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미 한 번 쓴 내용인데, 이걸 또 쓰게 만드시네요.
전에 썼을 때는 '우리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이기구 못 타는 게 속상한 부모들도 이해해줘야 한다' 라는 소리에 정말 어이가 터졌었는데...
이번에는 별별 사안을 죄다 중첩시켜서 '분리하는 것이 옳다' 라는 식으로 정당화하고 있네요.
아이들의 놀이는 '순수한 놀이' 이전에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는 놀이로 '사회화'를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이건 교육학을 포함해서, 교육학이 생기기 이전부터 이미 관습적으로 정립된 상식입니다.
놀이터든 유원지든 간에, 그 내부의 놀이 시설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놀이시설의 모든 시설을 아이들이 동시에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놀이터' 시설이 들어간 주거지역에 직접 거주하시는 부모들이 보기에는, 자기 아이가 '기다리게 되는 것' 자체를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정도로 '나노그램' 수준에서 살짝 공감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억울해 하시는 거라면.
은행이나 다른 시설 가서 '줄서서 기다리는 것' 또한 억울하실텐데요?
교과서적인 내용으로는, 먼저 타고 있는 아이 다음에 타기 위해서 '기다려야 하는 사회적 합의'를 배우는 것이고요.
현실적인 내용을 덧붙이면, '자신이 타고 싶었던 놀잇감의 자리가 비는 것'을 기다리면서 서로 눈치껏 타고 놀고, 순서를 기다리고, 다른 아이가 끼어들면 그에 대해서 '내가 언제부터 기다렸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함'을 배우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파트 바깥에 사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같이 놀게 하는 것 자체가 '다른 집단과의 교류'를 배우게 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됩니다.
인간은 한 집단 안에서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건 자연계의 모든 '물질'에게도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지하에 묻힌 석유조차도 긴 세월을 거치면서, 여러 지층과 관입, 섭입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물질과 접촉합니다.
현 시점의 인간은, 가정 -> 유아원 ->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 대학교 or 직장 등등등의 수많은 바리에이션을 가진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부모의 품에서 점점 벗어나서 다른 '아이들'과 접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타 학교' 혹은 '다른 반'의 아이들이라는 '타 집단 소속의 개체'와 교류를 하는 방법을 배워가게 됩니다.
그럼, '타 집단 개체와의 교류'를 처음 하는 건 언제일까요?
물론, 엄밀하게 말하면 어머니의 자궁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타인'이며, '타 집단의 개체'입니다.
- 이걸 의학, 생물학적으로 따져서 '개체'로서 분리되는 몇 주까지 따지는 논문까지 본 적도 있긴 합니다만, 이건 뒤에 기회가 되면...
하지만 가정이라는 단위는 기본적으로는 타 집단보다는 '원초적인 소속집단'에 들어가는 관념에 가깝습니다.
일반론, 일반 상식의 범주에서는 확실히 '원초적 소속집단'이 맞지요.
- 친척등의 집단이 있긴 한데, 이건 부모를 통해서 같은 집단이라는 소속감을 주는 관념. 즉 '사촌, 친척'이라는 개념으로 묶어주는 유대관계를 처음부터 부여해주는 것이니까 별개로 일단 치겠습니다.
최초로 '타 집단'을 제대로 체험하는 시기는, 바로 부모의 품을 벗어나 처음 보육원, 어린이집, 유치원 등등에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그 보육원, 어린이집, 유치원 등등에 소속되어서 '해당 집단에 녹아들어가는 과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가정'의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타 가정' 이라고 하는 '타 집단'을 익히고 예의범절과 대화방식 등등의 사회성 도구를 좀 더 확장해 나가는 겁니다.
이러니까 놀이터가 딸려있는 보육원, 어린이집 등등의 시설에서 '놀이터' 만큼은 외부인에게 개방하는 경우가 꽤 있는 겁니다.
다른 아이들도 같이 놀면서 '사회성'을 기르는 목적을 갖고 있으니까 개방해주는 겁니다.
https://www.google.com/search?q=놀이터+개방+교육학+사회성&ei=5dOqYePeJo7h2roPwfCx8AE&ved=0ahUKEwij5ar-jcn0AhWOsFYBHUF4DB4Q4dUDCA0&uact=5&oq=놀이터+개방+교육학+사회성&gs_lcp=Cgdnd3Mtd2l6EAM6BQghEKABSgQIQRgBUOcCWKoKYJYMaANwAHgCgAGFAYgBuAiSAQMwLjmYAQCgAQHAAQE&sclient=gws-wiz 저 검색결과에서 하나를 뽑아오자면.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00295.html 아이들의 놀이터는 사회성을 기르는 자리라는 것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교육적 관점에서 분석한 기사니까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따로 뽑았습니다.
놀이터는 부모가 아이들 내보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있는 자리가 아닌 겁니다.
놀이터는 '놀이'라는 이름의 아동 사회화 시설로 간주해야 됩니다.
놀이터는 그렇게 서로 부대끼면서 '아이들의 사회성'을 배워가는 자리입니다.
타인에 해당하는 '다른 아이들', 타 집단에 해당하는 '다른 동네 아이들'과 부대끼고, 서로 조율해가며, 서로의 의견을 맞춰서 '집단 놀이' 등등을 하는 교육 시설인 겁니다.
아이들이 술래잡기만 한다고 쳐도, '룰의 중요성'을 본능적으로 체득하게 하는 교육적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멋대로 뛰어노는 것이 위험하다, 다른 동네 아이들은 말 안 듣는다' 라고 하면서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게 옳다는 논리는. 다른 아이들을 배제하자는 말씀은, '우리의 편의만!' 이라고 하는 식으로 사회화를 거부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걸 좀 생각해보셔야 겠네요.
