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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17만원이 뭐라고...ㅋㅋㅋ
게시물ID : gomin_15215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pwa
추천 : 4
조회수 : 63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9/21 19:30:09
한달쯤 나가던 알바를 그만 뒀습니다. 

문제는 주휴수당. 개업한지 한달정도 된 현재 인기리에 장사가 (엄청나게) 잘 되는 신생 사업체였습니다. 

몇주동안 제법 틀도 잡혔고, 눈에띄게 매출이 느는 것을 보고 몸이 힘들기도 했지만 약간의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알바가 뭐 자기 가게도 아닌데 뿌듯하냐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일해서 이 가게에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랬던것 같네요. 

그런느낌 있지 않나요? 이 가게에 내가 도움이 되는 일원이구나, 이런 느낌. 사장님들도 좋은 분들이었고(사장님들이 동업하셔서 차리신거라 사장님이 여러분) 알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그중 한 사장님과 아는 사이여서 시작하게 된 것이기도 하구요.



지난주쯤부터 계약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게 근로계약서를 쓰겠다고. 

처음에는 농담처럼 주휴수당 못주겠다 야 진짜 너무 비싸다 인간적으로. 투덜투덜 대시긴 하긴 했었어요. 

1주일을 만근하면 하루치 수당을 더 주는데, 대충 계산해보니까 한달에 17만원쯤 되더라고요.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사업체 수익에 비해(한달에 천만원 이상?) 시급이 짜긴 하지만 인간적으로 대우해주시는 분들이었거든요.  




오늘 근로계약서 얘기를 꺼내시는데, 주휴수당을 못주겠다고 하시네요. 

우린 주휴수당 줄 생각이 없고(적확하게 이 표현은 기억합니다), 계약서에 명시할거다. 주 6일 계약으로 하고 하루 결근 처리를 하든지(주휴수당은 만근시 주어야 하므로) 계약서에 받지 않겠다고 문구를 넣겠다고. (이미 이것도 불법인것 같은데)

그리고 세금 3.3%도 공제 안하고 그냥 넣어줄건데 주휴수당도 받아야겠니? 라는 말을 듣는데

머리를 한대 맞은것 같더라고요. 

주휴수당을 넣어줄테니 세금은 니들이 내야되지 않겠니? 가 흐름상 맞는 것 같고 그걸 떠나서

참... 한달에 천단위로 순이익이 뽑히는 사업장에서 알바들이 최저시급에 가까운 돈 받고 일하는데 17만원 더 받는걸 못보겠다는거잖아요?

대한민국은 썩었다고 그렇게 한탄하시던, 눈앞의 이익보다 길게 보는걸 강조하던 사장님의 입에서

주휴수당 못주겠다, 는 말을 들으니 참 모순적이더라고요. 

참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를수도 있구나 싶고. 사회에서 맞는 뒷통수가 이런건가 싶고 ㅋㅋㅋ

시급에 비해 일이 힘든곳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조용히 참고 넘어가려 했지만 도저히 머리속에서 그 이상한 느낌이 사라지질 않더라고요. 

사람이 참 돈 몇푼에 우스워지는구나 싶어서. 결국 길게가자 길게가자 했지만 17만원이 아까워서 말도안되는 소리를 당당하게 하는구나 하고요. 

군대에서 부조리를 너무 당연한것처럼 정당화하던 선임이 겹쳐보이면서 어떻게 저렇게 멀쩡한 사람이 한입으로 두말하나 싶으니까, 제 표정이 관리가 안됐습니다. 

그깟 17만원 받아도 안받아도 그만이긴 하지만, 이미 주휴수당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더 지랄맞은 업주들도 많고, 제가 이런다고 세상이 변하진 않겠습니다만 어쩔 수 있나요. 제가 성격이 이런걸 못참는 성격이더라고요. 

뭐 내일부턴 새 알바를 구하겠죠...ㅎㅎ

참 이상한 나라에 사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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