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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보고 생각난 우리반 혐덕 썰.txt
게시물ID : animation_1519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erena
추천 : 22
조회수 : 677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3/12/11 20:11:35
"때는 고2때였음.

우리반에는 자칭 애국인이라며 일본 하면 아주 그냥 발작을 일으키던 애가 있었음.

그러던 어느 연말, 기말고사가 끝나고 국어 선생님이 "기말고사도 끝났는데 하고싶은 거 얘기해봐~" 라고 말함.

다채로운 의견이 흘러 나오고 운동장가요, 그냥 자유시간 가져요, 영화를 봐요 등등 의견이 나옴.

그런데 선생님이 의견이 너무 엇갈리니까 사다리 타기를 하기로 함.

사다리 타기에 걸린 것을 하자는 것에 반 애들은 전부다 이의가 없는 듯 했고, 사다리 타기가 시작됨.

사다리 타기 후보는 운동장, 그냥 자유시간, 영화, 그리고 마지막 후보는 애니였음. (내 친구가 장난으로 말함ㅋ)

반 녀석들의 자체 BGM과 함께 사다리 타기를 했고, 결과적으로는 애니가 당첨됨.

선생님이 나한테

"OO야, 네가 발의한거니까 다음시간까지 책임지고 볼 거 가져와라" 라고 함.

나는 "네" 하고 짤막하게 대답하고 뭘 가져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자칭 애국인이 빡친 듯 쌤한테 태클을 검.

"썜, 솔직히 애니는 아닌거 같아요."

"어, 왜?"

"아니 솔직히 애니 그런거 그냥 쪼마난 꼬맹이들만 보는거잖아요 저희들이 고2나 되서 그걸 봐야겠어요?"

라며 짜증냄.

선생님이, "왜 난 괜찮을거 같은데?"

라고 하자 애국인이

"아 쌤, 가져와봤자 일본애니 가져올거잖아요 ㅡㅡ 그런 더러운 오타쿠들이 보는걸 저희가 왜 봐야해요?"

선생님도 상당히 어이가 없었는지,

"하 참, 그럼 넌 뭘 하고 싶은데?"

"전 라이어 게임 보고 싶어요."

선생님은 라이어 게임이라는 것을 몰랐는지,

"라이어 게임? 그게 뭐야?"

"일본 드라마요."

"..."

선생님은 잠시동안 할 말을 잃은 듯 보였음. 아니, 실제로 잃었을 것임. 반 전체가 싹 조용해졌으니까.

선생님이 허탈한 웃음으로 본격적으로 그 애국인을 까기 시작함.

"야, 넌 일본 만화는 싫다면서 일본 드라마는 왜 볼려는 건데?"

"재밌으니까요. 솔직히 드라마가 애니보다는 낫잖아요?"

"참 내, 너 일본이 싫은거냐 아니면 만화가 싫은거냐?"

"둘 다요."

"그럼 일본이 싫다면서 일본 드라마는 왜 보고싶은데?"

"애니보다는 드라마가 유익하잖아요."

선생님은 한 번 피식 웃더니 나를 보며 말을 함.

"OO아, 네가 애니 담당이니까 유익한 걸로 가져와봐."

"네"

라고 나는 짤막하게 대답하고 선생님은 그 애국인이 지랄하는 걸 신경쓰지 않았음.

그리고 쉬는 시간에 나한테 애국인은 일본애니같은거 가져오면 죽여버릴거라고 상큼한 뻐큐를 날렸고,

나는 살짝 웃어주며 그 다음날 집에 있던 오세암과 망치 DVD를 학교로 가져갔음.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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