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장 구석에 먹다 남은 방사능 카레를 꺼냅니다.
일본식 카레의 유래를 덧붙이자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까지 인도를 지배했던 영국이 인도의 커리를 변형시켜 부드러운 카레를 만들었고,
일본은 이 카레를 영국으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었어요,
먹기도 편하고 간단한 카레를 일본은 카레를 군용 식량으로 썼답니다.
근데 일본의 세력이 점점 커지고, 나중엔 영국이 자신들에 위협이 될까봐
치사하게 일본넘들에게 군용식량인 카레를 팔지 않았어여.
그래서 일본넘들은 야마가 돌아서 지들 입맛에 맞게 좀 더 현지화시켜 카레를 만들었고,
그게 시간이 지나고 지나면서 이렇게 저렇게 발전하다가 지금처럼 고착화된게
오늘날의 우리가 아는 일본식 "카레"라이스랍니다. 커리랑은 다름.
커리에서 카레가 되기까지 인도->영국->일본 세 나라를 거친 거죠.
대충 뭘 넣을까 냉장고를 뒤져보니
탕수육해먹고 남은 안심과 대파, 양파, 마늘이 있네요.
감자와 당근이 있었음 좋으련만
수미칩 만드느라 감자를 와장창 사들이는 바람에 감자값이 두배로 올라서....
빈곤한 자취생은 단백질이라면 몰라도 탄수화물 따위 굳이 돈 더 줘가며 사먹지 않기 때문에...
마음대로 찹찹 썰어가지고....
원래 다지거나 채쳐서 건더기 씹을 필요가 없는 식감이 좋지만 (노인네 아님)
이번엔 왠지 그냥 깍뚝 썰고 싶었어요..
기름에 파와 마늘을 넣고 볶습니다
약불부터 넣고 볶아야 타지 않고 향이 베어 나와요.
부드러운 맛을 위해 자취생에겐 아주아주아주 값비싼 귀한 생크림을 살짝 섞었어요.
솔직히 우유 넣는게 더 맛있는데. 우유 사러 나가기가 너무 귀찮아서..
우유 넣을 땐 물 양을 살짝 적게 해서 우유로 농도를 맞춥니다.
완성이긴 한데 역시 당근이 없어서.....
색이 별로네요..........
토핑으로 올릴 떡갈비도 굽고요.
(앞에건 굽다가 못 참고 집어 먹음)
반숙 후라이도 조집니다. 밑이 좀 탔네요.
난 카레먹을 때 후라이 없으면 뭔가 섭섭하더라.....ㄷㄷㄷㄷ
접시에 예쁘게 담고
파슬리가루도 살짝 뿌려줍니다.
마무리는 어제 새벽에 산책갔다가 본 식빵으로 ㄷㄷㄷ
그나저나 아재들 때문에 요즘 ㄷㄷㄷㄷㄷㄷ가 손에 붙었네요
은근히 중독성 있어 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