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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나 날짜를 착각해서 큰 이벤트를 놓친 적이 있으신가요?
게시물ID : humordata_19534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볼그
추천 : 11
조회수 : 1998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22/06/15 15: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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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결혼하고 생긴 취미 중 하나가 아내와 축구 보기입니다. 수요일 저녁마다 함께 '골 때리는 그녀들'이라는 프로를 시청 하는데요. 아내가 축구 보는 것을 재밌어해서 같이 국대 에이매치 경기도 함께 시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영국과 독일에서 축구 직관 한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평소 사람 많고 복잡한 곳에 가는 것을 싫어하던 아내도 축구 직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결혼 하기 전에 주로 합정동에서 데이트를 했습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 쪽으로도 자주 산책하러 갔었어요. 상암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 직관을 꼭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피파 랭킹 1위인 브라질이 한국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예매를 위해 계속해서 접속을 해봤어요. 길고 긴 코로나로 직관에 목말라 있던 축구 팬들을 뚫고 예매에 성공하기에 브라질전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습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6만 6천석 정도인데 계속해서 동시 접속 25만 명인거에요. 아쉬운 마음을 삼키며 집에서 함께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어요. 

그러다가 직관의 기회가 찾아왔으니 이집트와의 대전에서 손흥민과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인 살라선수가 출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나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취소 표가 속출하고 있다는 거에요. 이것은 저에게 기회였습니다. 어렵지 않게 표를 구할 수 있었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 알렸습니다. 아내는 함께 축구 직관을 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어요. 

저는 이번 주 일정을 머릿속으로 정리했습니다. 화요일 직장 회식, 목요일 축구 관람 

 목요일 축구 관람! 

저는 한 치의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게 목요일에 축구 관람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아내와 함께 축구를 보러 간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화요일 오후가 되자 축구 잘 봐라, 나 대신 응원하고 와라! 몇몇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어요. 저는 왜 목요일에 하는 축구 응원을 화요일에 연락하지? 이 정도로 생각하고 더 이상의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화요일 저녁 회사에서 식사를 마무리하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와서 누워 아내와 오늘 하루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이 때 친한 동생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형이 직관하는 경기에서 골이 많이 나네요!”

응? 나에게 지금 미래를 보는 능력이 생긴 건가? 이게 무슨 소리지? 

저는 화들짝 놀라며 인터넷을 열고 검색해봤습니다! 이집트와의 경기는 오늘(화요일)이었어요. 저의 가슴은 바닥에 철렁 떨어졌습니다. 

축구 티켓 비용을 날렸다는 아쉬움보다 기대했을 아내의 마음을 생각하니 너무 속상했습니다. 속상해서 새벽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예전부터 달력에 표시하고 기록하고 약속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였는데 기록도 안 하고 확인도 안 하고 어디에 정신 팔렸었던 것인가?   일정 확인을 하지 않는 나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어요. 예전에 메모의 중요성에 대한 책을 읽을 때 추락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그 상황과 느낌을 기록하는 한 일본인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머리도 그리 좋지 않은데 왜 기록하지 않았던 것인가.   이제 기록하고 두 번 세 번 확인하지 않으면 크게 실수하는 나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깁니다.
출처 나 새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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