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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잠깐만 , 내얘기 좀 들어봐봐 "
게시물ID : panic_134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야기보따리
추천 : 8
조회수 : 248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3/25 21:26:17


"흠, 그때가 2년 전 여름이었어. 형욱이라고 나랑 아주 친한 애가 있었는데, 마침 대학교도 



방학이고 해서 같이 피서나 가자고 했지. 그래서 내가 차를 몰고 둘이서 강원도에 갔거든. 



낮에는 계곡에서 고기도 잡고 놀았어. 그러다가 밤이 되고, 우리는 여관을 찾아 다시 차를 



몰았지. 그러다가 슈퍼가 하나 보이더니 그 맞은편에 여관이 있었어. 그러니까 여관이 위



치한 곳이 거의 산 입구였거든. 그래서 뒷편에는 온통 산이고 주변에 건물도 별로 없었어. 



하여튼 우리는 그 곳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지. 차를 세우고는 여관으로 들어갔어. 주인이 



열쇠를 주었는데 우리 방 번호는 305호 였어. 우리는 305호로 들어가서 일단 한명씩 샤워



부터 했어. 땀 때문에 아주 찝찝했거든. 그 후에 우리는 방안에서 티비나 보고 있었지. 그



러다가 갑자기 술 생각이 나는거야. 마침 맞은편에 슈퍼가 있다는 게 떠올랐어. 그런데 가



기가 영 귀찮더라고. 그래서 형욱이랑 나랑 가위바위보를 했지. 지는 사람이 술과 안주를 



사오기로 말이야. 내가 이겼어. 형욱이는 술을 사오겠다며 방에서 나가고, 나는 계속 티비



를 보고 있었어. 




그런데 말이야, 한 30분이 지나도 형욱이가 안 오는거야. 아니, 바로 맞은편에 슈퍼가 있



는데 왜 아직까지 안오겠어? 이상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여관에서 나와 슈퍼로 갔거든. 거



기 가니까 없었어. 주인한테 물어봤지. 혹시 좀 전에 술사러 온 사람이 없었냐고. 그랬더니 



주인은 있었다고 했어. 대학생처럼 보이는 한 청년이 왔었다고 말이야. 내가 그게 몇 분 정



도 전이었냐고 물었더니, 주인은 한 30분 정도는 되었다고 했지. 이상했어. 주인 말 대로



라면 형욱이는 방에서 나오자마자 곧바로 슈퍼에서 술을 산 것인데.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 



이 말이지. 나는 다시 여관으로 돌아와서, 여관 주인 아주머니에게 또 물었어. 나랑 같이 



온 청년이 좀 전에 나가는 것을 보았냐고, 그리고 들어왔었냐고. 그랬더니 주인 아주머니



는 나가는 것은 확실히 봤는데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겠더래. 하긴 주인 아주머니도 계속 



티비를 보고 있으니, 잘 모르겠지. 하는 수 없이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는데, 역시 없었



어. 나는 정말 그 때,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 혹시 이 녀석이 근처 숲에서 볼일따위나 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혹시 납치라도 당한건 아닌가. 




하여간 상황이 도저히 말이 안 되게 이상했어. 이런 인적이 드문 곳에서 그 녀석이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느냐 이 말이지. 나는 초조하게 기다렸어. 그런데 그럴수록 점점 더 초조해 



지더라고. 나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밖으로 나가서 그 놈을 찾으러 다녔어. 손전



등으로 이리저리 비추면서 여관 주변의 숲을 한참동안 찾았는데, 역시 안보이더라고. 게다



가 도저히 무서워서 계속할 수가 없었어. 나는 다시 여관으로 돌아오다가, 혹시 이 녀석이 



내 차 안에 있나 하고 차 안을 살펴봤는데 역시나 없었어. 하긴 열쇠도 없는데 있을리가 없



지. 나는 여관주변을 몇 번 돌면서 찾아봤지만 역시 없었어. 결국 나는 포기하고 다시 방으



로 돌아왔어. 정말 이건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지. 너무나 이상해서 나는 무서워지기 시작



하더라고. 뭔가 오싹한 느낌마저 들었어. 어쩌겠어? 형욱이가 휴대폰도 방 안에 놓고 가버



려서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어. 그래서 나는 방 안에서 계속 기다렸지. 초조하게 말



이야. 한 10 분 정도 그렇게 기다리다가. 다시 방에서 나갔어. 혼자 그냥 있으려니까 무서



워서 못 견디겠더라고. 




나는 그래서 305호실 앞 복도에 그냥 서 있었어. 그리고는 계속 안절부절 거리며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말이야... 바로 옆 304호실의 문이 스르르 열리는거야. 그러더니, 누군가



가 복도로 나왔어. 그런데 바로 형욱이 그 녀석이었어. 나는 그 녀석에게 곧바로 물어봤지. 



