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 좋아하는 음악 1763
가을 부벽루에서 (Autumn, at Bu Byeok Ru)
- 한승석
밤 깊어 달 저무니 가을 새 슬피 울고
희미한 은하수는 서쪽으로 기울었네
답장 없는 편지 써서 강물 위에 부치고서
난간에 기대앉아 나 혼자서 취했어라
뜰 앞의 버드나무 첫서리가 나리는데
옷깃 여며 기다리다 세월도 저무는가
다시 그대 만날 그날 어느 때나 돌아오리
대동강 마르거든 그제서야 오시려나
소슬한 가을바람 그대 숨결 실렸는데
풀뿌리 차갑다고 쓰르라미 울어대네
그리움의 실타래를 먼 하늘에 풀어놓고
부벽루 누각 위에 가만가만히 우니노라
※ 이색의 한시, ‘부벽루(浮碧樓)’<목은집>
昨過永明寺 (작과영명사)
暫登浮碧樓 (잠등부벽루)
城空一片月 (성공일편월)
石老雲千秋 (석노운천추)
麟馬去不返 (린마거불반)
天孫何處遊 (천손하처유)
長嘯倚風磴 (장소의풍등)
山靑江自流 (산청강자류)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빈 성 하늘엔 달 한 조각
오래된 조천석 위 천년의 구름
임금 탄 기린마는 한번 떠나 돌아오지 않고
손은 지금 어느 곳에 놀고 있는가
길게 휘파람 불며 바람 부는 비탈에 서니
산 푸르고 강물 절로 흐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