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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지옥우화] 2. 초대(2) - 맛있어!
게시물ID : panic_1028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헷살따라
추천 : 1
조회수 : 7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7/26 20: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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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눈빛들을 보아하니 많이 놀란듯 하군.

푸른행성을 진정한 지옥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니 이제 종말인가 하고 겁을 먹은건가?


아니지, 아니지. 너희들 눈빛은 겁을 먹은 눈빛이 아니라

이 멍청한 빨간 괴물놈이 도대체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지 의아해 하는 듯한 눈빛이구만.


다들 이 짧은 시간 동안 여러가지 생각을 했었을 텐데 아마 대부분 이렇게들 생각했을거야.


'이미 이 세상은 지옥인데 무슨 진정한 지옥을 만들겠다는거야 이 미친X아'


또 누군가는 비웃으며 이렇게 생각을 했겠지.


'예수 그리스도와 주님께서 악마로부터 지켜주시어 세상은 구원 받고 천국길로 안내하리라'


다른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하며 오금을 지렸을테고.


'이미 많은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어 이 세상은 천국 그 자체인데 내가 가진 것을 다 빼앗겠다는건가?'

'세상을 불구덩이로 만들어 파멸로 몰아넣겠다는 의미인가?'


자, 우선 너희들의 그 잘난 140억개 세포로 이루어진 희멀건 고깃덩어리에서 품은 의문점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 중 한가지만 맞고 다 틀렸다는거야.


먼저 내가 생각하는 계획에는 너희들이 말하는 그 주님? 이라는 존재가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아마 천상계의 천사들이 악마로부터 이 세상을 지켜줄 거라고 생각들 하나본데, 사실 내 계획에 우리 악마가 하는 역할이 그리 크지는 않거든 크크... 


자, 그리고 뭐? 돈과 권력을 뺏고 세상을 불구덩이로 몰아넣어?

하하하하하하!!! 아주 실망인걸? 푸른행성의 가장 우세한 종이 생각하는게 고작 그것 밖에 안되나?

역시 140억개의 뇌세포를 가졌어도 결국 행성에서 다른 종들에 비해 더 똑똑했을 뿐 미물은 미물이군. 아아, 그런 눈초리로 쳐다보지 말라고.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우리 지옥계 악마들은 절대로 세상을 파멸시키지는 않아.


왜? 당연한 것 아닌가? 세상이 아비규환되는 모습을 보고 그걸 즐기려면 결국 그 대상들이 있어야지 가능하니까. 인간이건 다른 피조물이건 다 없애버리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리고 천상계와의 계약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세상에 행사할 수 있는 힘은 제한이 있어.

우리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면 결국 그 계약을 파기하는 꼴이 되는 것이고 결국 천상계와 전쟁을 하는 재미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거든.


악마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냐고? 당연히 좋아하지. 하지만 우리는 다른 피조물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나가는 꼴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지 천상계와 같이 강력한 상대들과 전쟁을해 우리 자신들이 다치는 것은 원하지 않아. 이쪽 세계도 다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다고.


이건 너희들도 똑같지 않나? 본인들은 막상 전쟁의 한복판에서 폭격을 온몸으로 받아주는 주인공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전쟁 영화와 전쟁 게임은 재미있게 보고 재미있게 하고 있잖아? 그 멋있게 상공에서 미사일을 떨어뜨려 폭격하는 장면을 보고 최강의 액션이니 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막상 그 미사일로 인해 비록 영화속이지만 수많은 생명들이 곤죽이 되고 피바다가 되는데 말이야.


그러한 사실을 알고도 즐기는 너희들에게 충격받을 만한 것 하나 더 알려줄까? 


너희들은 이 세상을 창조한 것이 너희들이 믿는 그 선한 존재만 있다고 생각하나본데, 사실 우리도 이 세상을 창조하는데 큰 힘을 보태었다고! 세상에 널리 퍼진 병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은 모두 우리가 창조해서 세상에 내보낸거야. 그리고 세상 모든 피조물들이 가지고 있는 그 잔혹한 공격적인 유전자도 우리가 설계한 것이고.. 


이러한 모든 것들은 너희들이 전지전능 하다고 생각하는 천상계와 일정 수준 합의해서 너무 도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세상에 개입한 것이지. 결국 이 세상을 구성하는 일부에는 우리의 손길이 스쳤다는 것이고 너희들이 믿는 것으로 보이는 그 천상계 존재들로부터 일부 용인을 받고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거야. 


