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뭐니뭐니해도 가정이 행복한 사람 같아요.
아무리 돈이 많고, 친구가 많고, 가진 게 많고, 겉이 아름다워도 가정이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절대로 근본적으로 행복해질 수 없어요.
친구들 중에 항상 가족 얘기하고, 가족끼리 놀러다니고, 사진 찍고, 어버이날, 생일 정말 빠지지 않고 가족끼리 모여서 하하호호하는
얘기 들으면 너무 비교가 돼서 항상 그런 날은 새벽에 자려고 눕다가 괜히 서러워서 울었던 것 같아요.
전 남에게 상대적 박탈감 안 느끼고 저 스스로도 자부심 가지고 사는 사람이에요.
외모도 자랑은 아니지만 괜찮은 편이고, 공부도 꽤 했어요. 성격도 나름 나쁘지 않아요.
근데 저는 가족 얘기할 때가 되면 조용해져요...... 제가 유일하게 가지지 못한 게 가족애에요.
그래서 더 완벽해지려고 발악하는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메꿔보려고...
생각해보면 할머니는 절 별로 안 좋아하세요.
싫어하셨다기보다는 저보다는 동생을 더 예뻐하셨어요. 워낙에 살갑지 않고 무뚝뚝하고
가족애가 남들보다 부족해서... 저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근데 전 솔직히 뒤에서 저보고 냉정하다느니 잔정이 없다느니 그런 얘기를 들음 화가 났어요.
지금은 덜하지만 저 어렸을 때는 진짜 집안이 장난 아니었어요.
아마 어려서 기억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중고등학교 때도 종종 그랬어요.
싸우기도 엄청 싸웠고, 이혼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고, (그때 한창 사춘기였죠)
진짜 식당 남들 다 보는 앞에서 말도 안 되는 사소한 거 가지고 싸워서 쪽팔려 죽을 뻔한 적도 있었고...
그때 생각하면 비뚤어지지 않고 멀쩡히 공부한 게 대견하네요.
그때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게 전데 왜 저보고 항상 냉정하다고... 부모 생각 안 한다고...
그런 말 들으면 진짜 마음 깊숙한 곳에서 화가 나요 시발
아니 뭐 성격은 하루아침에 이렇게 만들어진답니까? 그 어린애 눈에서 눈물콧물 다 빼놓고 그랬으면서
그런 환경에서 사랑 넘치고 밝고 살가운 애로 자라면 그게 사람인가... 바랄 걸 바라야지.
아 괜히 새벽이라 쓸데없이 센티멘탈해져서 이런 글만 남기네요
나중에 보고 발차기 할지도 모르지만...
전 돈 많은 사람 외모가 뛰어난 사람 등등 그 어떤 사람보다 집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제일 부럽네요 어떻게 살았길래 가족들과 그렇게 돈독한지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지
엄마가 젊었을 때 이혼하려고 했다가 애 생겨서 결국 낳았다던데
만약 그때 엄마가 나쁜 생각 먹고 그대로 낙태했었다면 이렇게 안 살아도 됐을까?
누가 요즘 만들어진 말 중에 '낳음당함' 이 말이 제일 슬픈 말이라고 하던데 제가 딱 그거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