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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지 2년이 지나서 헤어지는 것 같다
게시물ID : gomin_15272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VoZ
추천 : 15
조회수 : 1105회
댓글수 : 105개
등록시간 : 2015/10/01 22:58:10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2년도 더 지난 것 같다. 
헤어지는 순간이 그리 슬프지도 눈물이 나지도 않았다.

여느 커플이 그러하듯 돌아보면 정말 사소한 일들로 자주 싸웠다.
화난 사람은 연락 안 하기 일쑤였으며 카톡까지 차단하곤 했다. 
물론 하루도 안가 미안하다는 문자에 화는 금방 풀리곤했다.
서로 차단을 당하건 차단을 하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커플에겐 너무 흔한 일이었다.

마지막에는 서로 화가 났던 것 같다.
나는 여자친구에게 카톡은 차단할테니 더이상 연락하지 말라했다.
물론 금새 사과하고 다시 함께할 줄 알았다.
그 후로 연락이 없었다.
사귀자는 말 없이 사귀었고 헤어지잔 말 없이 헤어졌다.

몇 주가 지나 보고싶단 문자를 받았던 것도 같다.
어쩌면 내가 보냈던 것도 같다. 둘 다 현실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혼자서 너무 많은 상상을 해왔고 뭐가 현실인지 모르겠다.
몇 년을 만났는데 얼굴도 안 보고 말 한마디 못하며 헤어질 줄 몰랐다.
그래서 헤어진 지 몰랐던 것 같다. 이별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누군가 사과하면 평소처럼 다시 만날 줄 알았다.
나는 그녀밖에 없었고 그녀도 나밖에 없을거라 생각했다.

돌아보니 2년이 지나있었다.
난 2년 전 과거 그대로 묶여있는 느낌이었다.
주기적으로 밀려오는 외로움이 너무 힘들었다.
언제부턴가 딱 한 번만 보면 될 것 같았다.
웃으며 보건 화를 내건 얼굴보고 우리 사이는 끝이라고 정리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번이나 연락을 해보려고도 했지만 결국 포기하곤 했었다.
무슨 용기에선지 오늘 카톡을 보냈다.
여자친구 입장에선 내가 하는 행동이 얼마나 진상같을지 물론 알고있지만.

혹시나 차단을 풀었나 해서 카톡 보내본다.
한편으론 차단돼있어서 못 읽었으면 좋겠네.
다른게 아니라 잠깐 시간 내서 오 분이라도 볼 수 있을까 부탁하려고.
특별히 할 말이 있는 것은 아닌데, 새 남자친구랑 잘 지내는 것도 알아.
근데 몇 년동안 매일 보다가 얼굴도 안 보고 말도 안 하고 끝이 나서 그런지
다른 사람도 못 만나겠고 과거에 묶여있는 것 같고 정상적으로 인간관계를 못 맺는 것도 같아.
원래부터 친구도 몇 명없고 그랬지만.
아무튼 옛정을 생각해서 한번만 도와달라고 부탁해본다.
갑자기 연락해서 정말 미안하고 기분 나쁘게 할 의도는 전혀 없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더 늦으면 큰일 날까봐 진짜 큰맘 먹고 연락해봤어.
싫으면 싫다고 답장만 해줘도 뭔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계속 이 동네에 살고 일하다 보니 우연히 마주치는 일도 많던데 서로 피하기도 힘들고.
차라리 한번 보고 나면 서로 낫지 않을까.
뻔뻔한 부탁이지만 내 마음도 정말 무겁다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어.

호칭을 어떻게 할지도 말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도 몰라 정말 어색한 글을 그냥 보냈다.
마음이 진정이 안됐다. 열시간이 지나도 읽지 않는걸 보니 내가 차단당해있다는 걸 알겠다.
허탈하며 차라리 잘됐단 생각이 들었다.

차단이구나.
너 만나는동안 정말 진심으로 행복했고 너를 만난 시간이 내 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

라고 적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눈물이 안멈춘다
안그래도 가난한 살림에 부모님까지 이혼해버리고 아버지는 생활비도 끊었을 떄 정말 가진거 하나 없는 나같은놈 좋아해주고
옷 사입히고 먹을거 사줘가며 날 사랑한다 말해줄 사람이 정말 너말고도 있을까
그런 너한테 잘해주지도 못한 옜날이 너무 후회된다. 새 남자친구랑 다니는거 몇 번 봤는데.
나같은거보다 훨씬 좋은 남자였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사실 헤어지고도 텅빈 느낌만이 있었지
슬픔은 없었는데 지금 눈물이 안멈춘다. 이제서야 내가 너를 놓나봐. 너를 잊으려니
내 20대의 반이 사라져버린다. 정말 평생을 약속한 사이였는데 우연히 마주쳐도 쳐다도 볼 수 없는 사이라는게
너무 힘들다. 우리가 돈이 없고 시간도 없어 남들처럼 많은 것을 하진 못했지만.
자주 앉아있던 학교 운동장도, 벤치도, 늘 구경만 하던 팬시점도 백화점도 너무 그립고 슬퍼서
너희 집 가는 버스도 2년동안 못탔는데 그 버스 평생 못탈줄 알앆ㅆ는데 이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평생에 자기랑 만나던 기억을 안고 살아갈 것 같아. 
내가 하루종일 일만하고 타지까지 다니며 돈버느라 한달에 한두번밖에 못봤는데
지금은 나 이동네에서 일하고 이 동네에 혼자 살아.
돈도 남들만큼 벌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몸도 좋아졌는데.
자랑하고 싶은 사람은 자긴데 자랑할 수가 없네 
사실 저번에 자기가 새 남자친구랑 걷다가 자기 좋아하는 가게에 행사 포스터 보고 좋아하던데,
그 남자는 쳐다도안보고 앞으로 가더라 그게 존나 열받는거야 난 니가 관심가지는 모든것에 관심가졌었는데
그리고 몰라 왜 나랑 있을때는 뭔가 항상 함박웃음이였는데 지금은 뭔가 안그런거같고
나도 다른 여자를 만나고 결혼하고 살아가겠지만 자기랑 만든 이 기억들 가슴에 안고 다른 사람을 만나도 괜찮은건지
다들 그렇게 사는건지 ㅈ모르겠다. 나한테 다가오는 여자도 있엇고 소개팅 이야기도 많았는데 도저히 다른 사람을 만날수가 없엇어.
항상 너랑 비교했던거같다 그러니 누굴 봐도 별로라고 생각할 수 밖에. 이제 어떻게든 노력할 수 있으것같아.
진짜 소원이 하나 있다면 한번만 늘 앉던 학교운동장 벤치에 앉아서 딱 오분만 이야기 나누고싶다
나 이렇게 산다고 너 어떻게 사냐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앞으로 잘 지내라고 이 말만 할 수 있다면 뭐든 할텐데
자기는 진짜 사랑받을 자격있는 사람이니 잘해주는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비록 헤어졌지만 싫어했던 적은 한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거란걸 항상 좋아하는 마음일거란거 알아줬으면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고 사랑받았고 자기의 가장 빛나던 순간을 나와 나같은거와 함께해줘서 정말 
너무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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