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쓰신 많은 글 잘 읽었습니다. 대체로 요약하자면 여성과 남성의 차별을 그냥 없애면 되는데 여성 우대정책은 역차별이다..그리고 그게 페미니즘으로 연결되어 지금의 남성들의 반발을 일으킨 것이다.. 이런 논조이신것 같습니다.
첫째로, 전 여성 우대 정책이 어느정도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부분 인정하듯이 애초에 남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적당한 우대 정책없이는 차별은 그냥 계속되거나 가속화될 뿐입니다. 다만 그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데 있어서 1. 적당한 경계선의 설정 2.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의 문제로 남성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킨 것이 문제였죠. 예를 들어 경찰이나 소방관같은 직군에 여성만 특별한 기준으로 채용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은 안전, 사회적 네트워크 (꼰대들의 인식 포함) 등에서 약자이고, 동일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의미에서의 배려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로, 민주당을 급진적 페미니즘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정의당과는 다르게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정상적인) 보수 정당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정삭적인 사고방식은 가진 보수, 중도, 진보가 다 섞여있는게 민주당의 숙명입니다. 민주당이 성차별 문제에서 정의당과 국짐당 비판을 모두 받는 이유가 그 때문이기도 하죠. 따라서 이 문제는 민주당의 정책적 통일성과 소통의 부재가 문제라고 봐야 옳습니다.
셋째로, 궁극적으로 비난의 대상은 국짐과 이준석이 되어야 합니다. 이준석과 국짐당은 나라가 망하든말든 표장사를 위해 젠더 갈라치기를 했습니다. 여당과 정부의 정책적 잘못을 바로 잡거나 건설적 지적을 하는게 아닌, 한편에 서서 극단적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싸움을 일으켰죠. 현재의 상황이 악화되면 출산율은 더 개판날 것이고 나라 망하는데 20년 안걸릴겁니다. 그래도 어쨌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민주당과 문제를 악화시켜 표장사에 몰두한 국짐당.. 어느 쪽이 잘못했습니까? 한쪽에서 저렇게 싸움을 부추기는데, 어떻게는 말려 보려고 하는 민주당의 시도는 성공하기 힘듭니다. 불 지른 사람이 잘못인가요 아니면 불을 못 끈 사람이 잘못인가요?
넷째로, 젠더 이슈에 한해서 민주당과 정부는 실패한게 맞습니다. 목적이야 어찌 되었던간에, 저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뼈아프게 당했습니다. 민주당이 젠더 이슈를 방관한 부분은 절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골수 국짐당 혐오자인 저조차도 이번 선거를 계기로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이슈화되는 것을 기대할 정도였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놓친 것이 맞습니다. 다만 이것이 국짐과 이준석을 정당화할 순없다는 것은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민주당의 정책적 실패에 대해선 건설적으로 비판하되, 국짐의 젠더 갈라치기에 대한 정당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것 입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로 인해 젠더 문제를 더이상 외면하거나 방관할 수 없을 겁니다. 부디 합리적인 방향으로 국민통합을 잘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솔작힌 제 개인의 생각을 말하자면.. 아무리 그래도 윤석열은 아니었다입니다. 민주당에 경고장 준답시고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는다... 그건 아니죠. 젠더 문제로 윤석열을 뽑느다... 솔직히 전 멍청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에 놀아났다.....그게 제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