그렇기에 세상의 일부는 우리 악마들과 너무나도 닮았고, 우리는 우리가 일부 창조해 우리와 비슷한 면을 가진 이 세상을 너무나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파멸로 이끌지는 않아. 그것만 이해했으면 내가 말하는 것의 반은 이해한거야.


어때? 새로운 사실이지? 뭐? 악마놈의 농간이고, 모두 거짓말이라고? 뭐 맘대로 생각해도 좋아. 너희들이 믿고 안믿건 그건 나에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그리고 가진놈들이 우려하는 권력과 돈은 절대 빼앗지 않아. 너희들이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떠한 짓거리를 벌였는지는 우리 악마들이 누구보다도 잘 알거든. 오히려 우리는 인간들이 권력과 부를 얻기위해 고군분투하는 그 탐욕을 지지해. 그러니 이것 때문에 걱정되었다면 모두들 걱정 붙들어 매라고.


자, 그럼 마지막으로 이미 이 세상은 지옥인데 무슨 진정한 지옥을 만들겠냐는 의문일텐데.

빙고! 맞았어. 이 의문을 품은 놈들은 그나마 좀 더 똑똑한 놈들이군. 근데 혹시 이런 생각을 한 것 아닌가?


'이미 세상은 입시지옥, 취업지옥, 빚더미 지옥...'


이런 이런... 그렇다면 완전히 방향을 잘못 짚었구만...

저런 것들은 지옥의 축에도 끼지 못해. 저런 것들이 너무나 지옥같아 고통스러워 약을 먹거나 목을 매달고 죽고 싶다고?


오호! 그런 생각을 한다면 저런 하찮은 것들은 지옥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거야.

너희들은 그 지옥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최소한 너희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을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잖아? 


죽기 싫으면 입시를 포기하던가, 취업을 포기하던가, 파산을 하던가 해서 현재 너희를 괴롭히는 상황에서 굳이 죽음을 선택하지 않아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이고.


만약 누군가가 너를 괴롭혀서 그게 너무나 고통스럽다면, 너가 원하는 방식으로 너 자신을 죽여서 그 고통으로 벗어나거나, 아니면 그 괴롭히는 상대놈을 죽여버려서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 있지. 어떠한 방법이건 너희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그게 바로 너희 인간이라는 종에게 주어진 아주 큰 혜택이야. 바로 죽음을 선택하고 만들 수 있는 기회.


그런데 말이야. 진정한 지옥은 그 선택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

악마인 내가 그걸 지금에야 깨달았다니 너무나 우습지?


이전에는 나도 고통에 휩싸이는 것 자체만을 지옥이라고 표현을 했었거든.

그런데 막상 고통의 임계점 까지 오게되면 너희 인간들이 스스로에게 죽음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주어 극도의 평안 상태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악마로서 진정한 지옥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어.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푸른행성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지.


여담으로 내 이름이 나타샤로 인간 세상에서는 여자의 이름과 비슷하게 들리나 보더라고.

그래서 인간세상을 탐방하고 다닐때는 여자의 모습으로 변신을 해서 돌아다녔어. 

이뻤을지, 못생겼을지, 날씬했을지, 뚱뚱했을지, 그 모습은 너희들이 알아서 상상을 하고.

인간들이 만든 공포나 스릴러 영화에 등장하는 악마들은 대부분 잘생기거나 미인이더라고.

아, 꼭 그렇게 상상하라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마 하하.


그렇게 인간 세상을 관찰하고 있는데 어떤 경우에서도 인간들은 일정 수준의 절망과 고통에 도달하면 최고의 평온을 가지게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발견하면서 악마인 나조차도 너무나 혼란스러운거야.


악마는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지만 진정한 지옥을 발견하고 그것을 세상에 선물하려면 이 푸른행성에 대해 모두 알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관찰만이 아닌 직접 인간들의 생활을 체험하고자 인간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 들어가게 되었어.


그리고 그동안 인간세상을 탐방하며 단 한번도 입에 대지 않았던 인간의 음식을 경험해보기로 했지.

그 중 수많은 인간들이 모여서 먹고 있는 "족발집"이라는 음식점에 들어가 족발 1인분을 싸들고 밖으로 나왔어. 식당에서 먹어도 되지만 왠지 수많은 인간들 사이에서 음식을 먹기에는 악마인 나조차도 거북했거든.


그런데 놀랍게도 인간으로 변신을 하니 혀의 감각도 인간의 그것과 비슷해졌는지 처음으로 맛보는 인간의 음식인 그 고기 한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눈이 휘동그래지면서 바로 이런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와버렸어.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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