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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는 이탈리아의 여성 바로크 화가이다. 그녀의 강렬한 빛의 효과 역시 카라바조 풍의 것임이다. 그녀가 평가받는 것은 또한 성경과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을 변주해 유래 없는 강렬한 여인상을 많이 그린 바, 시대를 앞서간 최초의 페미니스트 화가였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가 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 즉 그림 그리는 일을 제지당했기 때문이다. 17세기 초 당시만 해도 여자는 화가로서 살아갈 수 없었다. 남자들이 모두 그 직업을 독차지 했는데, 그건 교육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성 사회에서 상처 받은 그녀는 그림을 통해 남성 사회를 저주하고 복수하였다.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라는 작품을 찾아보자. 한 여성이 장군의 목을 자르는 그림이다. 그 여성은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와 막사에서 동침한 후 그의 목을 베어 이스라엘을 구한 유디트라는 유대의 여성이다. 유디트는 두 아들까지 죽인 메데이아 등과 함께 지금까지 팜므 파탈을 대표로 얘기되는 인물이다.
<아르테미시아> (1997년 영화)
아르테미시아는 유명한 화가인 아버지의 피를 받아 어릴 때부터 그림 소질을 보인다. 하지만 재능은 내려지는 거지만 재주는 공부해야 한다. 인체를 그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보며 비례와 곡선 등을 연습하는데, 그것만으로 해결 안 되는 것이 인간의 또 한쪽인 남자의 몸이 있으니. 그리하여 남친을 꼬득여 벗기기까지 한다.
나아가 아버지의 동료 화가 밑으로 들어가 배우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만 성폭행을 당하고 만다. 이 일로 아르테미시아의 아버지는 화가를 고소한다. 법정극으로 이어지며 굴욕적인 처녀성 검사까지 이뤄진다.
말하자면 아르테미시아를 중심으로 한 F 등급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아르테미시아가 어떻게 곤경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구축하는지 그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당시의 작업 과정을 사실적으로 볼 수 있는데, 바닷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바다를 향해 대형 그리드를 쳐놓은 모습 등이다.
영화는 사실 왜곡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르테미스의 그림 자체는 가짜가 아니기 때문에 그림 쪽에 비중을 두고 보면, 극성도 꽤 괜찮은 편이라 울림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