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드럽게 안듣는 우리 첫째.
어느날 밤 혼자 자기 싫다고 떼쓰는 첫째 아이와 침대에 같이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농담으로 이 집 나중에 우리 첫째 줄까 막둥이 줄까 하니깐
첫째가 '왜 이집을 줘? 엄마 아빠는 이집에 안살려고?' 이럽니다.
전 그냥 아무생각없이 아니 그냥 엄마 아빠 늙으면 나중에.. 라고 했더니
첫째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아빠 늙지마~ 이럽니다. 계속 같이 살자고..
가슴이 찡 하더라고요.
그래서 꼭 안아주면서 그래 안늙고 평생 같이 살께 하면서 달래 주었네요.
한편으로는 니가 말좀 잘 들으면 아빠가 좀 늦게 늙을거 같아 라는 생각과 지금 그 생각이 커서도 그대로 일까 싶은 생각이. ㅋㅋㅋ
암튼
그 후로도 자주 저보고 아빠 늙지마 이럽니다.
근데 그게 내 맘대로 되나!!
늙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저도 나이가 좀 있는지라 흰머리가 하나씩 늘어납니다.
어렸을때 아버지 흰머리 개당 10원 씩 해서 엄청 뽑아 드렸었는데
생각해보면 얼추 그때의 아버지 나이에 비슷해 졌어요.
지금은 그 커다랗던 아버지는 안보이고 고향에는 많이 구부정 해진 할아버지만 있네요.
언젠가 저도 그런 할아버지가 될거고 제 아이의 머리에도 흰머리가 생기는 그런 날이 또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