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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에 관한 개인잡담
게시물ID : freeboard_15328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슾슾2
추천 : 1
조회수 : 2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26 23:26:17
 
 
요즘 생각이 참 많이들어요. 남녀평등에 대해서 또는 어떤 정의나 기준에 대해서.
 
 
그런 생각이 없었던 어린 시절에는 그냥 정말 아무 생각이 없이 살았던거 같습니다.
어릴때 성폭행을 당할뻔했던 경험이 있어서 남자 어른이 근처에 오는 것만으로도 불편하고 머슥거림을 느껴야만했던
그런 것들도. 어느 순간 나를 구성하는 일부분이 되어버리고
결국  저는 여성성이라는 것에도 거부감을 느끼고 청소년시절 엄청 남자처럼 꾸미고 다녔습니다. 조금씩 성인이 되며 다시
원래의 취향으로 돌아오긴했지만, 저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여성스러움'이라는 것에 반항하며 부딪힌 시절이 있었죠.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제가 남자연예인 덕질을 했을때, 
아무렇지않게 터프한척하면서(여성스러움에대한 반항때문인지 더 마초스런 남자처럼 굴면서)
아 저남자(덕질의 대상) 어떻게 해버리고 싶어요. 뽀뽀해버리고싶어요.  부끄럽지만 상스러운 댓글을 달고 했었네요.
그렇게 댓글을 많이 다는 편은 아니였지만 꽤 야한이야기 같은걸 동조하며 아무렇게나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아무런 생각없이 그걸 마음터놓는 남자 사람 친구에게도 말하고 그랬구요.
덕질이라는게 막 사람들끼리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엄청 격해지는 때가 있어요. 난 얘가 이마아아안큼 좋아! 라고 표현하는게 과열되면
결국 상스러운 이야기로 직결되게 말할 때가 많아졌었어요. 댓글을 많이 달진않았지만 저두 낄낄대며 같이 웃고 동참했었죠.
그런데 어느 날 남자사람친구가 그 이야길하며 같이 막 웃어주다가. 야 근데 반대로 남자가 여자상대로 그렇게 댓글 단다고 생각해봐. 이거 범죄아니야?
라고 말한 순간 머리가 딩~ 하더라구요. 그거 제가 정말 싫어하는 부류거든요. 여자가지고 말로 막 조리돌림하는 거.
그런데 내가 그러고 있었다니. 라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네요. 부끄럽지만요. 지금은 통칭 재봄오빠 찌찌파티라고 하죠.
그때 이후로 결국 나도 다를거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반성을 했어요. 그때 생각해보니 참 우스웠어요ㅋㅋㅋㅋ
남들이 하는건 눈쌀 찌푸리고 보면서 내가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자각조차 없었다는 것에대해서. 자각조차도요.
심지어는 오히려 여자는 남자를 그렇게 말해도 범죄는 아니지. 라는 프레임에 완전히 갖혀있었던거죠.
 
 
 
 
횡설수설 많은 이야기 했지만 이런 저런일들을 겪으며 저는 아직도 성장 중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요즘들어 더 더욱 남녀평등에 관한 이야기로 말이 많은데,
확실히 시대가, 사회기준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식이라는게 그 어떤 시대에 누구나 묻고 따지지않아도 당연시되고 통용되는 어떤 것들이라고 하는데
그 상식이라는 것도 많이 바뀌어가고 있구요.
우리 엄마시대만 해도 '남자가 부엌엘 왜 들어와' 하던 시대였고 그것이 상식인 시대였지만
요즘은 그런 말 하면 시대에 뒤쳐지는, 못난 사람이 되는 시대이니까요.
 
