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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수면유도제 탓일까?
게시물ID : humorbest_15192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화류씨
추천 : 41
조회수 : 6582회
댓글수 : 1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1/10 14:45:22
원본글 작성시간 : 2017/11/10 08:37:03

대학 후배인 철민이의 이야기이다..

 

대학교 졸업 후, 2년만에 게임회사에 취직을 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서 일했다

왜냐하면 3개월 인턴 과정 후,

다시 한 번 정규직 면접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개객기들)

 

아침 7시까지 출근을 해서 청소하고 아침회의 준비를 하고

본격적으로 업무 및 잡일을 한 뒤,

11시까지 남아서 일을 한 결과, 결국 정규직이 되었다

그러나 정규직은 더욱 괴로웠다

 

기획팀에 있었는데 선배들이나, 상사들이 거지같이 적은 메모들을

문서화해서 정리해야 했고, 자신이 할 과업들을 처리하면 밤 12시였다

그렇게 3개월째, 그러나 당시 사장은 내가 일이 더디다고 했다

주말도 없이 일했는데...(개객기)

 

"신입이 그런 열정도 없이 기업에 입사를 했나?

돈 벌기 쉬운 거 아니다! 정확하게, 빠르게 기획서 정리해라!"

 

집에 들어와도 잠을 잘 수 없었다.

자다가 뭔가 빠트린 줄 알고 깨어나서 다시 챙기고,

윗사람들한테 핀잔 들을까봐 완벽해지려고 노력했다 (강박..)

그래도 별것 아닌 걸로 늘 한소리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제가 생겼다

뒷목이 너무 당기면서 손이 너무 저려왔다

마치 마비가 걸린 것처럼 몸 전체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다

 

병원에서는 과로라며, 잠을 좀 푹 자라고 권유했다

몸이 아프니, 약간 체념하게 되었다

 

"그래, 고마 짤리면 짤리는기지.

건강이 더 먼저 아이겠나?"

 

그런데 도무지 잠이 안 와서 약국에서 수면유도제를 샀다.

집에 와서 한 알을 먹었다.

그러나 전혀 효력이 없는지 말짱했다.

그러면 안 되지만 두 알을 먹었다.

얼마 후 약간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수면 유도제 한 줄을 그냥 입에 털어버렸다.

잠시 후 몽롱해지면서 눈을 감았다.

 

그런데 얼마 눈을 붙이지도 않았는데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거실에서 여자친구가 나를 불렀다

 

"철민아~ 철민아~ 아직도 자는 거냐?

좀 일어나서 이것 좀 봐봐"

 

반가워서 나가려고 하는 찰나, 정신이 들었다

 

얼마 전에 나는...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회사일로 바쁘다보니 많이 소원해져서

별것 아닌 걸로 다투다가 헤어졌다... (ㅅㅂ 돌아와 ㅠㅠ)

 

머리가 너무 아팠다 꿈이거나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런데 또 다시...

 

"철민아~ 철민아~ 빨리 일어나보라니까?"

 

너무 생생해서 눈을 떴다 그리고 거실로 나갔다

아무도 없었다 나도 모르게 여자친구가 보고 싶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슬슬 약 효과가 오는 것이 본격적으로 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잠이 오면 올수록 나를 부르는 소리가

선명해졌다 그리고 목소리는 점점 여자친구가 아닌 것 같았다

 

"철민아~ 흐흐흐~ 빨리 일어나서 이거 좀 보라니까? 으흐흐"

 

뭔가 오싹해서 다시 눈을 떴다

마치 비웃기라도 하는 듯 기분 나쁜 목소리였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그때 갑자기 방문을 누군가가 노크했다

 

"최철민, 너 많이 아프다며? 들어가도 되니?"

 

같이 사는 룸메이트 형이었다

 

"네 형... 들어오세요"

 

문이 열렸다.

하지만 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게 오싹해지며 무서워졌다.

거실에서 누군가가 또 나를 불렀다.

 

"철민아~ 철민아~ 이것 좀 봐봐라니까?"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비웃기도 하고 놀리는 것 같기도 했다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어느새 문 앞까지 왔다

 

"철민아~ 안자는 거 다 알아~ 눈 좀 뜨고 이것 좀 봐~ 흐흐흐"

 

그제야 눈치를 챘다..

아 귀신이구나.. (존나 둔해요)

 

나는 너무 무서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

절대 뜨지 않으려고 자는 척을 했다

문 앞에서 그런 나를 보며 귀신은 겁쟁이라고 놀렸다

 

"흐흐흐 남자가 겁이 많네?

꼬츄 때야겠어~ 그래도 이거 한번 봐봐 흐흐흐~

아하하하하 으하하하"

 

괴웃음 소리가 집안 전체를 울렸다

정말 무서워서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한동안 비웃음과 조롱이 떠나가지 않았다

 

몇 시간쯤 지났을까? 웃음소리가 멈췄다

다시 조용해졌다 그래도 나를 빤히 보고 있을까봐 무서웠다

룸메이트 형이 올 때까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윽고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삐삐삐삐삐 삐빗! 띠리리!!!"

"춸민아~ 횽 왔다!"

 

나는 어찌나 형이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재빨리 눈을 뜨고 일어났다

그러나 나는 그 자리에서 졸도했다

 

당시 내 기억으로는..

형은 애초에 오지 않았다 대신 한 여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를 불렀던 귀신인 것 같은데...

 

검은색 옷을 입은 목이 돌아간 여자가

방문 위쪽 문지방에서 거꾸로 매달려서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순간 그것을 보고 너무 놀라서 까무러쳤다...

더욱 무서운 것은 내가 놀라는 모습을 보면서 깔깔대며 웃었다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보니 응급실이었고

룸메형이 내가 상태가 안 좋아서 병원으로 옮긴 것이다

의사의 말로는 수면 유도제 과다 복용으로 문제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따끔한 충고를 받았다

회사에 아프다고 했지만, 신입이 그렇게 회사를 오래 비우면 안 된다며

나를 퇴직처리 시켰다

 

사실 꿈인지 생시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도 그 귀신을 생각하면 너무 생생한데...

이후로 나는 그 집을 나왔고

수면유도제 따위는 입에도 대는 일이 없다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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