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 좋아하는 가수... 이소라.. 언제가 그분의 콘서트에 직접 갔을때'아 진짜.. 저 가수 노래 부르다 죽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었습니다. 노래 부를때 느껴지는 그녀만의 카리스마..... 그의 폐쇄적이고 암울한 감성은 여타 다른 가수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가수라서 처음으로 여자 가수한테 '참 멋지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건모... 말이 필요없는 우리시대 광대. 언제나 자신의 영역을 유지하며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국민가수라는 이름을 얻기 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정말 이상한 프로그램 입니다. 모든 방송사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는 이 시대에 감동을 주겠다는 포맷으로 무장했습니다. 물론 개그맨들도 등장하고, 편집들도 그러한 모습들 위주로 꾸며집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중심에서 이야기 되는 것은 '노래 하는 가수들의 노래에 대한 생각' 입니다.
다른 예능에서는 열심히 웃음을 위해 노력하던 백지영도 그곳에서는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능에 있었어는 시트콤과 라디오DJ,방송진행까지 하던 이소라에 비해 전혀 아는게 없는 박정현은 늘 입버릇으로 '생소하지만 나만의 방법으로 노래하겠다' 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합니다.정엽,김범수,윤도현은 역시 DJ출신 답게 자신의 이야기를 투박하지만 조금씩 풀어나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노래를 합니다. 제작진은 이 밋밋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넣기 위해 찾아낸 요소가 고작 노래부르는 순서를 찾아내는게 전부 입니다. 결국, 프로그램의 모든 에너지는 한곳에 집중 됩니다. 가수들이 노래 하는 순간 이죠.
세상에,,, 요 근래에 이렇게 바보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까? 당연코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사라졌지만 저의 사춘기시절 보배 같았던 프로그램 KBS'빅쇼'라는 프로그램의 진화된 버전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바보 같은 프로그램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했습니다. 어떡게 보면 속된 말로 병신같은 짓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노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노래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으로 생각한 것 입니다.그렇기 때문에 발생되는 돌발상황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가치와 기준은 '노래하는 사람'이지 다른 것은 생각하기 힘든 것이겠죠. (방송에서 보여지는 '사실'만 놓고 애기하겠습니다. 김건모 깽판설은 아직 사실이 아니니깐요)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들에게 깨달음을 줬습니다. 바로 '나는 시청자다' 입니다. 시청자들이 선택한 탈락자 김건모를 어떡해 너희가 바꿀 수 있냐는 것 입니다. 저는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서 있으며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필요없는 논쟁과 지저분한 상처만을 서로에게 남기는 것 같습니다. (방송 몇 시간 전까지 감정을 표현하던 이소라의 찌푸린 얼굴은 이제 와우폐인의 돼지 같은 년의 얼굴로 비하되고 있죠)
우리가 봤던 3회분까지 찰영기간 동안 제작진과 출연진들은 촬영만 했지, 방송 모니터를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방송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대부분의 대중들은 이 프로그램에 반신반의 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사람들은 아이돌 가수들에게 '너도 가수냐'라는 비아냥을 하며 '나는 가수다'를 응원했습니다. 프로그램이 시작하고 2주동안 시청자들이 보여줬던 지지는 제작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넘지말아야 할 선을 넘었습니다. 이제, 현대의 모든 이들이 알다시피 방송은 결국 편집된 컨텐츠 입니다. MBC예능PD 들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연출자들 중의 한 사람인 김영희PD는 그런 방송을, 그런 편집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분노 할 줄 몰랐을까요? 저는 3회 방송 후반부에 그려진 모습이 사실 너무 긴장 됐습니다. 이 사람들 진짜 리얼로 만들었구나... 철저한 대본에 따라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 발생되는 상황들에 제작진도 우왕좌왕 출연진들도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김건모의 재도전은 결국 그때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었다며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습니다. '가수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시작한 대중들은 결국 이들의 음악을 더 오랫동안 듣는것을 원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그들의 기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좋은 음악도 좋은 음악이지만 한 가수가 탈락하는 것을 보고 싶었죠. 이것에 시청자들은 분노하였습니다. 가수들의 의견이 존중되는 것 만틈 대중들과의 약속도 존중되어야 되는 것인데 말이죠.
저는 이것이 안타깝다라는 말로 정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게 서로가 다른 생각 다른 마음 가진 사람들이 다른 이야기를 할때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함께 해야 하는 사람들인데 말이죠. 가수들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고, 대중은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는 가수들의 음악을 소비하며 말이죠.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제는 있어야겠죠. 어떤 이는 '공정하고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과 '주말예능 다운 웃음과 진행'을 요구하겠지만, 저는 좋은 가수들의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서 서로에게 필요한 양보와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명하신 분이라면 제가 일방적으로 MBC편을 드는 것이 아니임을 아시겠죠.
프로그램이 폐지 된다고 합니다.그렇다면 가장 기분 나쁜 사람은? 아마 시민 평가단 500명일 겁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저는 가장 부러운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이 프로그램이 폐지 된다면, 두고두고 회자될 프로그램의 유일한 관람객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이제 그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것 입니다. 물론 열린음악회도 있지만 순수한 대중음악만을 하는 가수들을 위한 곳은 '나는 가수다' 이니 다른 장르라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폐지가 아닌 새롭고 흔들리지 않는 규칙을 새로워지는 '나는 가수다'를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너무 잔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생존경쟁은 현실에서만으로 충분하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