이런 흐름이 빠르게 바뀌어가는 만큼 당장 밸런스를 갖추지 못해 서로 의견이 대립되고, 싸우는 시점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죽창각이지만 제 남자친구랑 저는 여자, 남자 문제를 가지고 꽤 싸웠었어요.
남자친구는 꽤나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남자가 어딜 부엌에 들어가?' 수준은 아니었지만 남자의 도리와 여자의 도리가 있다. 이 정도의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었어요.
예를 들면 남자는 무거운걸 들거나 여자를 보호해줄 수 있는 일을 하거나 힘을 크게 쓰는 일을 하거나하고, 여자는 꼼꼼한일 예를 들면
청소나 요리 같은 걸 하는 거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저는 그냥 서로 벌린만큼 청소하고, 같이 무엇이든 나눠하고 도와나가면 된다는 주의여서 그 생각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예를 들면 남자친구는 제가 친구를 만나러 갈때도 차로 데리러와서 가는 곳까지 태워주고,
뭔가 들게 있으면 무거운게 아니여도 들어주고, 그걸 남자가 여자를 위해 해야할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혼자서도 미친듯이 무거운게 아니면 불만없이 잘 들고다니고, 오히려 버스타고다니고 지하철타고 다니는게 편한 그런 사람이었죠.
남자친구의 시각에서는 남자친구 자신이 저에게 남자로써의 의무를 잘 해주었기때문에
또 저에게 여자로서의 의무를 은연중에 바라게 되었고, 저는 그냥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같이든 혼자든 하자 주의기 때문에,
요리나 청소같은걸 내 의무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내가 해야하는 일'처럼 하는 느낌은 없었던 겁니다.
굳이 말하자면 남녀평등! 을 외쳤죠. 그래서 싸움이 꽤 났었죠.
 
 
남자친구가 해주는 남자로써의 세심한 배려들도 저한테 잘 맞지않는 배려이고, (오히려 물건같은거 무겁지도 않은데 들어줄땐 불편했지요..) 
그렇기때문에 남자친구가 느끼기에 남자친구 자신이 저에게는 필요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남자친구는 저보다 조금 더 여성적이고 조금 더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란 여성과 만났더라면
정말 남자친구로써, 더 나아가 남편으로써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워낙에 시대적 기준이나 상식이 빠르게 바뀌어가다보니 이렇게. 비슷한 나이대에서도 온도차가 나는걸 몸소 체험했죠. (5살차이긴 합니다만)
 
요즘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껄끄럽지만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서로 맞추어나가고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저보다 꼼꼼해서 오히려 청소를 더 많이하고있구요. 요리 만드는걸 좋아하는 제가 요리를 하는편이구요
설거지하면 허리아픈 남자친구보다 설거지는 제가 더 많이하기로. 그런식으로요.
 
 
남자친구는 저를 위해서 또는 시대에 뒤쳐지지않기위해서 자기가 가지고있던 남녀의 프레임에서 많이 벗어나려고 노력을 하고있습니다.
그치만 어느 날은 이렇게 불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꼭 저에게 말하는 불만은아니고요.
자기가 지금껏 생각해왔던 남녀관계에 대해서요. 자기는 여자는 남자보다 신체적으로 약하고 여튼 조금은 여린 존재기 때문에,
그에 맞게 배려하는 관계를 가져왔다고 합니다.(여성을 지키고 배려해야하는 약자? 라고 생각하는 기준이죠.)
그치만 남녀평등이란 테두리안에 들어가면 여성이 약자라는 프레임을 없애야하는데
왜 사회흐름과 정책들이 여자를 더 약자화하고 남자보다 더 배려하는 쪽으로 치우쳐가는 느낌이 들까? 라고 말합니다.
 
저는 처음엔 이 이야기를 듣고. 역시나 보수적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자가 사회적으로든 뭐든 남자보다 뒤쳐져있거나 억눌려있는 있었던건 확실한 것이였기때문에.
그래서 남자친구의 그런 불만이 아니꼽게 느껴졌습니다.
여자가~ 그래선 안된다, 여자가 말야 여자다워야지~ 라던지. 그런 프레임에 둘러쌓인걸 모르는구나.
메*리안이나 그런 애들은 미친*들이라 논외지만, 여자의 인권은 아직도 남자에 비해 낮다고 생각했기때문에.
 
