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주의 음악>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비발디/바흐/헨델의 바로크 시대 뒤에 나온 고전주의(classicism)를 이끌었다(40비발디 참조). 여기서 고전주의 음악 대해 더 자세히 정리해보자.
바로크 시대 이후 시민 계급이 등장한다. 시민들은 장중하고 과장된 바로크 음악에 질려 스마트한 음악을 원하고, 이에 등장하는 것이 고전 양식 특유의 균형 잡힌 음악이었다. 고전주의는 균형을 중시한 깔끔한 형식 준수가 특징이다. 어원인 라틴어 classicus가 고대의 유형미를 말하는 것임을 생각해보자. 또한 대위법에서 화성적 수법으로 옮겨간 것도 이때이다. 화성은 기타 C, F 코드 등을 칠 때처럼 도미솔, 도파라를 한꺼번에 울리는 것과 같은 것.
고전주의 음악은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엽까지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발달한 음악이다. 당시 빈은 음악을 사랑하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도여서 음악 감상과 음악 투자 즉 음악 인프라가 발달한 곳이었으니, 잘 하는 음악가들이 모여들었다. 말하자면 19세기에 화가가 모이던 파리와 같았다. 이곳을 하이든을 필두로, 모차르트로 그리고 베토벤이 주름 잡았다.
음악사에서 편의상 바흐가 죽은 1750년부터 베토벤이 사망한 1827년까지를 고전파 음악 시기로 보기도 하니 참고가 될만하다.
<교향악의 아버지 하이든>
이전의 바로크 시대에는 그저 합주곡이었다. 그것을 고전주의 음악이 ‘소나타 형식’의 정립으로 극복하며 고전주의의 업적인 교향곡(심포니)의 발전으로 이었다. 소나타는 성악곡이 아닌 기악곡이며, 그중에서도 독주 악기를 위한 곡을 말한다(2~5개의 악장). 교향곡은 기악곡이면서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이다(4개 약장). 심포니(symphony)의 어원이 동시에 울리는 음이라는 뜻임을 참고하자. 참고로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를 합친 것이 협주곡이며, 피아노도 고전주의 시대에 발명되었다.
하이든은 교향곡의 아버지로 불린다. 교향곡 작곡가들은 하이든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교향곡 방식을 확실히 수립한 분이라는 점에서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작품 수가 말해주기도 한다. 하이든은 100곡을 넘어가는 많은 양을 작곡했는데, 모차르트는 41곡, 베토벤은 9 곡. 그의 또다른 별명은 따뜻한 인격으로 인해 얻은 ‘파파 하이든’이다.
<에로이카>(2003년 영화)
2003년에 BBC에서 만든 TV 영화. ‘에로이카’는 ‘영웅적인’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베토벤 교향곡 3번(1803)의 별칭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그 영웅 교향곡이다. 베토벤은 왕정을 극도로 혐오하는 공화주의자였기에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을 지지했다. 하지만 나중에 나폴레옹 마저도 전제적인 황제가 되자 ‘에로이카’ 악보 표지를 찢어버렸단다.
영화는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의 첫 발표 장면 전체를 리허설처럼 보여준다, 다큐도 아닌 것이 드라마를 배제하며 다소 어리둥절하게 보여주는 영화이다. 악단이 공연장으로 모이는 장면, 튜닝하는 장면, 베토벤이 등장하는 장면과 사전 연습 등. 그런데 이런 영화가 오히려 음악 자체를 음미하기에는 오히려 좋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감독의 취향에 휘둘려 보는 영화는 흔하디 흔하니까. 롱테이크로 끊지 않고가는 카메라와 실제 연주가 한 분 한 분의 표정이 리얼하다. 베토벤 맡은 분의 연기는 좀 난감했지만.
하이든이 나오는 영화가 흔하지 않은 가운데, 영화 <비발디>(2007)에 어린 하이든이 나온다는 건 이전에 얘기했다(40 비발디 참조). 베토벤이 주인공임에도 이 영화를 소개하는 이유 또한 영화 후반부에 하이든이 나오기 때문이다.
늙은 하이든이 찾아와 눈을 감고 끝까지 감상한다. 하이든의 별병이 ‘파파 하이든’ 아니던가. 인간미의 하이든 모습이 제대로 재현된 듯하다. 힘이 있으면서도 현란했던 곡이 끝나자, 하이든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떠난다.
“시끄럽게 들렸지만, 대단히 새로웠어요. 오늘 이후로 모든 게 달라질 것 같아.”
하이든 자신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을 갖고있지 않았던 괴팍한 베토벤임에도 베토벤을 모차르트에 이후 고전주의 음악 차세대로 품어주는 명품 대사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유튜브에서 ‘Eroica BBC’ 치면 전편을 볼 수 있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