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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다 라는 단어는 매우 부담이네요 ..
게시물ID : gomin_15309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leur_De_Lis
추천 : 2
조회수 : 338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10/09 00:27:53
우린 어렸을때 장래희망을 적었습니다 . (저 초등학교때 기준으로 진행할께요..)

과학자. 대통령 . 경찰관. 소방관. 등등 뭐 이렇게 보통이었었네요.. 
(요즘과는 조금 다르죠...? )

그와중에 
"아빠" 라고 적은애가 있었는데, 
엄청 놀림당했었습니다.
장래희망이 아빠가 뭐냐, 그런건 장래희망이 아니다. 라는식으로요 .

뭐 그시절엔 다들 그랬습니다.
크면 당연히 아빠가되고 엄마가되고. 그렇게 생각하던 시기였으니까요.

근데 요즘들어 그걸 다시 생각해보게되었습니다.

평범한 아빠...

아빠란 그렇게 하찮은것인가. 그저 꿈이라고 보기엔 너무 의미없는것인가. 

평범한 아빠 라는 존재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평범한 아빠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것인가.

아이들이 보는 평범한 아빠란 과연 어느정도의 존재인가에 대해서요.

아빠가 되기위한 첫번쩨 단계는 결혼이 되겠네요.
(조금 남들과는 다른분들도 계시지만, 가장 대중적인? 경우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꼭 그런건 아니지만,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경우가 비교적 많으니까요..

자 아이를 낳았습니다.(혹은 입양했습니다.) 

이제 평범한 아빠일까요? 

아직 무언가 부족하군요.

아내와 아이와 같이 살 집이 필요합니다.

내집이면 좋지만, 전세도 좋고, 월세도 좋고. 그저 세 가족이 비안맞고 추위를 조금피하고, 비교적 안전하게 잘수있으면 됩니다.

집도있고 부인도있고 아이도있고. 

집은 하늘에서 떨어지지않습니다. 돈이 필요하겠네요. 직장이 있어야죠.

직장을 얻었습니다. 연봉 2500쯤부터 시작해보죠.
(제 전공으로 대졸이라는 학력만으로 시작하면 저정도 되겠네요. 3D같은 전공이라니..)

부인도있고,아이도있고,집도있고, 직장도있고, 집구하느라 좀 생긴 대출도있고 .

애기가 커가면서 돈이 조금씩 더 들지만 내 연봉도 오르고. (제법 빠듯하겠지만요..어쩌면 부족하기도 하구요..)

애가 이제 유치원에 다닙니다. 

아이가 놀러가고 싶다고하네요. 가야죠. 내 소중한 아이가 가고싶다는데.
교통수단은 대중교통이 되겠습니다.

아이가물어보네요
"내 친구들은 다 아빠 차 타고 놀러간다는데, 왜 아빤 차가없어?"
이 순진하고 평범한 한마디에, 내 가슴은 찢어졌습니다.
아이는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지만, 아이가 보는 평범한 아빠는 "차"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힘들에 아끼고 아둥바둥 살며 모아둔 돈을 꺼내봅니다.

매달 생활비에 집대출에.... 매달 조금씩 한푼두푼 아껴 모은돈이 조금되네요.

난 그저 내 아이가 기죽지않게, 최소한 남들만큼만 평범하게 살게해주겠다는 아빠는 결국 

경차를 삽니다.

생활에 위험을 느끼지 않을만큼남기고 나머지는 할부로.. 마음같아선 중형차를 사고 싶었지만, 그럼 매달 적자가 예상되니까요.

이제 부인과 아이와 집과 차를 얻었습니다.

이제야 그나마 "평범해 보이는" 아빠가 되었네요.

하지만, 난관에 부디쳤습니다.

"아빠는 퇴근하고 맨날 잠만자, 왜 나랑 안놀아줘? "

그렇습니다. 아이는 아빠랑 놀아보질 못했네요.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출근해서 야근하고 퇴근하면 아이가 자고있거나, 내가 기절하듯 쓰러지거나.

아이는 평범하게 아빠랑 놀아보고싶었습니다.

힘내야겠네요...다만 한시간이라도 놀아주기위해 남은 체력을 끌어올려봅니다.

아이랑 놀면서 웃어주는 모습을 보니 힘이나네요..

착각이었나봅니다. 아침에 눈이 안떠지는군요... 

어쩌겠습니까. 내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뭘 못하겠습니까.

부족한 잠이야 지하철에서 자고, 밥시간에자고, 틈틈히 보충해야죠..

이제서야 아이에겐 조금은 평범한 아빠가 되었습니다.
........................

아이에게 과자한봉지, 아이스크림하나 사주기위해 술한잔 덜먹고,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기위해 술한잔 덜먹고,
아이와 외식을 하기위해 술한잔 덜먹고,

.....

아빠란 매우 힘든 직책이었네요.

나 하고싶은거 다 참아가며 아이만 생각하고,
나 먹고싶은거 다 참아가며 아이 먹을꺼 챙기고,
나 쓰고싶은거 다 참아가며 아이 장난감하나 더 사주고.

이런존재가 아빠라는걸 알았다면 
그 어린시절 그 친구를 놀리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보네요 .

생각해보면... 아빠랑 대화해본지도 오래되었네요.
좀 사정이 있어서 떨어져 살아서 그런지 얼굴도 자주 못보고요.

괜히 술먹고 나니 아빠생각이 간절해지는군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직접 귀에 들려드리고 싶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않네요..

네, 우리아버지는 평범한 아버지입니다.
출처 어차피 제가 겪는일은 아니고 그냥 생각해본거니 편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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