그치만 요즘은 생각할 시간도 많아지고 여러번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조금 다르게 생각이 되어지더군요.
역사가 여성을 탄압한 시절도 있었고 그것이 상식인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 점점 바뀌어가고있고.
그것이 바뀌어가는 만큼 남성의 위치도 입지도 바뀌어간다는 것을요. (여자의 위치만 상승하는게 아닌.)  
 
내 남자친구의 눈으로 보았을 세상은( 옛날 생각이긴하지만),
여자들은 '지켜주어야하는 존재' 였습니다. 힘도 약하고 사회에서도 권위도 남성보다는 낮은.
그치만 요즘 세상은 점점 그 낮았던 존재에 대해서 더이상 그렇지 않다라고 말하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의 도래는 제 남자친구의 시각으로 계속 보자면, 여성은 더이상 그렇게 필요 이상으로 보호하고, 지켜주지않아도 되는 존재입니다.
군대라는 시스템도 옛날 보수적인 시각으로 봤을땐, 힘있는 남자들이 당연히 가서 내 나라 내 가족지켜야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면
지금은 그런 생각이 당연히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  
이건 제가 제 남자친구를 통해 이해하게된  시각일 뿐이지만요. 요즘 그런 면을 보게 돼요.
 
여자가 말이야~ 조신하지못하게, 여자가 현명해야지. 여자가 이러이러해야지. 라는 말들.
저는 이런 말들에 대해 억눌린 여자들의 역사이자 없어져야할 편견들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해왔습니다.
그렇지만 그 반대편에는
남자가 ~말이야, 사내자식이 말이야, 사내답지 못하게~ . 남자는 이러이러해야지~ 라는 말들도 있었다는걸 요즘들어 많이 생각합니다.
정말 그야말로 여자가 여자로써 강압되어지는 역할이 있었다면, 남자도 마찬가지였다는 겁니다.
그런게 당연시되고 상식인 사회에서 태어났기때문에 씌어지는 역할 프레임이었죠.
 
 
어떤 세상의 균형을 저울질하는 저울이 있다면 말이죠.
그러니까 여성측의 무게가 가벼워 남성측으로 기울었던 저울이 있었다고 생각해보면,
지금은 그 여성의 무게가 더 추가되고 추가되고 해서 저울이 막 요동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여성의 저울 위치만 바뀔 수가 있나요
반대에 놓여있는 남성측의 무게도 함께 요동치고 위치도 바뀌겠죠. 같은 선상에 있는 저울이니까요.
 
지금은 그런 시대에 와있는 거 같아요.
시대가 급변하는 만큼 함께 막 요동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잠잠하게 수평을 맞출날도 오겠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둘은 싸워야하는 존재가 아닌 공존해야하는 존재니까요.
다만 어떤 일이든 막무가내로 한번에 인식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조금씩 인식이 바뀌고 사회도 물들어나가는 것이니까요.
 
제가 머릿속에 떠도는 것, 어른이 되면서 느끼는 것들을 두서없이 막 적어내려가느라 횡설수설이네요.
저는 아무래도 여자이고, 대단한 사람도 아니기때문에 부족한 점도 너무나 많고, 여전히 여성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게되는게 크겠지만
저만의 의견이 아닌 다른사람들의 의견도 보고 곰곰히 생각도 하고 하다보니 여러모로 스스로도 생각의 정리를 할겸
두서없이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제 생각을 글로 그대로 표현하는 것도 잘 못하겠고 매우 힘든일이군요.
 
 
 
이 길고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실분도 없으시겠지만 한 개인의 바람으로써는 
너무 급진적으로 모든걸 싹 갈아엎어버리려고하고 다른 한쪽의 성을 적으로 돌리는  생각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그리고 부조리함이 있다면 인식이 바뀔 수 있게 널리 알려가면서
조금씩 제대로 된 평등을 찾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시간이 좀 걸릴테지만요.
으... 글을 쓰고나니 시원한 느낌과 함께 내가 무슨 똥을 싸지른거지?라는 생각이 공존하네요 좋은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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