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나는 인혁당사건 관련자의 아들이다
게시물ID : bestofbest_153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팅.
추천 : 191
조회수 : 3959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7/01/29 11:25:48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1/28 02:05:23
<나는 인혁당사건 관련자의 아들이다> 조회 60추천 62007/01/28 01:41 
  
 
yamuzindream IP 61.33.xxx.29 
아래에 올린 글은 한겨레 신문의 독자투고란에 올라온 글입니다.
분량은 적지만, 느끼는 바가 많네요.

피해자 분들은 아직도 우리와 같이 살아가고 있답니다.
평균수명이 80살에 육박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30년 전이 과연 과거라고 덮어둘 수만 있을까요?

불과 30년 전 일도 과거라며 덮어버리자는 분들은 
30년 전 이 분의 어머니를 태우고 온 그 형사이신가요? 
아니면 사법살인 판결을 했던 재판관이신가요?

피해자들의 국가배상청구에 대해 돈노린다는 말로 
피해자들의 가슴에 못을 두 번 박는 분들도 있더군요.

그런 분들은 어려서부터 부모 없이 고아처럼 자라도 좋다는 말씀입니까?

10살부터 40살까지 부모 없이 지내는 대신, 
또한 빨갱이 자식이라고 30년 동안 멸시당한 후에, 
10억 준다고하면 덮썩 좋다고 거래하실렵니까?
거액의 생명보험금만 주면 부모의 생명과도 바꾸겠다는 패륜범죄자들과 다를 바가 무엇입니까?

피해자분들에게 
배상금은 최소한의 보상조차 되지 않는 거랍니다.

30년 전 우리나라는 돈으로 보상하기에는 택도 없는
무지막지한 불법을 국가가 서슴없이 저질렀답니다.
과연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해소해야할까요?
해소할 길도 없는 이런 막막한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 참으로 부끄럽고 슬픕니다.

그런데,
어떤 보상으로도 해소할 수도 없는 이런 만행을 저질러 놓고
사실관계조차 덮어버리자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신 분들입니까?

가해자나 가해자와 관계된 분들은
반성은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반대는 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 봅니다.


<독자투고란에 올라온 글>
----------------------------------
나는 인혁당 사건 관련자의 아들이다. 

30년 전 어머니는 인혁당 사건으로 광주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아버지를 면회하고 돌아오는 길에 
광주 시내에서 박정희는 참 나쁜 ×이다라고 외치셨다. 
그러자 바로 경찰서에 끌려가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온몸을 구타당한 뒤 
노숙자 시설 같은 곳에 몇 달 동안 방치되셨다. 
그러다가 우리 집에 자주 드나들었던 형사가 택시에 어머니를 태우고 우리 어린 형제들에게 데려왔다. 
그때 어머니는 우리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셨다.
어머니는 그 뒤 병원에서 몇 해를 보내시다가 내가 중2(1981년) 여름방학 때 퇴원해서 
나와 함께 시골 큰댁에서 주무시다가 내 품에서 고통을 호소하시며 돌아가셨다. 

30년 전 한 여인은 대통령을 욕했다는 이유로 맞아 병원생활을 하다가 죽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나의 어머니에게 욕먹은 그 대통령의 딸은 현직 대통령을 욕하고도 오히려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혁당 사건이 법원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30여년 전, 어머니와 추운 겨울날 손을 꼭 붙잡고 새벽기도회를 갔었다. 
그때 큰 보름달이 언덕 위에 걸려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저희에게 저 달을 보면서 각자의 소원을 빌어보자고 하셨다. 
그때 어머니의 소원이 바로 며칠 전 법원에서 판결한 아버지의 무죄 아니었겠는가? 

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참 나쁜 대통령이다라는 말로 세간의 이목을 끈 적이 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박정희 대통령이야말로 참 나쁜 대통령이었다. 

황세영/경기 고양시 일산동 
-----------------------------------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