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둘 딸하나. 쌍둥이는 아직 없으므로 음슴.
요리가 취미가 된지 어언 이십년.
취미가 십년이면 전문가 수준이라 했음.. 근데 그걸 두번 지났으니.
한식 중식 양식 등 제과제빵만 빼고 적어도 경력4년의 모 쉡 보단 잘한다고 생각하치.
쨋든.
맞벌이 + 아이셋 상황이고, 집안일의 70%는 제가 하는듯 하는데...
일단 주방관련 A to Z 전부는 제 소관임.
아침은 와잎이랑 같이 출근하므로..(와잎 내려주고 저 출근)
일주일에 네번은 샌윗치나 주먹밥 준비하고,
저녁은 와잎이랑 애들 픽업해서 집에오믄 여덟시..
그때부터 준비해서 밥을 먹는데.
정말정말 귀찮고 힘들면 한달에 한두번 정도 시켜먹거나 1솥도시락 사들고 와서 먹고
나머진 무조껀 집밥임.
집밥도 그냥 때우느냐,
네버.
요리의 즐거움을 아는자는 식사를 할때 대충이란 없지.
일단 오후쯤 되면 오늘 저녁 메뉴는 무얼 할지 생각함.
머릿속으로 레시피 쫙 세워놓고 집에 오자마자 손만 씻고 바로 요리 시작임.
어젠 며칠전 사다놓은 돼지안심이 생각나서
안심탕수육과 렌당(인도네시아 갈비찜같은거...)을 했음...
근데 요즘..서글퍼지는게...
와잎이...음식을 해줘도 맛있게 먹어주질 않음....
....맛이없는거 아닌지 의심이 됨?..
맛있음. 언제 함 대접하리다.
보니깐, 소위...배가 부른거임...
예전에...어언 십년전엔. 결혼전엔.
집으로 불러 이것저것 해주면 와 이남자 뭘까 정말 행복하다 이남자랑 결혼하면
평생 이렇게 대접받으면서 사는거겠지? 라는 표정과 반응이었는데...
결혼후...점점 반응도 없고 맛있다는 말은 들어본지 언제인지 모르겠음.
결정적으로...어제..
난 정말 야심차게 맛없을수가 없는 고기+고기 feat.튀김 의 조합으로 저녁상을 내어놓고
한마디나마 희미한 호평이라도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무표정하게 먹다가 하는말이....
"닭발먹고싶다........"
......
정말 울컥해서 아 정말 너무하네 힘들게 일하다 들어와서 앉지도 못하고
더군다나 요즘 디스크라 허리아파 죽겠는데 맛있는거 먹인다고 기름 튀어가며
기껏 해서 차려놨더니 그딴소리나 하고있냐? 너혼자 해먹던가 맘대로해 라고 말하며
먹던 음식 싹 갖다가 싱크대에 부어버리고 싶었으나.....
그렇게 되면 마마잃은 중천공이라. 유일한 나의 취미인 요리도 할수가 없어질 뿐더러...
유부징어들은 아시겠지만...와잎이랑 싸워서 그 불편한 분위기 계속되믄 얼마나 짜증남?...
그래서 모든 내 맘을 담아 썩소 한번보여줬더니..
와잎도 아차 싶었는지 농담조로 "왜 짜증나?ㅋ" 이러고 넘어가는데
못난 나란놈은 꼬리내리면서 그럼 내일은 호X 불닭 사다먹을까? 이러고 있음...ㅠㅠ....
밤에 누워 내일아침 메뉴 생각하다가 결심을 했음.
요리하는게 사실 누가 맛있게 먹어주고 잘먹었다고 한마디라도 해줘야 보람도 생기고 하는건데
집에서 백날 산해진미 해다가 바쳐봐야 그런말 한마디 듣긴 글른것 같음.
애시키들도 뭐 해주면 영혼없이 잘먹겠습니다 잘먹었습니다는 하는데
맨날 이것저것 해주니 당연한줄 알아서 서운한 중임.
그동안은 요리할때 요리하는데 집중하느라 사진 잘 못찍고
다 차려놓고도 뭐 사진찍는다는게 남사스럽고 뭐 또 이깟거 사진씩이나 찍냐는 생각에 안찍었는데
이제 열심히 사진도 찍고 (집에 옛날거지만 데세랄도 있음) 집밥 20년 경력으로 누적된 나만의 황금 레시피도
요기 요게에 열심히 올릴거임.
그러니까 징어님들은 제 글 보이면 들어와서 맛있어보이네요 정도 리플 달아줘야함.
음식 정성스레 울 징어님들한테 대접하고 싶은 맘이야 굴뚝이지만...
열심히 사진이라도 올리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