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긴글주의)학생들 의견 묵살하고 학교 자습실을 도서관으로 바꾸려는 학교
게시물ID : freeboard_15324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복전정국
추천 : 0
조회수 : 2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26 13:47:03
우리 학교는 강원도에 있는 나름 네임드 여고야(어차피 평준화로 다 똑같지만)
아마 야자 개념이 흐린 수도권 고등학교 학생들은 생소하겠지만 우리는 이학년 여름방학, 겨울방학 그리고 삼학년에는 평일 심야자율학습, 주말 자율학습, 방학중 자율학습을 할 수 있는 자습실이 크게 있어 (야간자율학습은 교실에서 심야자율학습은 자습실에서 해)
자리는 약 270석으로 상당히 큰 공간이고 사용가능한 노트북도 있어서 인터넷 강의도 들을 수 있는 학생들에게 없어선 안 될 공간이야
학교에서도 사교육보단 자율학습을 지향하고 학생들도 삼학년이 되면 사교육을 줄이고 학교에서 자습하는 시간을 늘리고 면학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
사설이 길었다만 이정도 말해야 우리 학생들에게 얼마나 자습실이 중요한지 이해해줄것같아서.
약 일주일 전 우리는 몇몇 선생님들로부터 자습실을 도서관으로 바꿀거라고 통보받았어. 시험이 있는 이번주가 지나면 바로 공사에 들어갈거라고 말그대로 '통보'했어.
[ 학교 도서관이 열악한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의 현 입시제도 안에서 학생들에게 더욱 필요한 건 도서관보단 자습실이라고 생각해. ]
도서관이 자습실 전체를 통으로 바꿔야할만큼 커야하는 이유도 모르겠어. 학교 도서관 이용자도 적고 책도 몇 권 없거든. 만약 우리가 어렸을때부터 독서를 중점으로 대안교육을 받아왔으면 몰라도, 수도권이나 큰 도시의 학생들을 상대로 우리가 입시에서 싸워나갈 유일한 무기는 끊임없는 자습이라고 믿어.
그날 석식시간에 화난 학생들이 자습실 문에 포스트잇으로 항의하는 의견을 써서 붙혔고, 그 다음 야간자율시간에 선생님들이 그 포스트잇들을 다 떼버렸어. 
IMG_8676.JPG

IMG_8671.JPG

 (사진: 포스트잇으로 항의한 모습/선생님이 다 떼버린 모습)
우리는 교실에서 가만히 공부하느라 포스트잇이 떼진 사실도 몰랐고 자율학습시간이 끝나자마자 다시 포스트잇으로 항의했어. 그 날 감독선생님들은 우리가 포스트잇으로 항의하는 모습에 '누가 이기니 보자' '어디 한번 투쟁해봐' '학교는 그렇게 무식하지 않단다'라며 비웃으셨어.(그런 의도가 아니었어도 우리가 그렇게 느꼈고 크게 상처받았어)
그 후에 페이스북 등 개인 SNS에 학생들이 사진을 올리니까 학교 명예실추에 급급한 선생님들은 학생회를 모아서 '아이들을 설득해라'며 의견을 들어보려는 태도조차 보이지 않았고 학생회의 절충안도 '이미 설계도면까지 나왔다'라는 둥 공사를 서두르려했어.
아직 학교는 시험이 끝나면 공사를 강행할 계획을 바꾸고 있지 않아. 학생들 의견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잠해질거고 그냥 도서관으로 바꿔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인것같아. 교장선생님이 새로 부임하시고 '여고에 도서관이 이렇게 열악해서야 되겠냐'라고 하셨다는데, 이제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그저 우리 학교 이름에 걸맞는 휘황찬란한 도서관이 필요한게 아닐까싶기도 해.
오늘 언론사에서 학생들의 인터뷰를 따갔어. 우리 면학실을 우리 손으로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까지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아래는 떼진 후에 다시 또 포스트잇으로 꽉 찬 면학실 문과 각자의 포스트잇과 볼펜을 친구들에게 나눈 모습이야. 다른 커뮤니티로 출처없이 가져가줘 부탁해.

IMG_8549.JPG

IMG_8675.JPG
IMG_8670.JPG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