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안정을 찾는 방법을 잃어버려서인지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려서인지
이전보다 훠어얼씬 더 감정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 같은 내 모습이 느껴질 때마다
움찔움찔 하면서 정신이 너무 어지럽다 ..
서비스 일을 오래 해서 아무리 진상 오브 진상을 만나더라도
그래도 앞에선 웃고 뒤에선 친구들과 동료들과 쏘주한 잔 하면서
막 씹어 날려버리고 그랬었는데
이젠 같이 일하는 사람이랄도 마음에 안들면 얼굴이 굳어버리고 눈길도 안가고 ..
기분이 나쁘면 목소리도 안 나오고
몸이 안 좋으면 눈에 누가 들어오는 것도 싫고
그러다 또 기분이 좋으면 온종일 생글생글 낯선 사람에게조차 다정하기 이를 데 없어지고.
한 순간 내 바닥을 기던 자존감을 눈높이까지 끌어올려준 지난 사랑이 그리워하며
이젠 더 떨어질 것도 없는 자존감을 끌어 내려 짓밟는 것 같은 곁에 있는 지인이 밉고,
그러면서도 불안하고 외로워 어디 도망가지도 못하고
그러다가 또 한 순간 해맑게 웃으며 농담이라도 들려주면
그래도 그게 또 좋다고 한참 기분이 좋아 잠도 잘 자고.
책도 몇 권 빌려다 하루 종일 틀어박혀 읽고 싶고
친구들 만나 맛있는 거 시켜놓고 가볍게 반주하며 수다도 떨고 싶고
그러다 한적한 걷기 좋은 길도 좀 걷고 싶고
집에 오면 푹신한 내 침대에 드러누워 선물 받은 커다란 내 곰돌이 인형 끌어안고 자고 싶다.
말이 딸려 책을 빌려 읽기는 커녕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혼자 먹는 밥은 왜 아무리 비싸고 맛있다는 걸 포장해다 먹어도 맛이 없는지
강제로 하루에 몇 시간을 걸어야 하는 게 이젠 슬슬 지치고
좋은 침대라는데 중고로 마련한 침대는 왜 항상 차디찬 것이며
사이즈도 알맞건만 왜이렇게 허전한건지 한 시간에 한 번씩 꼭 깨버리는 것도 일상이 되긴 한 듯 하다.
맥주 한 캔이 사치이고 화장품이라곤 2년전에 들고 온 게 바닥을 보여가고 있으며
화장실엔 클렌징폼 하나만 덜렁 있는데,
이모가 물려준, 만 원이 채 안 되는 값에 샀던, 20불이 채 안되기에 담아 왔던 옷들로 살고 있는데
도대체 이노무 돈은 벌어도 벌어도 다 어디로 가는건지
난 왜 오늘도 다음 달 방값을 걱정하고 있어야 하는건지.
더 배우고 싶어서 벌고 벌려 하는데 배우기는 커녕 월화수목금토일 하루도 쉼 없이 일하다 문득,
집에서 지원 받으며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면허를 따고, 중고차를 사고, 밥을 사먹고, 휴일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다니는
그런 친구들이 99%인 주변을 둘러보고 나면 허탈해진다.
다정하게 아내를 위해 소소한 전화 통화를 거치는 옆 사무실의 회사 사람을 며칠 겪으며
나도 가족과 친구가, 애인이 곁에 있어 조잘조잘 하루 있었던 일을 얘기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외노 생활에 지친 외노자의 뻘글 뻘소리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
비가 와서 감정이 막 요동치나봐요 ...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