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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마새 패러디 - 다민족가족설립
게시물ID : readers_152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르나래
추천 : 2
조회수 : 38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30 03:55:30
“뭐라고!!!”
 
졸탄의 계명성과 같은 소리는 주막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쳐다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레콘다운 태도로 무시하며 눈앞의 게라를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못 들었습니까? 분명 또박 또박 말했던 것 같은데요?”
 
“너무 잘 들려서 그랬다! 이 미친 놈아! 인간을 신부로 맞이하겠다는게 레콘이 할 말이냐!”
 
그의 목소리를 들은 주막 안의 모든 사람들이 호기심에 가득찬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려 했지만 졸탄의 ‘눈빛만으로 살인이 가능하다’ 라고 주장하는 듯한 눈매에 모두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잘 들으셨군요. 그렇습니다. 저는 인간 여자를 아내로 맞이할 것입니다.”
 
졸탄은 눈앞의 미친 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솜털 빠지고 수없이 많은 전투와 위험 속에 살면서 별별 미친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인간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다니? 그게 말이 되는가.
 
“그러니까... 나를 찾아온 이유는 중매를 서달라?”
 
게라는 드디어 이야기가 통해서 기쁘다는 듯 고개를 위아래로 휘둘렀다. 그에게는 기쁨의 표시였겠지만 그들을 몰래 훔쳐보고 있던 이들에게는 그의 부리가 움직이는 모습은 대장장이의 망치질 보다 더 위험해 보이기만 했다.
 
“맞습니다. 졸탄께서는 인간들과 많이 친하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숙원이 '보물 찾기‘ 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 세상에서 보물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종족이 인간이라서 그런다. 물론 내가 인간과 많이 친한 레콘이기는 하지만 중매를 서줄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는 생각되어 지지는 않아. 설사 내가 그 정도로 친하다고 하더라도 레콘과 결혼할 마음을 가진 인간 여자가 있다고 생각되어지지는 않네.”
 
게라는 조바심이 난다는 듯이 벼슬을 한번 쓸었다.
 
“꼭 그렇게 생각하실 건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여자는 젊고 이쁜 인간 여자가 아닙니다. 그냥 독특한 걸 좋아한다든지,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과부라든지, 늙어서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나이 많은 인간 여자도 상관 없습니다. 그냥 인간 여자이며 남편을 레콘으
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만 가진 인간 여자이면 상관 없습니다.”
 
“그렇게 까지 한다면 이 세상을 뒤진다면 한명이라도 나올지는 모르겠다만... 대체 왜 인간 여자를 신부로 받아드리려고 하는건가? 자네 숙원이 설마 ‘종족별 신부 모집’ 이런건가?”
 
“제 숙원은 ‘다민족가족설립’입니다.”
 
졸탄은 자신의 손톱 깎기가 어디 있는지 찾고 싶어졌다. 물론 다른 종족 눈으로 보기에 3m에 달하는 가위가 그렇게 불린다는 건 웃고 싶어지는 작명법이었지만.
 
“그럼 설마... 도깨비랑 나가도 가족으로 들일건가?”
 
“도깨비를 첫째로 삼고 나가를 둘째로 삼을 겁니다.”
 
졸탄은 계명성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어제 저녁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이 게라라는 놈은 정말 미친놈인게 분명했다. 무기가 어디있냐고 묻는 대답에 쇠로 된 신발을 보여주며 비각술이 자신이 싸우는 방법이라고 말했을 때부터 눈치챘어야 했다.
 
“왜.... 왜 하필 도깨비가 첫째이고 나가가 둘째인지 설명해보겠나”
 
졸탄은 단지 이 놈이 얼마나 미쳤는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물어본 것이었지만 게라는 자신의 진심이 전해졌다고 생각하는 듯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도깨비를 양자로 삼는 일은 굉장히 쉬운 일일 겁니다. 이런 가족들과 잠시 생활했다는 것만으로도 평생 이야기 거리가 될테니까요. 둘째가 나가인건 아무래도 아버지가 레콘이고 어머니가 인간이며 형제가 도깨비라면 키우면서 이런 저런 사고가 있지 않겠습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치기라도 할때를 대비해서...”
 
“회복할 수 있는 나가가 둘째다... 이런거냐?”
 
게라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려고 했다. 실제로도 졸탄이 주먹으로 자신의 턱을 날려버리기 전까지는 그렇게 하고 있었다. 턱을 한 대 맞았을 뿐이지만 게라는 자신의 덩치 만큼이나 날아간 후에야 바닥과 조우할 수 있었다. 그나마 졸탄이나 게라나 모두 앉아있는 상태에서 일어난 상황이기에 그만큼만 날아간 것이다. 레콘이 타의로 인해 하늘을 비행하는 소동에 놀란 주막안의 손님들은 황급히 도망치기에 바뻤다. 떨어지자마자 깃털을 세우며 벌떡 일어난 게라는 졸탄을 노려보았다. 졸탄은 앉아있던 자세 그대로 게라를 노려보고 있었다.
 
“무... 무슨 짓입니까?”
 
“내가 손톱깎이로 널 썰어버리지 않은 걸 감사해라. 일단 다시 앉아라.”
 
게라는 화가 났지만 화를 내봤자 불리한건 자신이라는 걸 더 잘 알고 있었기에 다시 의자를 찾아 졸탄 앞에 앉았다.
 
“너 혹시... 어렸을 적에 얼음 녹은 것에 빠졌다든지 아니면 붕어랑 같은 지역에서 살았다든지 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냐?”
 
“에?”
 
“간단하게 너 미쳤나고?”
 
“절대 아닙니다. 물론 제가 미쳐보일...”
 
“미쳐보이는게 아니라 넌 미쳤어.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차라리 도깨비가 선지국을 먹는게 더 정상적으로 보인다. 나가가 장작을 패는게 정상적으로 보여.”
 
“하지만...”
 
“살다 살다 별 미친 숙원을 가진 놈들을 다 만나봤지만 너 같은 놈은 처음이다. 전에 세계 최대 크기의 진주를 발견하는 게 숙원이던 레콘이랑 의형제도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자신이 검증은 못하지만 레콘용 우산을 만들려고 했던...”
 
“잠까아아아안!”
 
게라의 계명성에 졸탄은 겨우 말을 멈출 수 있었다. 어찌보면 살기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눈빛으로 졸탄을 바라보던 게라는 겨우 부리를 열었다.
 
“제게는 사정이 있습니다. 이런 숙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단 말입니다.”
 
“... 그게 뭔데?”
 
어떤 대답을 들어도 비웃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졸탄은 게라의 대답을 듣고 나서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걸 깨달았다.
 
 
 
 
 
 
 
 
 
 
 
 
 
 
 
 
졸탄도 울고 게라도 울고 숨어있던 주막 주인도 울었다.
 
 
 
 
 
 
 
 
 
 
 
 
 
 
 
 
 
 
 
 
 
 
 
 
 
 
 
 
 
 
 
 
 
 
 
"저는 고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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