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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주의]지옥
게시물ID : panic_153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
조회수 : 23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5/13 00:10:23
지옥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태양의 강렬한 열기만큼 뜨거운 불구덩이 속에서 끝없는 형벌을 받는 것을 지옥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면, 한시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몸에 얼음덩어리가 생겨버리는 냉혈지옥을 생각하는가? 혹은, 콘크리트도 가볍게 씹어버릴만큼 단단한 아귀들의 이빨에 몸이 짓이겨 위장으로 넘어가는 고통을 맛보고 그것을 계속 반복하게 되는 것을 지옥이라 생각하는가? 당신이 어느 곳을 지옥이라고 생각하던 당신이 생각하는 지옥은 실제와 완전히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지옥이란 무엇인가? 생(生)은 화(禍)이고, 사(死)는 복(福)이다. (사는 것은 재앙이고, 죽는 것은 복이다.) 즉, 생이 바로 지옥이다. 우리는 재앙 속에서 살고 있다. 당신도 알고 있지 않는가? 강간, 살인, 약탈 등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범죄 - 재앙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의 극악 범죄 - 법(法)은 없는 것만 못하다! 법은 있지만 사소한 범죄 하나도 막지 못한다. 법은 없어져야 한다. 법(法)은 악(惡)이다. 지겹지 않는가? 공부, 일, 공부, 일. 그것의 반복. 죽음만이 이 톱니바퀴같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짜여진 삶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법을 없애버린다! 태초에 인간은 사람을 살인하고 법이 없는 무질서한 세계에서 살아왔다. 무법지대였기 때문에, 인간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었고 행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살인! 그것은 쾌락의 극치였다. 그러나 그것을 법으로 규제하였다! 살인을 법으로 규제하자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100억 명이라는 경악할 만한 수준에 달했다. 그에 따라, 환경 오염, 자원 고갈 등 수도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법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법이 사라진다면 자신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성욕, 식욕, 사욕' 등의 욕구.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는 욕구를, 채우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욕구를!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 시험, 공부, 일.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죽이고 싶은 직장 상사? 개 같은 새끼?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죽여버리면 된다. 법이 없는 세상. 그곳이 바로 천국이노라. - 서기 2170년 7월 5일 연간베스트 1위 '법은 사라져야 한다' 2쪽에서 발췌. - "키이익!" '나체'의 한 남자가 자신의 앞에 있는 '나체'의 여성의 머리를 30cm 가량 되는 무쇠같은 나무몽둥이로 사정없이 갈겼다. - 퍽. 퍽. - 두개골이 산산조각나는 소리가 남자의 귓전을 때렸다. 그러나 그런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갈겼다. 여자는 눈이 뒤집힌 채 바닥에 쓰려져 전기에 감전된 새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움직임이 멈췄다. 남자는 10층에서 떨어져 산산조각난 수박의 형상을 한 여성의 머리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더니, 사납게 널부러져 있는 여성의 뇌와 뇌수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헤에. 헤에." 극도의 쾌락을 느끼는, 흡사 동물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소리가 남자의 입에서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 타앙 - 총소리. 그것은 총소리였다. 이 가늘고 작은 총알에 약하디 약한 남성과 그의 머리가 분리되어 하늘로 높이 치솟았다. 치솟은 머리는 팽이처럼 빠르게 회전하며 그 속에 남아있던 피를 조금도 남김없이 사방으로 흩뿌렸다. 남자의 머리가 마지막 남은 피를 모두 밖으로 뿜어내자 '인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황야의 바닥에 떨어졌다. "씨익" 한 남성이 저격총을 양 손에 든 채로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제법 세련된 옷을 입고 있었는데, 마치 카우보이 같았다. 깊은 챙을 가진 모자를 푹 눌러 쓴 그는 저격총을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남자가 도착한 곳은 급조했다고 할 수 있는, 심히 나약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통나무집이였다. 집 안은 불을 키지 않았는데도 통나무 사이의 틈으로 밝은 빛이 들어와 집 안을 환히 밝혀주고 있었다. "이런 제길, 틈이 있잖아!. 이걸 어쩌나!" 남자는 경악했다. 비록 급조한 집이기는 하나, 정성스럽게 만든 집이였다. 그러나 '정성'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있었다. 이렇게 통나무집 사이에 구멍이 뚫려 있으면, 소위 '비문명 녀석 - 남자는 나체의 녀석들을 이렇게 부른다-들이 이 틈으로 남자가 있는 것을 보고 달려들어와 그를 죽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는 경악했던 것이였다. 그러나 사실, 이 곳은 높은 산에 위치해 있어 비문명 녀석들이 잘 오지 않는 -혹은 올 수 없는 - 곳이기 때문에 남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남자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흔히 볼 수 있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600년 전까지만 해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나무 의자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는 그 앞에 위치한 책상으로 시선을 옮긴 뒤, 책상 위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는 두꺼운 노트 한 권과 연필 한 자루를 꺼내 들고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늘로서 문명 도시를 찾아나선지 200일째. 허나 찾을 수가 없다. 소문으로만 들리던 문명 도시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비문명 녀석들의 공격으로 함락된 걸까? 마음이 개운치가 않다. 만약 그곳을 찾지 못하면 동료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의 목숨도 위험해진다. 비록, 문명의 산물인 총을 가지고 있지만 총알이 얼마 없다. 그렇다고 맨손으로 싸운다면 야생의 경험이 나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비문명 녀석들이 이길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빌어먹을! 세상이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시간이 내 기억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약하게나마 기억이 있다. 돌아가신 나의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600년 전까지만 해도 과학과 그것을 이용한 도시 그리고 기계들이 즐비하게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개같은 책이 나온 이후부터 법은 사라지고 무질서가 되었다. 그리고 문명조차 사라지고, 문명인으로 살기를 포기한 사람들은 언어 능력을 잃은 채, 짐승처럼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대상을 찾아다닌다. 두렵다. 나도 그들처럼 문명인이 되길 포기하면 짐승이 되는 것일까? - 비문명력 601년 ?월 ?일 문명인. 클랭크의 일기. - 남자는 이것을 끝으로 두꺼운 공책을 덮어버리고 들고 있던 연필을 신경질적으로 던지고는 땅이 꺼져버릴 듯한 한 숨을 푹 내쉬었다. "삶은 지옥이야." 출처 웃대 - 꿈나무공게작가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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