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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바이오쇼크, 기형도 그리고 촛불집회 (스포O)
게시물ID : movie_153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발터벤야민
추천 : 2
조회수 : 70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12 00:01:58
오늘 설국열차를 보고 왔습니다 .물론 양갱을 들고요(매우 감사 드려요 ㅋ)

줄거리나 해석이 아닌 그냥 몇몇 장면에 대한 제 단상을 좀 적고 싶네요. 두서 없어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1.jpg

우선 처음 봉기 할때 드럼통으로 무기를 만드는데 이때 어른의 것, 갓 태어난 아이의 요람, 종교와 인종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만들더라고요.
투쟁이라는 것은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하단 감상을 받았고, 여기서 고은의 화살 이라는 시가 생각이 났네요,

화살 - 고은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십 년 동안 가진 것

몇십 년 동안 누린 것

몇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든가

뭣이라든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화살의 발사와 드럼통 액션 장면 비슷하지 않나요?)

그리고 다음.



대규모 전투씬이 있는데.

28.jpg

도끼 든 사람들의 마스크가 보이시지요. 눈과 귀가 가려져 있거나, 흑인들은 귀와 입이 가려져 있네요. 이것은 자신의 발언과 생각을 통제 당하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것 같았어요. 시키는 대로만 하는 맹목적 행동.

여기서는 최승호의 북어가 생각났습니다.



북어 - 최승호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중간 중간 틸다스윈튼 이나 알리슨 필의 선동과 연설. 이건 말 할것도 없이 게임 바이오 쇼크가 생각 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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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image.jpg


거짓된 말과 신앙적 선동. 전 이것에 현혹된 사람들, 영화에서 나오는 어린아이들이나 복면쓴 사람들은 꼬리칸 사람과 마찮가지로 피해자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선택없이 강요만 당했기 떄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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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쇼크 역시 1,2, 인피니트 전부 지배자가 자신의 우상화, 거짓선동, 잘못된 정보 등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또 사람들이 아무 비판적 사고 없이 이를 숭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형도의 홀린사람이 강하게 떠오르더군요.




홀린사람- 기형도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 분의 슬픔이었고
이 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 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 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 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 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 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 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 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 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 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가방에 항상 기형도 시집 `입속의 검은 잎`을 넣고 다니는 지라 영화 끝나고 바로 찾아 읽어봤네요.)





마지막으로 중간에 터널 전투씬에서 횃불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투쟁과 횃불. 저만 그런지 촛불집회가 강하게 떠오르더 군요.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 저도 그만 생각하고 행동해야 겠습니다. 

Luna_93158_1[5].jpg


저는 이 영화가 지금 우리들에게 전하는 봉준호에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더 길어지기 전에 이만 줄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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