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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생 1번남의 소회를 끄적여봅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기다립니다.
게시물ID : sisa_11994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rgi119
추천 : 9
조회수 : 66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2/03/13 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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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저는 92년생.
계란한판이니 배스킨라빈스니 하는 아재형 농담이 점점 더 어울리기 시작하는 청년입니다.
이번 대선까지 겪으면서 제가 느꼈던 소회를 넋두리 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모든 말씀에 앞서 부족한 필력과 정치적 경륜의 모자람으로 많은 분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불편해 하실 수도 있지만 '다름'으로 인정해주시는 너른 아량을 베풀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1.
나는 김대중 선생의 일대기는 글로만 배워 그의 대단한 생이 얼마나 우리 민주주의에 큰 역할을 한지는 피부로 느끼지 못합니다. 
노무현... 그 그리운 사람은.. 그가 대통령에 있던 시절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조무래기 학생이었고, 
그를 조롱하고 미워하고 음해하는 말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를 사지로 내몰았던 여러 말들에 아무런 감흥도 없었고 심지어 낄낄거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
2.
나는 노무현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큰 부채감이 가슴 한 구석에 묵직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도 이럴진대 인생 선배님들이 품으신 그 비통함은 감히 제가 뭘 좀 아는 것마냥 공감할 수 없음에 구태여 죄송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문재인을 사랑합니다.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고 그가 걸어왔던 길이 제가 머릿속에 가진 단어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었기 때문입니다. 대깨문? 그게 좋은 거든 나쁜 거든 그냥 그거 하겠습니다.
아, 참 복잡한 감정입니다만, 선배님들께서 지키시지 못했던 노무현을, 이번엔 제가 나서서 문재인을 지키는 하나의 밀알이 되어보려 합니다.
4.
문재인 정부의 공과, 노무현 정부의 공과, 김대중 정부의 공과. 저는 그 이면에 대해서 충분히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그저 그들이 걸어온 길이 어땠는지, 선택의 순간에서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행동했는지를 보고 느끼고,
그렇다면 그들이 나에게, 우리에게, 국가에 해가 되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하고 강한 믿음이 있을 뿐입니다.
다시 정확히 말하면 문재인이 결과가 좋지 않은 선택을 하였을 때,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한 부분을 인식하고 인정하지만 선택의 과정과 진심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또 믿는다는 뜻입니다.
모든 일을 잘할 수 없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나는 문재인 때문에 민주당 당원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문재인을 지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할 때 민주당에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압도적인 힘을 갖게 해달라, 문재인을 지키게 해달라
잘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묻고 싶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무엇을 했습니까?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밀어붙였습니까? 
저 모리배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국민을 싸잡아 참칭하고 여론과 민심을 호도하며 사사건건 태클을 걸 때 민주당은 무엇을 했습니까?
우리 사람들이, 조국 김경수 노회찬 등이 모략으로 무너지고 있을 때 민주당은 그들을 지켰습니까?
반대에 막혔겠지요, 망설여졌겠지요, 프레임에 갇혔겠지요.
그거 뚫어내고 분연히 앞으로 나아가라고 의석 몰아준 거 아닙니까... 뻔뻔하게 지키고 들어오는 태클은 무시하면서 압도적 정당이 되어라고...
내가 민주당을 미워하는 이유는 모순적이게도 왜 저기 국힘 개차반만큼 뻔뻔하지 못하고 모질지 못하냐는 겁니다.
 
물론 민주당의 인사 개개인의 성정과 인품, 능력이 뛰어나다는 거 압니다. 그것이 국힘이든 자한당이든 저놈들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라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그것이 이번 대선에서 지지율을 지켰습니까?
이재명을 지켰습니까?
문재인은 지켰습니까?
진심으로 묻고 싶습니다.
지금의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을, 이재명을 지킬수 있습니까?


6.
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수행지지율의 대부분이 문재인의 것이며, 이재명의 대선 득표율의 대부분이 이재명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하세요. 지키세요. 확실하게 하세요.
이번 대선의 좌절과 실망감에도 나는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믿어볼게요. 탈당 안 하고 목소리 내고 참여할게요. 나는 이곳 부산에서 좌빨 소리를 들어도 좋고 대깨문 소리를 들어도 좋으니까 좀 쪽팔리지 않게 해주세요.

 


p.s #1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제대로 혁신하고
상대 당에서 쇼라고 할지언정 보여주기도 제대로 보여주고 이미지 쇄신하세요. 
문프 제대로 못 지키면 진짜로 가만히 안 있습니다.
그러고 얼른 개헌도 밀어붙여서 4년중임 딱! 8년짜리 이재명 딱! 만들어 주세요.

 

p.s #2
이건 그냥 개인적인 바람이자 생각인데,
민주당이 생각하는 페미니스트가 뭡니까?
나는 헷갈립니다. 세대와 남녀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언사와 구조적 성평등을 개선하고 남녀 성평등을 지향하는 것 명확하게 노선을 정하고 확실하게 알려주고 말해주세요. 생각보다 많은 청년들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혼란스러워 합니다. 남녀를 갈라치고 특정 이익집단의 얘기만을 듣고 가지 않으시길 부탁합니다.

 

p.s #3
국민 대통합? 저는 이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에서 대통합은 정치권과 언론의 입에서 쉽게 오르내릴 정도로 그렇게 흔하게 일어나지도 않습니다.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고 옳고 그름을 따져가며 싸우세요. 다수가 되어 스스로 여론이 되세요. 책임지지도 못할 '국민의 뜻', '압도적 여론' 등등 말만 하지 마시구요.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저의 부족하거나 틀린 내용이나 의견에 대해서는 겸허히 공부하는 자세로 더 배워보겠습니다.
앞으로도 제 마음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합니다. 모쪼록 이번 아픔을 잘 이겨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고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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