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자이고...
과장이라는 직함 달고 바로 아래에 후임들 몇 명을 먹여살리고 있는 입장입니다.
여태껏 그들을 진심으로 대해왔다고 생각했고,
틈 날 때마다 밥이며 술이며 커피며 먹여가며 힘든 일 있으면 어르고 달래고
업무적으로는 혼내고 다독이고 그렇게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그들이랑 같은 게임을 했고, (제가 시킨게 아닙니다 그들이 같이 하자고 했어요)
주말에 같이 팀원들이 피씨방가자며 저희 집 앞까지 찾아오고...
그래서 제 게임머니도 기꺼이 그들에게 2만골씩 보내주고
제 남편 시켜서 가방도 좋은걸로 사서 보내주고 했는데....
이런거...별거 아닐수도 있겠지만 저는 진짜 그들을 아끼는 마음에 선뜻 그래왔거든요...
그런데...
오늘...
업무를 해놓은걸 대충해놨길래
왜 이렇게 했냐 물으니 원래 그랬으니 그랬다고 하길래
'원래 라는것은 없었다. 그리고 왜 나한테 이렇게 하겠다고 미리 말하지 않고 마음대로 진행했냐?'
제 말의 요지는 이것이었고, 다시 하라고 했습니다.
그랬는데 둘이서 빠르게 메신을 주고 받는게 보이더라구요
아 진짜 평소엔 관심도 없고 눈도 나빠서 잘 안보이는데...
오늘따라 메신이 뚜렷하게 그것도 딱 두 글자가 명확하게 눈에 꽂히는 겁니다.
"오늘따라 왜 지랄한데?"
진짜 숨이 턱 막히네요...
여자애가 다른 사람 밑에서 그 사람이랑 일하기 힘들다고 그래서
어렵게 빼내서 제 밑에 데려왔는데
거기서 빠져나온게 자신의 올해에 제일 좋았던 일이라며 어제까지만해도 그렇게 말하더니만...
그리고 또 남자애는
어제 갑 앞에 나가는 보고서에 실수 투성이를 해놨어도 제가 그걸 잘 마무리를 지어줬는데...
이런 일들이 몇년 간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하....
물론 저도 하는거니 당연히 상사인 제 뒴담은 할거라 생각했지만
직접적으로 '지랄'이라든지 그런말을 쓸 줄은
그것도 제가 옆에 앉아있는데 서로 같이 하면서 키득거리고 있을줄은 차마 몰랐네요
뒤집어 엎을까 지금 고민중인데...
이번주에 여자애랑 둘이 해외 출장 가야 하는데
하...
미치겠네요...
진짜 당혹스럽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