너 왜 그 방에 들어가 있냐고, 우리 방은 305호 라고... 그런데, 그 녀석이 나를 보더니 막 



기겁을 하는거야. 정말 애가 완전히 기겁을 해 버리더라고. 그러더니, 다짜고차 도망을 치



는거야. 정말 기가막히더라고. 나는 곧바로 놈을 뒤따라갔어. 그 녀석은 여관밖으로 나가



더니 마을 입구쪽으로 그냥 내달리더라고. 나는 정말 죽을 힘으로 뛰었는데,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어. 나는 결국 헉헉거리면서 다시 여관으로 돌아오는데, 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무 이상한거야. 형욱이가 혹시 우리방을 304호실로 착각했는지도 몰라. 게다가 문까지 



열려있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지. 하지만 그 방에는 자기 짐도 없었을 텐데. 걔가 그



걸 구분못할리가 없는데 말이지. 설사 완전히 착각을 했다고 해도, 왜 나를 보고는 도망가



느냐 말이야. 내가 무슨 귀신도 아닌데. 정말 이상했어. 그리고 무서운 기분도 들었어. 하



여간 나는 다시 여관으로 들어가서 305호실로 가려는데, 304호실 문이 조금 열려있는거



야. 그래서 그 틈으로 살짝 들여다보니까. 방 안에는 아무도 없고, 맥주하고 과자랑 안주거



리가 바닥에 있었어. 그리고 텔레비전도 켜져 있었고. 아마도 형욱이가 사 와서는 이 방에



서 먹은 것 같았어. 그런데 그 때 오싹한 느낌이 들더니 등골이 서늘했어. 나는 다시 305



호실로 돌아와서는 그냥 아침이 올 때까지 기다렸어. 가까스로 날이 밝고, 나는 곧바로 서



울로 차를 몰았어. 그리고는 곧장 형욱이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부모님이 받더니, 형욱이가



집에 있다는 거야. 어제 새벽에 들어왔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나는 형욱이를 좀 바꿔



달라고 했더니 걔가 전화를 안 받더래. 그리고는 어딘가 조금 이상해 보인다고 말씀하셨어. 





그래서 나는 일주일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그 놈을 만날 수 있었어. 한 카페에서 만났는



데, 그 녀석은 나를 보더니 또 약간 기겁하는 표정을 짓더라고. 나는 너 왜 그러냐고 물으



면서 좀 진정하라고 했지. 형욱이는 나를 마주보고 앉아서는 한참을 아무말없이 쳐다보더



니 입을 열었어. 그리고는 내게 자신이 그날 겪었던 충격적인 일을 얘기해주었어. 





그러니까, 형욱이는 우리방에서 나가고는 곧장 슈퍼에서 술을 사고 다시 돌아왔대. 그리고



는 복도를 걷고 있는데, 304호실 문이 조금 열려있더래. 그래서 형욱이가 그 사이로 힐끔



보니까 방안에 내가 있었다는거야. 내가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더래. 형욱이는 '어? 



우리방은 305호 아니었나? ' 이렇게 생각했다더래. 그리고는 형욱이는 자신이 착각했겠지 



라고 여기고는 304호실로 들어간거야. 형욱이는 날 보고는 술 사왔다라고 말했는데, 아무



런 응답도 없더래. 내가 그냥 멍하니 텔레비전만 보고 있었다는거야, 쳐다보지도 않고 말



이야. 그래서 형욱이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는 종이컵에 술을 따라서 마셨더래. 그리고



는 나에게도 한잔 하라고 줬는데 역시 반응이 없었대. 형욱이는 계속 술을 마시면서 같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내가, 종이컵을 집더니 술을 벌커덕 마셨더래. 그런



데 너무 이상했대. 아무런 말도 없고 반응도 없는 데다가, 술 마시는 것도 너무 생기가 없



어보였더래. 형욱이는 계속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는거야. 그러다가, 갑자기 내가 형욱이 



쪽으로 손을 내밀더니, 담배를 달라는 표시를 했다는거야. 그래서 형욱이는 다시 304호실



에서 나왔던거야. 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복도에 있는 나를 본 거지. 얼마나 무섭겠어? 형



욱이가 생각하기에는 나는 분명 304호실에 앉아있는데, 내가 복도에 또 있으니까 말이야.




내가 형욱이에게 왜 그 방에 들어가 있느냐고 물었을 때는 정말 무서워서 소름이 쫘악 돌



더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더래. 그리고는 곧장 도망쳤대. 너무 무서워서. 그런데 내가 계



속 쫓아오니까 얼마나 무서웠겠어. 형욱이는 도망가면서 속으로 계속 이렇게 말했대. 




'저 자식은 귀신이다. 저 자식은 귀신이다. 저 자식은 귀신이다. 저 자식은 귀신이다...'




그러면서 정말 미친듯이 달렸더래. 그리고는 마을로 가서 곧장 택시를 타고는 바로 집으로 



돌아갔대. 









정말 나는, 이 얘기를 듣고 등골이 오싹해졌어. 도대체 형욱이가 본 게 무엇이냐 이 말이지. 



그 일이 있고나서, 한 한달정도가 지났어. 형욱이 집에 전화했더니, 글쎄 부모님이 형욱



이가 점점 미쳐간다는거야. 그래서 그 녀석을 만나봤더니. 계속 304호실에서 봤던 생기없



는 내가 자기앞에 나타난다는거야. 형욱이는 점점 악몽에 시달리면서, 결국에는 완전히 정



신이 나가버려서, 지금은 정신병원에 있어. 그 녀석은 이젠 완전히 미쳐버려서, 나도 알아



볼 수 없을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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