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런데 가정사로 조언을 구하게 되다니.. 글을 쓰면서도 약간 부끄럽지만..
여러분의 조언을 듣고싶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올해 32살 대기업 건설회사에 다니고 있는 결혼 만2년된 남성입니다.
와이프와의 갈등이 좀 있어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저는 5년가까운 연애를 하고 2년전 와이프와 결혼을 했습니다.
저에게 와이프는 참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연애할때 제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거든요..
5년 가까운 연애를 하는동안 한번도 와이프는 술,남자문제,사생활 이런 문제로 저랑 다툰적이 없었고,
오히려 제가 술을 마시면 연락을 잘 안받는다던지.. 예전 여자친구들에게 다시만나고 싶다는 문자가 와서 제가 거절한 부분이라던지..
술마시고 다른 친구와 다퉈 경찰서에 갔던 일이라던지 이런문제들로 와이프 맘고생을 많이 시켰었습니다..
그때마다 와이프는 힘들어 하고 다투기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제옆에서 저를 사랑해주었죠..
그래서 아 나의 이런 단점까지 덮어주는 여자인 와이프에게 너무나 감사했고 사랑하는 마음이 컷기때문에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했습니다.
결혼하고도 술문제로 몇번의 큰 다툼이 있었지만 서로 잘 극복해 지금은 술문제로 다툰다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문제는 가족문화에 대한 와이프의 관념과 저의 관념이 좀 달라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시댁과의 관계입니다.. 주관적으로 볼때 와이프는 신여성성향이 강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가족문화를 조금 지나치게 시러합니다.
예를들어, 저희집은 좀 이런거 저런거 많이 챙기는 집입니다.
어버이날 어머니 생신 아버지 생신 누나 생일 매형 생일 와이프 저 생일 뭐 이런때 같이 만나서 식사하고 이런거 좋아하고..
제가 장손이라 제사를 저희본가에서 지내기 때문에 1년에 제사3번 차례2번 해서 총 5번 정도의 집안행사 또한 있습니다.
와이프 집안은 가족들 생일이라고 가족들이 다 모여서 같이 식사하고 하는일은 드물고요..
(장인어른 장모님 생신에도 바쁘셔서 찾아뵙고 식사한적이 2년동안 한번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장인어른께서 장남이셔서 제사를 1년에 두번 지내시는데 저는 처가제사에 2년간 2번 참석한 기억입니다.
와이프는 이런 가족행사를 굉장히 불편해하고 참석하기 귀찮아 합니다.. 물론 처가에는 잘 참석하면서 시댁행사만 시러한다 이런건 아닙니다.
처가가 됐든 시댁이 됐든 이런 가족행사를 별로 탐탁치 않아 합니다.
뭐 대략 양가의 가족문화와 와이프의 성향은 이렇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조언을 구하고 싶은 본격적인 질문은..
얼마전 추석에 저희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친지분들이 모여서 얘기를 하게되었는데, 저희 어머니께서 작은어머니들께 와이프에게 너무하는것 아니냐
좀 잘해달라 뭐 이런 취지로 몇가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저희 어머니는 굉장히 개방적이시고 며느리도 시댁에 오면 손님이라하시며 설거지 한번 안시키시고, 와이프 불편해 한다며 2년동안 신혼집에 한번도 안오실 정도로 와이프를 좋아하십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을 했습니다.
작은 아버지들과 작은 어머니들께서 그동안 와이프에게 불만이 있으셨던 것들을 막 말씀하시기 시작했습니다.
1.결혼하고 작은집에 인사한번을 안오더라 서운하다.
2.결혼하고 첫설날에 옷차림새가 맘에 안들었다(직접적인 표현을 쓰자면 "설날 와이프를 보자마자 모양이 맘에 안들었다. 한복을 입고 인사할 준비를 하고 있을줄 알았는데 옷차림새나 이런걸 보니 인사할 마음이 전혀 없어보이더라 난 그때부터 쟤가 맘에 안들었다" 물론 그날 세배는 다 드렸습니다.)
3.제사날 설거지 할 생각은 안하고 사촌들과 술을 마시며 자리에 앉아있더라 맘에 안든다(결국 이날 설거지는 저와 제 와이프가 했습니다.)
