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이 한순간에 너무 비참해지는 것 같아 많은 고민 끝에 글을 씁니다. 실제로 저는 개똥녀와 지하철을 같이 탄 사람입니다.
저는 일요일날 교회 예배가 끝나고 왕십리에서 지하철을 탔고 그 여자분께서는 저보다 두 세 정거장 뒤에서 지하철을 탄 것으로 기억합니다. 두번째 사진에서 개똥을 치우시는 마음 착한 할어버지와 제 여자친구 그리고 제가 나란히 앉아 있는 자리로 그 여자분께서 강아지를 데리고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정거장 지나서 을지로 3가나 4가 정도에서 갑자기 그 강아지가 설사를 하였습니다. 그 개똥이 있는 위치가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가 앉은 자리 였고 그 옆에 저와 제 여자친구가 앉았습니다. 그 여자분은 무척 당황 했는지 자기 강아지 한테 `너 왜그러니?? 평소에 안 그랬으면서` 하고 말을하였습니다.
그 여자분은 서 있는 데다가 가방과 짐이 많아서 무척 당황하였습니다. 그때 제 여자친구가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주고 할아버지와 저 그리고 제 여자친구가 자리를 비켜 줬습니다. 그 여자분께서는 저희한테 `고맙습니다.`하고 사진에 찍힌 바로 그 자리에 앉아서 휴지로 자기 강아지의 항문을 닦았습니다.
그 순간 한 10 미터 뒤에서 사진을 찍으신 남자 분께서 (제가 보긴엔 동낭아 사람과 같이 있는 것으로 봐서 가이드 같았습니다.) 큰 목소리로 `아가씨. 개똥도 치우셔야죠.. 개를 데리고 탔으면 책임을 져야 하잖아요` 라고 큰 목소리로 그 여자분을 다그쳤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의 이목이 그 여자분한테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에 약간 찍힌 빨간 잠바 아줌마는 계속해서 그 여자분 한테 `빨리 개똥 치우라고` `빨리 치워` 라고 계속 다그치면서 빨간 비닐봉지 하나를 그 여자분 한테 던졌습니다. 모든 사람의 이목이 그 여자분 한테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진을 찍으신 남자분께서 자신의 카메라를 꺼내 그 여자분을 찍고 계속해서 `치우라`는 식으로 다그쳤습니다.
그 여자분은 아무말 없이 자기 강아지만 쳐다보고 있었고 강아지를 쓰다듬었습니다. `까꿍` 등의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아현역에 도착했고 그 여자분은 그 상황을 탈피하고 싶었는지 문이 닫힐때쯤 휙 나가 버렸습니다. 나가는 그 순간 그 여자분께서 빨간 잠바 아줌마 한테 안좋은 소리를 한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상황으로 봤을때 지금 처럼 마녀인지 개똥녀인지 그렇게 말할 상황은 아니였습니다.
거기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치울 만한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고 계속 다그쳤고 또 사진기 까지 꺼내서 사진을 찍는 상황에서 그 여자분께서 많이 당황하신 것 같았습니다.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계속 자기 강아지만 쳐다보고 있다가 아현역에서 황급히 내린 상황이 전부 다 입니다.
우연히 이 장소에 있었지만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서 너무나 크게 이 사건이 확대 되서 마녀라든지 개똥녀 라든지 하는 것을 보고 용기내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