또한, 그런 논리라고 하면 지역 단위로 아예 편의시설도 독립적으로 쓰자는 논리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타 지역 주민이 어쩌다 한 번 오는 주제에, 해당 지역에 세금도 안 내는 주제에, 해당 지역 공공기관의 '전산 민원'을 통해서 민원서류를 뽑아가는 것 등등은 어찌 생각하십니까?
다른 아파트, 혹은 다른 주택가에 거주하는 아이는 분리해도 된다 라는 논리라면.
다른 동네 사람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충분히 확장 가능하다고 보이거든요.
바로 강남구에서 지껄이는 '우리 구 세금은 우리만 쓰겠다' 라고 하는 논리와 하등 다를 것이 없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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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몇명이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사는 곳은 주변의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이 몰려들어 상가 앞에는 자전거가 백여대가 널부러져 길을 막기 일수고, 폐쇄해둔 곳까지 들어가 노는 경우도 있음. 아이들이 웃으며 뛰어노는건 바람직하지만, 거주민으로서 스트레스 받는걸 감내하고 있음에도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음. 당연하게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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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신 댓글을 그대로 돌려드리자면.
'다른 동네 아이들이 몰려들어 상가 앞에는 자전거가 백여대씩 널부러져~'
- 다른 동네 가셔서 단 한 번도 길가 주정차 안 하신다면 이런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택시조차 택시 정류장에서 내리시는 식이라면 인정해드리지요.
- 또한 두번째 항목과 연계해서 생각했을 경우, 아예 경비 인원 자체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즉, 경비원의 업무가 과중한 상태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는 거죠.
'폐쇄해둔 곳까지 들어가서 노는 경우'
- 오히려 폐쇄를 제대로 안 하고, 경비 인원이 부족하게 잡힌 아파트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첫번째 항목과 연계해서 해석 가능합니다.
- 또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것에 대해, 부모는 이를 감독하고 지켜볼 의무 또한 갖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01217192300064 놀이터 사고의 경우 부모가 감독할 책임이 있다고 하는 기사입니다.
그게 아니라고 하면, 최소한 경비원이라도 넉넉하게 배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대다수 아파트는 경비를 잡일꾼 취급하거나 노예 취급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부려먹는데 집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것 때문에라도 놀이터에 아이들만 오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도 같이 와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지켜보고 있어야 하며, '타 집단'의 아이라도 위험한 곳에 들어가려고 하는 아이가 보이면 그걸 부모들이 나서서 제지하거나 타이르는 식으로 가야하는 것이고요.
'거주민으로서 스트레스 받는다'
- 이 논리라고 하면, 은행이나 공공기관에서 '다른 지역 주민'들부터 분리해야겠죠.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음. 당연하게 생각하지.'
이거야말로 사회성을 길러주는 교보재 역할을 해주는 '타 집단의 아이들'에 대한 고마움은 일절 모르는, 배은망덕 그 자체라고 보입니다만?
위에도 이미 설명했다시피, 놀이터는 '타인과 타 집단의 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사회성을 기르는 교육 시설이나 다름없습니다.
그 의미에서는 '다른 동네 아이들'이라는 것은 귀 댁 아이들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살아있는 교보재'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 고마움과 의미도 모르시면서, 다른 아이들에 대한 고마움은 고사하고 자신의 아이만 생각하는 것은 도대체 뭔가요?
스스로가 말씀하시는 내용이 '사회성 따위 필요없다' 라는 내용에 진배없다는 것은, 전혀 모르시는 것 같아서 장문으로 댓글을 남깁니다.
최소한, 놀이터라는 시설이 아이들의 사회성 육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부터 다시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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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머지료 읽다가 이분댓글을 보게됬습니다
다른분의 의견에 대답하시는글로 올리셨더라구요
원글의 내용은 놀이터의 외부아이들 사용에대해 입주민대표의 행동에 관한 글이였습니다.
우선 저는 입주민 대표의 행동엔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만
생각자체는 옳다고 봅니다. 외부아이들의 놀이터의 사용금지
놀이터는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지만 아파트의 경우는 사유재에 가깝죠
놀이터를 만드는 비용 유지하는 비용 전부 아파트 거주민의 비용으로
처리되니깐요 저분댓글 내용중에 예를 잘못드신거 같아 적어봅니다
은행에서 기다리는일 타지역 주민센터 이용하는일 전부 공공재의 성격을 뜁니다.누구만 이용하라고 놔두는곳이 아니죠 감남구기 자기구 세금읓 자기가 쓰겠다 이말은 틀린말이 맞습니다. 왜냐면,강남구 이전에
적게는 강남구 서울 크게는대한민국의 인프라를 만드는데 국가의 세금이 들어갔기 때문이죠 저말이 성립이되려면그때들어간비용을 전부 납부하고 강남구 만의 세금을 운용하겠죠 그러나 현실상 힘들기 때문에 개소리가 맞는거구요
저도 예를 들자면 식당안에 놀이방을 운용하는데가 많습니다. 길가다가 아이가놀고싶다고 식당에 아이만 놀게 들어가는게 옳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사유재니깐요 저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구요
저는 입주자 대표가 속마음이 100프로 다안다고 볼순 없습니다.
행동또한 잘못했다고 샌각팼구요 차라리 다른 아파트 아이들이라면 감금하고 폭언 하기보다 부모를 불러 여긴 사유재라고 출입하지말아달라고 설명하는쪽이 좋을꺼같습니다. 다만 뜻자체는 맞다고 봐서 이랗게 적습니다. 사유재 침입이 옳다고 볼순 없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