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어느정도 연배가 있으신 게이머분들은 라라크로프트를 기억하실겁니다.
쌍권총을 들고 있었지만 기억속의 제 라라는 항상 점프 - 매달리기 - 타이밍에 맞추기 등만 기억이 나는군요.
(Darksiders가 오히려 그 핏줄을 이어받은 것 만 같아요.)
그 당시에 바스트모핑이 있었다면 많은 청소년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텐데... DOA1이 시대를 앞서나갔음을 느낍니다.
(그치 카스미쨩?)
오리지널의 명맥이 6편까지 이어졌으나 6편이 쪽박을 치는 바람에 죽어가던 걸 이후 3부작으로 리메이크되면서 다시 구사일생 하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제작사인 에이도스가 스퀘어 에닉스에 먹히면서 라라쨩이
예뻐져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영국인 악센트가 팍팍 묻어나는데도 비교적 동양인스러운 외모가 조금 호불호가 갈리긴 합니다만
그것에 대해 말이 많았는지 요번에 차세대 콘솔판으로 리뉴얼 되서 나올때 다시 얼굴을 고쳤더군요.
바뀐 우측이 대중적으로 선호되는 '미'에 가깝게 보이긴 합니다.
(전 왼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더 고생을 잘하게 생겼거든요.)
자, 입담은 되었고, 2013년에 새로 리부트된 툼레이더의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칭찬보다 까는게 많을테니, 라라를 가슴에 품고 살아나가실 몇몇 용자 겸 신사분들은 한발자국 물러나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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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라야... 너 되게 낯설지 않다?
낯설지가 않습니다. 사실 이번 툼레이더 리부트(이하 툼레이더)는 신선함보다는 노련한 익숙함을 무기로 다가온다고 보시는게 좋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다른 게임에서 이미 나왔던 방식 / 소재 / 클리셰이고, 그저 거기에 라라 크로프트가 대입된 것 뿐입니다.
그렇다고 표절이거나 개성이 없는 작품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화려한 영화적 연출과 액션성은 언차티드 시리즈를 떼어놓고 생각할 순 없지만,
언차티드 시리즈에 비해 확연히 더 '무거운' 분위기를 다루고 있고, 이야기의 중점은 주인공인 '라라'에 지나칠정도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2.
라라쨔응
이게 무슨말이냐면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라라의, 라라에 의한, 라라를 위한 게임이라는 겁니다.
다른 여타 게임들이 한 이야기의 완결성을 위주로 두었다면 이러한 부분에서 차이점이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여타 다른 게임들보다 조금은 눈에 띄는 차이점은 나의 라라쨩여주인공을 '미친듯이 굴린다'는 점입니다.
여전사가 고생하는 게임이야 이미 수두룩합니다만,
이는 본 작이'라라 크로프트'라는 캐릭터의 탄생을 다루고 있는 프리퀄 작품이기에,
말 그대로 쌩고생을 하는, 그 '라라 크로프트'가 아닌, 생존 초보로서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라라쨩의 모습을 볼 수 있겠습니다.
추가로 라라의 입담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도 한재미 하지요.(...)
이는 기존 팬들에게의 서비스이자 리부트로서 새 게이머들을 끌어오기에 참 좋은 선택이였던 것 같네요.
3.
혼돈!파괴!망가ㄱ!
그러나 이번에는 약간 선을 넘었다고 생각될 정도의 부분도 꽤 많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바이올런스' 부분인데요,
위에서 라라를 상당히 굴리는 편이라고 말은 해뒀습니다만, 이 정도가 보기에 따라 꽤나 '처참하게' 느껴질 정도로 노골적인 의도가 드러납니다.
일례로 수많은 데드씬. 라라는 절대 곱게 죽지 않습니다. 그나마 곱게 죽고싶으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수밖에는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꼬챙이 뚫려 죽고, 박살나서 죽고, 미간에 구멍이 나서 죽는 등, 모 우주 공구전사가 날뛰는 게임과 고어도는 필적할 정도입니다.
데드씬만이 아닌 배경 또한 그렇습니다, 오컬트 집단이 나온다면 액션게임이니 좀 필연적일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만...
첫 프롤로그 씬 부터 쭉 면역이 없는 분들에겐 꽤나 불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라라의 첫 개고생을 표현하고자, 또 자극적인 상품이 잘 팔린다는 점을 생각했을지도 모르나
'어린시절 봐왔던 그 라라를 생각하고 정겨운 마음에 전원을 켰더니
으아니 내 라라쨩이 이렇게 죽을리가 없어 스퀘어 에닉스 이놈들 내가간다'
같은 배신감이 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요.
팬서비스를 잔뜩 해놓곤 라라를 그렇게 험하게 굴려대니 스퀘어 에닉스 이 S놈들! 하고 잠시 분노를 해봅니다.
4.
스토리에 대해
스포일러는 없겠다고 말했으니 간단한 소감만 말씀드리자면, 전형적인 영웅의 탄생 클리셰를 따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볍게 즐기기는 좋겠지만 머릿속에 오래 남지는 않을겁니다.
5.
조금은 아쉬운 퍼즐요소
퍼즐 요소가 적은 편입니다,
게다가 LB버튼을 누르면 사실상 퍼즐을 푸는 방법도 정답을 알려준다 할정도로 상세히 보여주기에 답답하게 느껴질 부분은 적을겁니다.
이번 장르가 액션 TPS로 바뀌어서 그런지, 이전작들 만큼 퍼즐을 푸는 맛은 줄어들었습니다.
(Darksiders를 사시면 됩니다)
6.
그래서
영화와 게임의 다른 점은,
게임에선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툼레이더 리부트는 잘 만들어진 헐리우드 영화와 같습니다.
(장점, 단점 모두 다요.)
필요 이상의 자극점과 대비되는 가벼운 느낌은 아쉽지만,
반대로 큰 부담없이 즐기기에는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라라쨩!
번외.
니들이 EA인줄 아니
DLC는 사지를 않으시길 권장드립니다.
의상 DLC들은 이번 툼 레이더에서의 특징 중 하나인 '점점 변화하는 라라의 외관'이 무용지물이 되는 DLC가 많습니다.
게다가 하나도 안예뻐요. 라라쨩의 아이덴티티인 핫팬츠라도 넣어줬으면 모르려만
그 외의 DLC들도 멀티플레이 DLC나 무덤추가등 DLC이기에,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돈을 내고 살 가치는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마침.
라라쨩 숨소리 너무 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