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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판세와 '민주당의 길'
게시물ID : sisa_1204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민주국민
추천 : 4/6
조회수 : 1501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22/05/27 0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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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은 정치에 왜 관심이 있어요? 

저는요, 
우리나라가 사람이 사람다운 모습으로 평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정치는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목적과 수단이 바뀌어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해도 되고 상대는 적이고 악마라는 증오심이 곳곳 넘쳐납니다. 상대는 소도둑이니 나는 바늘도둑쯤 되어도 된다는 모습이 보입니다.
부디, 이기더라도 지더라도 보수보다 더 나은 인간다운 진보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괴물을 잡자고 괴물을 닮아가지 말자고요.

* 욕설차단 토론환영
* 유승찬 정치컨설턴트의 페북 글 공유합니다. 5월 17일 게시글이라 날짜가 며칠지났고 곧 투표도 시작이라 많이 늦었지만, 내용이 좋으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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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판세와 ‘민주당의 길’ (5/17 유승찬 정치컨설턴트)

현재로선 국민의힘 압승국면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에 치러지는 선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아직도 여당인지 야당인지 분간을 못하는 민주당의 전략적 패착이 가세했다.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최소 4곳에서 최대 7곳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국힘 대 민주 스코어는 최소 13대4에서 최대 10대7이라는 뜻이다. 
호남 3곳과 제주는 민주당 승리. 
민주당은 여기에 수도권에서 경기를 이기고, 충청권에서 세종과 충남 2곳을 이겨야 겨우 7곳을 채울 수 있다. 
기초단체와 지방의회 선거도 개인 역량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전체적으로 광역선거 흐름을 따라갈 것이다. 

사실 민주당에게 큰 기대를 하고 쓴 글은 아니다. 
다만 다음 총선 때 가서 ‘그래도 지난 지방선거 때가 나았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조언을 하려고 한다. 

민주당의 전략적 오류

“그들은 두려움과 야심, 그리고 판단 착오라는 치명적 실수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다른 맥락으로 쓰인 스티븐 래비츠키의 진술은 민주당에도 꽤 잘 어울린다. 

첫째, 사실상의 대선불복 이미지

이재명의 짧고 감동적인 승복 메시지는 가뭇없이 사라졌다. 
평가와 반성, 성찰의 시간에 강경파들 혹은 정략가들의 선동에 휘말려 검수완박을 밀어붙였다. 
‘부드러운’ 정권 견제론으로 치러야 할 선거를, 외려 민주당 심판론 프레임으로 대체했다. 
거듭 강조하지만 국민 55% 이상이 반대하는 정책을 강행하면 역풍이 온다. 
우리나라 검찰이 민주주의의 병폐라고 해도, 민주주의의 병폐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민주주의’이다. 
두려움과 야심의 감옥에 갇혀 절차와 토론, 숙의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음으로써 특히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왔다. 
사실상의 대선불복 메시지가 청와대에서도 민주당에서도 가감없이 흘러나왔다. 

둘째, 이재명의 조기등판과 총괄선대위원장

패배한 후보의 조기등판은 대선불복 이미지를 강화한다. 
실제로 이재명과 민주당의 메시지를 보면 아직도 대선이 끝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지방선거인데, 보궐선거 후보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앉히는 게 사리에 맞나?
직전에 패배한 장수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스스로 불리한 프레임 안으로 들어갔다.
새 대통령 취임 20여일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정치전선을 전면화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유일하게 가능한 정치전선이 새 정부의 인사난맥상이었는데 여기에 대한 대응도 감정에 휘둘려 제대로 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한동훈만 생각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다시 읽어라.

셋째, 다시 극단적 팬덤의 품에 안긴 것

팬덤에 끌려다니다가 5년 만에 대선에서 패배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다시 그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문지기로서의 정당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 
기존 팬덤에 더해 개딸, 양아들 같은 새로운 팬덤을 공식화하고 ‘추앙'하기까지 한다. 
뚜렷한 망조다. 
말과 사슴의 이야기가 유용할까?
사슴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말이 사냥꾼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사냥꾼이 조건을 단다. 정말로 복수하고 싶거든 고삐로 말을 조종할 수 있게 마구를 채우고, 사슴을 쫓는 동안 내가 앉을 수 있는 안장을 얹어야 해. 말은 기꺼이 동의했고 사슴을 물리쳤다. 말이 사냥꾼에게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했다. 마구도 안장도 풀어달라고 했다. 사냥꾼이 말했다. 난 이대로가 좋아.
팬덤은 사냥꾼이다. 극소수의 팬덤이 민주당에 ‘문자폭탄’의 마구를 채우고 ‘헌법기관의 심장을 짓누르는’ 안장을 얹은 채 조종하고 있다. 
172명 전원발의가 갖는 함의가 무엇인가? 
당내 민주주의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거듭거듭 강조하지만 선거는 중도층을 얻는 싸움이다. 
민주당은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지방선거뿐 아니라 다가올 총선에서도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민주당이 다시 강해지려면, 팬덤을 극복하고 의원들의 소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이 할 일은?

첫째, 민주당의 정체성을 찾아라_ 민주당은 왜 존재하는가?

김대중 시절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었다. 
지금 민주당은 어떤 정당인가? 
노무현 시절 민주당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었다. 
지금 민주당은 어떤 정당인가?

영혼없이 국힘에 반대하는 정당? 
기득권 내로남불 정당?
170명의 박수부대 의원을 가진 정당?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는가?
민주당은 지금 당장 그 고장난 계산기부터 갖다 버리시라.

둘째, 정치전선 이보후퇴, 민생-인권전선 일보전진

국민들이 새정부가 잘하기를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다. 
취임 20일 뒤에 치르는 전국선거에서 새 정부와 정치전선을 펼치는 것은 아주 불리하다. 
특히 네거티브에 올인하는 것은 참패의 지름길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고, 국회의원은 시민이 뽑는다면, 지방선거는 주민이 뽑는 선거다. 
지방선거는 ‘무상급식’이 최대 이슈가 될만큼 민생밀착형 선거다. 
민생-인권전선에 과감히 서라.

불리한 판을 조금이라도 흔들고 싶다면, 
-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에 즉각 나서라.
- 장애인 이동권을 비롯한 약자를 위한 복지확대 정책을 내놔라. 
- 전세계 모든 진보정당의 강령인 ‘부자증세’ ‘복지확대’를 당론으로 채택하라.
-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투표를 조속히 실시하라. 당론으로 가부를 정할 생각하지 말고 의원들의 소신투표에 맡겨라. 
- 민주당 의원 및 공직자 성비위에 대한 전수조사 및 단호한 결별의지를 밝혀라.
- 팬덤 정치와의 결별을 공개선언하라. 

셋째, 단 하나의 전략, 반성과 호소

민주당이 광역단체 7곳 이상을 승리하기 위한 단 하나의 전략은 반성과 호소다. 
그것뿐이다.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최소한의 힘을 남겨 주십시오. 
대통령도 검찰 출신, 청와대와 정부의 요직도 다 검찰 출신입니다. 이 정부의 독주를 막을 최소한의 힘을 주십시오. 
민주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바꾸겠습니다. 기득권을 버리고 국민 곁으로 다가가겠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하지만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이걸 당차원에서 실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어디에선가, 특히 간절한 지방의회 의원 출마자라도 제대로 현실을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두서없는 글을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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