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길냥이에게 집사로 간택당할 뻔한 오징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설을 맞이하여 시댁 가는 길에 근처 마트에 들렀는데,
마트 옆 치킨집 문앞에서 애초롭게 울고 있던 길냥이를 발견했어요!
남편과 저는 냥이라면 환장하는 터라 가서 말을 걸어 봤죠.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냥냥거리며 다리며 신발이며 엄청 부비부비하는 것이었어요!!
아무래도 이 치킨집에서 밥을 챙겨주는 듯 했는데, 오늘은 손님이 많았는지 밥을 주지 못한 모양이었어요.
저는 급한 나머지 마트에서 고양이 간식을 사서 줬는데 이미 사람 음식에 길들어졌는지 몇 개 안 먹고 말더라구요~
그때 찍은 영상이 아래 영상입니다!
귀가 한쪽 잘려 있는 걸 보니 중성화도 되었고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걸 보니
이 아이라면 내가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그러나 우린 바로 시댁에 가 봐야 했고, 그 다음날은 친정에서 하루를 보내야 해서
아쉽지만 다음에 다시 찾아오기로 했어요 (시댁과 저희 집은 차로 20분 거리!)
그렇게 이틀이란 시간이 지나고...
친정에서 오는 길에 길냥이를 다시 만나러 치킨집 앞으로 가 봤어요.
근데 그 자리엔 먹다 남은 참치캔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 길냥이는 보이지 않았어요.
차 안에서 형사들 잠복 수사하는 것 마냥 1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더라구요.
'오늘은 날이 아닌가...'
남편과 저는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지요.
그리고 그 다음 날.
며칠간 비가 내릴 거라는 기상 예보에 안되겠다 싶어 다시 길냥이를 찾으러 치킨집 앞으로 갔어요.
그런데 마침 길냥이가 주변 공터에서 엉덩이를 굼실거리며 혼자 신나게 놀고 있지 뭐예요!!
'아~ 정말 묘연이라는 게 있긴 한가 보다!!'
급 밀려오는 감동과 긴장감 속에 차를 주차하고
며칠 전에 사 놓은 고양이 간식을 들고 조심히 다가갔어요.
"고양아~~"
"...냥!"
부르는 소리에 기뜩하게 대답하는 길냥이!!
그런데 처음 만났던 때와 달리 약간 우릴 경계하는 느낌이었어요.
'아.. 이 아이를 어떻게 데려가야 하낭..'
잠깐 고민하는 사이, 못보던 흰색 얼룩 무늬 고양이가 근처에서 나타나더라구요.
둘은 원래 아는 사이었는지 서로 얼굴을 킁킁대며 인사를 나누는 듯 했어요.
그리고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갑자기 어딘가로 쌩~하고 사라져 버렸어요;;;
또 잠복 수사를 해 봤지만 나타나지 않더군요...
우린 결국 묘연이 아니었구나... 길냥이 생활이 험난하겠지만 주변 친구들과 건강하길 바래... ㅠㅠ
마지막 인사를 혼자 곱씹으며 집으로 돌아오니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어요.....
결국, 우리는 누군가 임보하고 있는 길냥이를 입양해서 기르기로 했습니다!!
다음에는 입양한 냥이와 함께 동게에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