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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적이 아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5204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론이니까요
추천 : 1
조회수 : 18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07 09:46:42
최근 베스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씁쓸한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얼마전 군게에서 인구절벽을 대비하여 모병제는 비현실적인 대안이고, 양성징병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될 때
국가라는 공동체를 위해 했던 희생과 헌신에 대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사과드린 바가 있었습니다. 
또 양성 모두는 서로 입장과 조건이 다르지만,  각자 차별을 경험한 주체로서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고, 
그것이 이루어질 때 상황을 개선해나갈 수 있으리라고 기대의 마음을 밝혔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성이 받는 사회적, 문화적 차별이라는게 대체 뭐냐, 다시태어나면 여자로 태어나겠다. 등 
기존의 여성들이 받고 있던 사회적 차별을 깡그리 부정하는 글과 댓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초기 군게에 올려주신 남자분들의 제도적 불평등에 관련한 이야기를 인정하고 입장을 함께하자고 이야기 했던 
사람으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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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임신과 육아로 인해 생기는 경력단절과 채용시 받는 차별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에 대해 실망감도 컸습니다. 
육아로 인한 인사차별(육아 때문에 회사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으니 승진할 수 없다)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육아로 인해 '여성'이 회사에 덜 투자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늘 그렇게 죄인일 수 밖에 없는 구조에는
문제인식이 닿지 않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메갈과 워마드가 비판받는 이유는, 모든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취급하고 폭력적이고 혐오적인 언행을 수단삼는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이들이 무고한 남성들의 입장을 무시한채, 또는 한국사회에서 남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에 대해서 외면한채 
양성간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한 것이 큰 폐착이었던 것처럼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깡그리 무시하는 입장들도 문제적입니다. 

지금 페미니즘 자체가 적폐취급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얼마나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성인권을 위해 싸웠던 사람들이 페미니스트, 여성주의자라고 이름 붙여졌던 이유는 여성의 인권이 정말 유린 당했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삶의 주체로 서는 것이 불가능했던 세월이었기 때문입니다. 희롱이 희롱인 줄도 모르고, 억압이 억압인줄도 모르고 산 세월이 정말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차피 터져나올 분노는 그때그때 표출되고, 소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노를 통해, 불평등을 함께 겪고 있는 우리들의 입장이 계속해서 분열되고 결곡 서로의 적이되는 방향이라면 
이것은 정말 미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과 여성은 적이 아니며, 전에 글에도 썼듯이 서로가 겪고 있는 불평등이 서로에게서 기인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 부조리와 불평등을 낳는 이 거지발싸개 같은 구조를 함께 개선해야할 파트너입니다. 
자꾸 적의 존재와 희생의 시간을 부정하고 모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요새 종종 올라오는 페미니즘(메갈, 워마드 등의 전시대의 페미니즘, 여성우월주의만이 아니라, 시류에 맞춰 성평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운동하고 있는 현존하는 페미니즘을 포괄하는) 전체를 싸잡아 평가절하하고, 성대결을 부추기는  지금의 흐름에 대해서는 더이상 동조하거나 침묵할 수 없고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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