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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건강하신가요?
저녁은 잘 드셨나요?
별거 안 했는데 ...
오늘의 유머 가입한지 1000회가 되었네요.
사실 1001회네요.
예전에 이런 만화를 그렸었어요. 그로부터 몇년...정확히는 모르겠네요. 기억이 안 나서.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411603&page=1
몇개월 전엔 이런 글도 썼었죠.
http://todayhumor.com/?gomin_1790221
당시에는 상태가 안 좋았고, 이대로 나아지리란 희망이 있을지도 몰랐는데 요즘은 평온하다 못해 기분이 괜찮은 상태라 병원에 조울증이 있는지 물어봤을 정도에요.
갑자기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일하기 싫어서,
잠깐 쉬려고 쓰는것도 있고.
천회기념겸... 수많은 어둠속을 걷는 분들에게
저 같이 조금 나아진 삶이, 미래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어서에요.
웃기죠? 웃으셔도 됩니다. 하하.
물론 그 사이에 미수로 끝난 극단적 기도도 있었고,
폭식 구토등 낭비등 자기 파괴행위로 곤경을 겪기도 했고,
친한 친구가 불법...업소를 권유하기도 하고...
별 일이 많았고...
엄청 돌아돌아 다시 가족 곁으로 왔습니다.
첫 스타트, 제자리지요. 몇년을 허비했는지,
제 인생을 따지자면 거의 대부분. 남들이 이룬건 전혀 이루지못했고,
보통의 기준에 한참 뒤떨어진 저지만.
신기하게도 후회가 없진 않지만.
이제서야 삶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거 같다는 느낌입니다.
항상 불안해하고,
전봇대를 보면 저기 목이 달리는 상상을 하고,
칼날을 저도 모르게 안좋은 용도로 쓸까 걱정되어
덜덜 떨기도 하고...
매일 지나치게 자고,
술과 수면유도제에 취해 잠들 수 밖에 없고,
폭식과 구토가 반복되는 일상이
제 인생 전부일 줄 알았는데.
불행에는 바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현대의학은 위대하더라구요.
다같이 외쳐봅시다.
현대의학만세. 약물치료 만세.
혹시 아직 병원에 방문하지 않은 분이 있다면, 혹은 고민 중이시라면.
병원은 나중에 옮겨도 되니까 꼭 한 번 방문하셨으면 좋겠어요.
꼭이요.
쓸데없는 이야기지만 아주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 중증 병이 있었는데,
제 앞에서 자해시도, 자해 강요(사랑하는 만큼 자해해보여달라고 했어요. 안했음!)
하고 결국 저를 엄청나게 괴롭히고는 끝났죠. 헤어졌습니다. 지금은 잘 사는지 모르겠네요.
결국 사람으로 치유될 수 있는 병이 아니라, 적절한 약물치료. 그리고 심리상담... 저는 안 했습니다만.
의사가 아닌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저처럼 혼자 앓거나, 주변 사람들이 치료해주길 바라지 말고
꼭꼭 병원가요.
저는 지금도 조금 일찍 갈걸 하고 생각했었어요.
초중고 12년 내내 따돌림을 당할 때, 학업에 도저히 집중하질 못했고.
그게 제 탓도 있겠지만, 자책하고 힘들어하느라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든요.
약을 먹고 좀 괜찮아졌다면 누군가 때리거나 괴롭히거나 비아냥거리더라도 지금과는 다른 미래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언제 이 행복이 끝날지, 혹은 다시 물컵의 모래알갱이 마냥 가라앉는 삶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제 누군가 해칠까 덜덜 떨던 날도,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를 부여해 사전을 쓰던 날도,
변기와 애정을 나누던 날도, 죽으려고 했었던 날도,
과거의 제가 그럴만했고,
지금의 제가 돌아가더라도 바꿀 수 없었음을.
그때의 최선임을 알기에.
지금에 감사하며,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거창하지만. 그냥 그렇네요.
종교를 믿게 된 건 아니지만요.
예전에 제가 고민글을 쓰고,
힘들어함을 간접적으로 내색할 때,
덧글을 써주셨던 분들처럼
그냥...말하고 싶네요.
건강하세요.
밥은 맛있는 거 드시고,
이불 폭닥하게 덮으시고,
찬바람에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하시고,
울고싶을 땐 우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제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생에게 제 사랑을 바칩니다.
이모티콘 광고는 아니니까 저를 믿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