고 많이 마신다는 것을 알기에, 내 밥은 안중에도 없어도
아빠밥은 항상 꼭꼭 챙겨줬던 엄마.....
요새는 나 자는 아침 동안 둘이 나가서 아침먹고 오더라....
이젠 서운하지도 않다.
초등학교 5학년, 중2학년, 고3... 은따, 왕따를 당하며 학교생활도 힘들었지만
부모한테 말할 수도 없었고 묻지도 않았었지
단 한번도 따뜻하게, 요새 학교생활 어떻니. 친구들하고는 잘 지내니.... 물어봐준 적 없었다.
엄마는 늘 아빠땜에 힘들어 혼자 속앓이하고 힘들어해도 티를 낼 수 없었고 티도 못내게 했었다
그게 엄마를 도와주는 거라고
그래서 난 늘 속으로 곪고 곪고 또 삭히고.. 남아있는 가슴이 없다.
항상 난 내 기분을 숨기고 아빠가 죽도록 밉지만, 항상 상냥하고 다정하게 대해야했었다.
이제 난 내 기분을 잘 모르겠다.
우리엄마의 유일한 표현방식은 돈
돈이 많지도 않으면서 항상 돈으로 사람을 휘두르려했다
미안하면 돈 몇푼 쥐어주고, 고마우면 돈 몇푼 쥐어주고... 더러운 습관이다 정말...
오빠는 일찌감찌 이런집을 피해 타지로 나갔다
오빠가 현명했다.
나도 빨리 어디로든 나가서 자취하고싶은데.... 이력서를 계속 돌려봐도 아직 연락오는 곳이 없다. 한시라도 빨리 이 지옥같은 곳 벗어나고 싶다....
오빠가 타지에 있으니 각종 연례행사 챙기는 건 내 몫
결혼기념일이라고 성의표시해라.. 망할 축하하고싶지도 않은 결혼....
생일이라고 돈달라, 환갑이라고 돈달라....
오빠는 타지에 있고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아 이런부탁 못한단다.
이럴때는 오빠도 원망스럽다.
가족이란 그 굴레.... 정말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