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에서 설명하둣 형식적으로 경찰청으로 독립된 1991년 이후이나 정권교체로 최소한의 독립이 ‘현실화’된 1998년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찰이 얼마나 쉽게 변해왔는지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예컨대 503 시절 시위대에 물대포를 직사해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 경찰과 그 정권 말미, 촛불 혁명대의 시위를 안전하게 지켜주던 경찰은 같은 존재였다. 정권이 바뀌자 5년 간 볼 일 없었던 물대포 살수차를 다시 불러 올린 것도, 간발의 차로 패한 야권 대권후보를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한 것도 같은 경찰이란 조직이다.
이렇게 권력 앞에선 바람보다 빨리 눕는 경찰이란 공무원 조직을 1991년 이전으로 돌리려는 시도를 출범한지 한달 남짓인 정권이 하고 있고 정말 보기 드물게 시민사회와 경찰 공무원의 절대다수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경찰 감시해서 갈구는 게 일인 시민운동활동가도 경찰을 이번 사안에선 응원하고 있고 평상시라면 입도 뻥긋하지 못할 말단 경찰 직원이 공중파 라디오에 출연해 정권과 경찰 지도부를 디스한다. 그만큼 엄중한 문제란 말이다. 적어도 1991년 이전에 사춘기를 겪은 이들이라면 어렴풋이나마 알 거라 확신한다. 윤석열이 만드려는 경찰조직이 어떤 것인지.
이는 결코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사안에는 법률을 무시하는 시행령 통치 시도가 들어있고 거대 권력기관을 지금까지보다 더 한 권력의 애완견으로 만들겠다는 시도가 들어있으며 코드인사 따위는 귀여워보이는 측근/지인인사, 2시간만의 치안감 인사 변동과 같은 무지막지한 권력행사를 통한 길들이기 등등 이 정권의 문제점이 다 들어있는 종합선물과도 같은 사안이기에 절대로 질 수 없는 최초의 전선이며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민주당 포함 현 야권 전체의 제 1과제가 돼야 한다 생각한다.
원래 검찰이 권력의 개였다. 그 개가 권력 자체가 되자 자신의 옛 자리를 대신할 개를 찾고 있는데 그 중 선봉으로 경찰을 찍은 듯 하다. 원래 검찰이란 개를 낳은 건 저 옛날 경찰이었다. 세월이 거지같이 흘러 이 사단이 나자 검찰이 이번엔 자신을 낳은 경찰을 개로 삼으려는 건 그리스 신화적인 것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일반 국민들에겐 그냥 개같은 일일 뿐이다. 그것이 최소한 컬럼 마지막처럼 이러면서 독재로 가는 첫 시작이긴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