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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시민의 히스토리
게시물ID : sisa_11990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콘J
추천 : 3
조회수 : 48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3/12 05: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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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0대 중반을 넘어섰고, 나름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내가 정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던 시기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이후부터이다.

뼈속부터 경상도 집안인 나에게 김대중은 어릴때 부터 빨갱이의 대명사와도 같았다. 나의 사고가 정립되기도 전부터 거의 세뇌수준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다행히 머리가 크면서 김대중 이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고 투표권이 생긴 이후 처음으로 내 표를 주었다. 김대중은 김영삼 시절 맞이했던 IMF를 1년만에 탈출시키며 경재의 기반을 다졌으나, IMF에서 비롯되었던 대량해고의 후유증을 언론의 질타를 받으며 덤덤히 견뎌내야 했다. 이후 아들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으나 다음 정권은 노무현이라는 걸출한 인물에게 성공적으로 인계되었다.

노무현은 대한민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고통받는 대통령이었다. 실제 노무현이 대통령 될 것이라 짐작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나역시 표를 주면서도 설마 될까 하는 마음이었다. 언론과 야당은 김대중때보다 더욱 거칠게 노무현을 몰아붙였고 기여이 탄핵 직전까지 이르게 된다. 경재는 안정을 찾아가고, 수출은 역대 최고였으며, 국방력을 비롯한 거의 모든 지표가 유래없이 성공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하지만 언론은 매번 경재가 죽었다고 그래프를 외곡했고 당시의 야당은 정치인들이 낯뜨거운 연극(실제 무대 위에서 하는 연극)까지 해가며 경재가 죽었다며 풍자했다. 언론과 야당의 집요한 공격은 성공적이었고 다음 대선에서는 경재를 내세웠던 이명박이 당선되었다. 언론은 이명박 이후에도 노무현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노무현은 퇴임 이후 고향 봉화마을로 돌아가 촌부가 되었으나 그의 소탈한 일상은 오히려 재임시절보다 더 높은 지지와 더불어 인기를 가져다 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무현은 민주당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했음에도 퇴임 이후 점점 더 성공한 대통령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임기 중 성과가 재조명 되면서 노무현은 인기는 이명박에게 점점 부담으로 작용했고, 이는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지점이 "검언합작"이다. 이명박이 정권을 잡은 이후 검찰세력이 급부상하게 된다. 우병우, 이인규, 홍만표를 비롯한 소위 (부페)엘리트집단 검찰 주류세력은 고졸 출신으로 사법고시에 패스한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에 열등감과 함께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노무현은 그런 검찰의 기류를 읽고 검사와의 대화를 공개적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검찰은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대거리 하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여주었다. 대통령이 평검사를 상대로 훈시도 아는 대화를 그것도 생방송으로 하는데 평검사가 대통령 면전에 이건 아닌거 같다는둥 어처구니 없는 말대답을 하는 것을 보면서 검사집단이 대통령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었는지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이즘되면 막하자는 거지요" 검사와의 대화는 이 한마디만 남았다.

다시 노무현의 퇴임 이후로 돌아가본다. "검언합작" 노무현의 인기가 점점 올라가던 중 뜬금없이 논두렁 시계가 등장한다. SBS는 노무현의 뇌물, 논두렁 시계 의혹을 보도하고 검찰은 이 보도를 사실로 만들며 노무현을 몰아붙였다. 봉화마을에는 줌카메라가 등장하고 언론은 노무현의 일거수일투족을 연일 보도한다. 누구를 만나는지 어디를 가는지 담배를 몇 번 피우는지...언론은 노무현의 이미지를 성공한 대통령에서 비리대통령으로 몰아갔고 급기야 노무현대통령의 검찰 출석까지 헬기를 띄워가며 생방으로 보도했다. 검찰의 조사가 길어지고 있을 때...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던지고 말았다. 이후 검찰의 권력은 더욱 견고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내게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 무엇이 그를 죽음에까지 몰고갔던 것일까...비주류 였던 고졸출신 대통령에게 가졌던 권력자들의 시기와 열등감 이었을까? 적폐를 바로잡으려 했던 그에 대한 기득권의 반발일까? 적어도 나는 그가 죽으로 내몰린 이유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간 언론의 행태와 정치권력의 부패, 각종 적폐들에 대해 눈뜨는 계기가 되었다.

이명박과 박근해. 내게는 너무도 받아들이기 힘든 시기였다. 민생과 경재를 내세우는 그들의 집권 10년. 노무현때 국가부채가 10조 늘었다며 나라가 파탄났다던 그들은 이명박 100조, 박근혜 200조의 부채를 증가시켰다. 경찰은 집회하는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세월호 참사는 규명하지도 못했다. 밀실에서 교과서를 만드는가 하면 독립운동가는 테러리스트로 묘사되고, 위안부도 부정되었다. 재벌의 경재사범은 죄가 무거움에도 휠체어에만 앉으면 사면이 되고, 권언유착으로 언론은 방향을 몰아갔고, 법의 판결은 늘 기득권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정치검찰은 권력의 하수인이 되었다.
외교, 안보, 경재 모두 낙제점이었지만 언론은 늘 그들 편이었다.

박근혜 탄핵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3기 민주정부를 출범시켰다. 그 과정이 참으로 순탄치 않았으나...나는 노무현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를 바라보는 나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었고 그런 내 눈에는 문재인대통령의 행보는 나의 상식에 많이 부합되었다.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믿고 지켜보고 응원했다. 임기 5년 중 부동산 정책과 인사문제를 제외하면 나는 그 어느때 보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마음이 참 편치 않았다. 세대간 분열이 보였고 젠더이슈 갈라치기, 아쉬움과 원망, 자책들이 보였다. 나도 지금까지 불면증과 공허함이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에게 표를 준 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 외 다른 후보들에게 표를 준 분들도 존중한다. 그게 민주주의다. 나는 그저 내가 격으며 끔찍했던 이명박과 박근혜 시절로의 회기가 염려되기는 한다. 대통령이 바뀐다는 것은 대통령 뿐만 아니라 그 세력들 까지 같이 바뀌는 것이라 그렇다. 특히 무소불휘의 검찰권력은 법이라는 미명하에 많은 상식과 정의를 무너뜨릴 것만 같은 걱정이 앞선다. 윤석열이 말하는 공정과 상식에 나는 공감할 자신이 없다.

불면증 중에 두서없이 글이 길었다.
지금은 20대에게는 미래가 있다. 좋은 것이든 혹은 나쁜 것이든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시야를 가지게 될 것이다. 정치를, 언론을 한 방향으로 보지말고 다양한 측면으로 통찰있게 보기 바란다.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Ps : 나도 이재명의 낙선이 아프다. 그는 실용주의 바탕의 행정가이다. 당내 입지도 중요하지만...나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정무적 감각을 서울시장으로 돌아와 다시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다음을 위해서는 서울 표심을 더 얻어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에 기반이 약한 그로서는 행정력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시장이 다 어울릴거 같다. 정치는 아무리 잘해도 정적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행정은 잘하면 잘한만큼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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