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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 장수생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5179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Npa
추천 : 11
조회수 : 2479회
댓글수 : 115개
등록시간 : 2015/09/14 21: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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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로 공무원 수험생활을 만 5년 채운 장수생입니다
10월에 있을 지방직 7급 시험을 제외하곤 사실상 2015년 시험일정이 끝났는데요
네 올해도 좋은 소식 없이 나이만 더 먹는 한 해가 되었네요
같이 공부를 하던 친구들이 하나 둘 합격하는 거 보면서 열심히 하지 않은 저 스스로에 대해 실망스럽기도 하고
진작 취직을 했어야 하는데 이 길이 맞는 건가 회의감도 많이 들고 이래저래 요즘 착잡한 심정입니다
올해는 아직 7급 시험이 하나 남아있긴 하지만 9급 시험만 쭉 준비해 온 터라 7급 시험은 기대를 안 하고 있어요
일단 시험일정이 있으니 원서 접수만 해 놓은 거죠
7급 시험만 준비하던 사람도 붙기 어려운 시험인데 9급 시험만 준비하던 제가 붙길 바라면 욕심이잖아요
아껴 쓰던 돈도 다 떨어졌고 어쩌지 하던 차에 친구가 일주일 짜리 아르바이트가 있는데 해 볼 생각 없냐고 물어보길래 냉큼 한다고 했습니다
딱 기본 시급만 쳐 주는 일이었지만 그거라도 해서 용돈을 벌어 볼까 하는 생각에요
그렇게 하기로 하고 부모님께 내일부터 일주일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말씀드리니 불같이 화를 내시네요
당장 다음 달에 시험이 있는네 니가 지금 아르바이트나 할 때냐
되건 안 되건 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거지 중요란 순간에 정신이 있는 거냐 하시면서요
부모님 말씀이 맞습니다
최선을 다해도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시험인데 금쪽같은 시간에 용돈벌이라니요
하지만 당장 다음 달 시험에 시험지까지 갈 교통비도 없고 거리가 먼 탓에 하루 일찍 가서 숙박을 해야 하는데 숙박비도 없어요
그리고 다음 달에 첫 조카가 태어날 예정인데 기저귀 한 세트 사 줄 돈도 없습니다
집이 가난한 편은 아니라 돈 필요하니 달라고 하면 안 주실 분들은 아니십니다만
그저 제가 수험생활이 길어진 덕에 괜한 자격지심이 생긴 탓이지요
지금 제 방에서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거실에서는 부모님의 한숨 소리가 들려 오네요
부모님 말씀이 다 맞고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잘 알아서 더 마음이 착잡합니다
종종 고게 오면서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왜 굳이 익명의 공간에서 전혀 모르는 타인의 위로를 구하는 걸까 의문이었는데 오늘 알겠네요
위로 한마디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름 모르는 당신의 위로 한 줄이 지금의 저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두서 없는 글 죄송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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