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data&no=1629493 오늘 제 댓글 목록 확인 중 반대 200개은 달린 게 눈에 띄었어요. 덧글을 확인해보니 제 댓글이 진지를 먹었다고 비난을 받고 있더군요.
링크의 유머게시판 글은 한 남자가 구입한 음료를 넣어둔 카트에 메달려 달리다가 카트가 무게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음료는 산산조각나고 남자는 무릎을 찍는 이미지였어요.
솔직히 전 그 이미지를 보고서 웃음이 나지 않았어요.
왜냐면 저는 남의 실제 고통을 유머소재로 삼는 게 생리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든요. 저건 연출된 게 아니라 실제상황이잖아요. 실제로 누군가 겪었을 아픔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게 너무 불쾌했어요. 는 농담.
착한사람 콤플렉스에 걸린 사람처럼 진지를 먹어서 아니라, 저런식의 슬랩스틱 코미디는 수도없이 봐와서 좀 식상했던 거죠. 그때 그냥 제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부모의 모습과 아이를 위험에서 구해내는 아버지의 초인적 모습, 두 가지였어요. 그래서 아래처럼 댓글을 썼던거죠.
ㅡ(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저기에 애가 타고 있었다면 아빠는 우리가 종종 보던 짤방들 처럼 초인적인 반사신경으로 애를 잡았겠죠?ㅡ
솔직히 제가 다시보니 표현이 ㅡ특히 유머게에ㅡ 자연스럽게 녹아든다고는 생각지않아요. 갑툭튀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여기에 달린 덧글을 보면, 단순히 노잼 갑툭튀를 대하는 덧글들이라고 넘어가기엔 이해가 안되는 분노가 보였어요. 첫 덧글이 그런 상상을 굳이 왜 해야 하냐, 였고 그 뒤로 이어진 덧글들은 불쾌하다, 짜증난다, 도랐냐, 생각을 안하고 사냐, 병걸려 죽을까 걱정돼서 어떻게 사냐 등이었어요. 그 아래로 제 쉴드를 쳐주는 분들이 계셔서 상처는 덜 받았지만 정말 반대 덧글들만 있었으면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좀 괴롭긴해요. 그러니까 고민게에 글을 쓰고 있는 거겠죠.
운머게에 재미없는 댓글을 쓴 게 죄라면 인정할게요. 솔직히 재밌으라고 쓴 댓글은 아니었거든요. 그렇다면 반대 달게 받아야죠.
근데 그냥 저 생각을 적어본 거였어요. 그러면 안되는 건가요? 아니면 서툰 제 표현이 문제인건가요? '애를 잡았겠죠?'가 아니라 '분명히 아이를 받아낼겁니다!'였으면 좀 나앗을까요? 전 아이가 떨어지는 걸 떠올리며 쓴게 아니었으니까 이게 맞겟네요. 반대200이 괜히 달린 건 아닐텐데, 잘 모르겠네요.
반대 200 달린 거 괜찮고, 비난 여론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신고할 건 신고하고, 무시할 건 무시하고 넘어갔어요.
제 진짜 고민은 첫 덧글의 의견이에요. 굳이 상상을 해야 하냐는 그 덧글이요. 나한테는 자연스러운 연상작용으로 떠오른 상상이였고 표현하기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고 판단해서 쓴건데, 겨우 저런 상상이 왜 진지로 보이고,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물음표가 달렸다고 본인에게 질문을 한거라 생각하는 건 설마 아닐테고요. 몇 년 전 강동 하이마트에서 아버지가 아이를 카트에 태우고 뒤에 메달려서 슝ㅡ하고 달리는 걸 본 적도 있어요. 아이는 깔깔거렸고 조금 아찔해보였지만 카트가 워낙 튼튼해보이더군요. 이런 비슷한 모습을 꽤 본 적이 있었어요. 상상하면 안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