뭐 이런 얘기들을 하셨습니다. 그것도 와이프와 제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동안 거실에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와이프는 그 얘기들을 고스란히 들으며 설거지를 했죠.. 얼나마 마음이 아팠을지..
한 30분 정도 친지분들끼리 제 와이프 얘기, 집안얘기로 왈가왈부 하시는동안 제 와이프는 안방 화장실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참석해 집안얘기에 제 의견을 얘기하기도 하고 일단 작은아버지들께는 서운한게 있으셨음 죄송하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얘기를 마치고 제 와이프에게 가니 울면서 화장실 문을 안열어 주더군요.. 어머니가 오셔서 좀 나와바라 했더니 한 5분 있다가 나왔습니다
두눈이 퉁퉁 부어있더군요.. 어머니도 그런 와이프를 보고 미안하다며 안고 우셨고 그 모습을 보고있는 저도 마음이 너무 아파 엉엉 울었습니다.
다음날 아버지께서 다시 본가에 오라고 하셔서 가기싫다는 와이프를 달래 본가에 갔습니다. 아버지는 본인 스스로도 이런부분은 잘못되었다 미안하다 와이프에게 사과하셨고, 고부간의 갈등이 아닌 작은집들과의 갈등이니 니가 좀 이해해 달라, 또 작은집 어른들이 서운해 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니가 잘못하였다 말하고 니가 섭섭한 부분도 너무 감추지 말고 표현하며 잘지내자 하셨습니다.
또 어머니와 와이프는 한바탕 울고 같이 저녁식사하며 좋게좋게 얘기하고 자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질문을 하려고 배경설명을 하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간단히 질문드리겠습니다.
어제 와이프가 다시 그날일들을 꺼내며 다들 날 식모로 안다 이제 시댁에 안가겠다.
명절이든 제사든 오빠 혼자가라. 시부모님께서도 결국은 내잘못이다라고 말씀하시는거 아니냐
시부모님들도 똑같다 내가 시댁에가서 일하는걸 오빠네 집안 사람들이 모두 당연한줄 안다.
아무도 내편이 되어주거나 내 얘기가 맞다고 해주는 사람이 없다. 요즘세대에 어떤 신혼부부가 작은집까지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냐
그리고 내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던것도 아닌데 한복안입었다고 모양부터가 맘에 안든다 이런 표현을 하실수 있냐
난 시댁식구들 얼굴 안보고 살테니 그리 알아라.. 하더군요
일단 저는 묵묵히 듣기만하고 말았습니다.. 와이프가 마음아파하는걸 보고 저도 미안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와이프와 시댁식구들 사이에서 이일을 잘 풀고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은집분들이 서운하게 생각하실수 있는 부분이지만 너무 과하게 표현을 하셨고 제 와이프가 듣는 자리에서 그리 표현하신건 저도 잘못됐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 아버지 어머니는 와이프 편에서 달래주고 또 좀 니가 부당하다고 느껴도 일년에 몇번 안보는 작은집 사람들이니 잘못했다 말하고 고개를 숙여다오 하고 말씀하신거 같은데 와이프는 자기를 혼낸거라고 받아드립니다.
저도 가부장적인 생각이 강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와이프가 좀 옷을 편하게 입는 경향도 있고.. 집안일을 안하려고 뺀질(?) 뭐 이런것도 좀 눈에 보입니다.
와이프가 맞벌이를 하다보니 집안일도 같이해주고 경제권도 와이프에게 다 넘기고 터치도 안합니다(물론 와이프가 잘하고 있어서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사위는 사위의 본분이 있고 며느리는 며느리의 본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가제사에 안빠지려고 하고 명절때 가서도 소파에 앉아만 있지않고 상차림, 치우기 이런거 다 도와드립니다)
또한 어른들 입장에서 좀 우리가 부당하다고 생각해도 머리를 숙여야한다고도 생각을 합니다
와이프를 어떡해 달래주어야 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한시간동안이나 열심히 썻는데 쓰고보니 진짜 길게 작성을 했네요.. 죄송합니다.. 읽어주신거에 감사드리며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