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하소연 하기도 힘들고 빡은 치고...
나살기도 팍팍 한데 별의 별 거지같은...
12년 터울의 사촌 동생이 시집간지가 7년정도 되었고
사촌동생 부부가 남양주에 아파트 분양 받아서 대박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죠.
간간히 부모님 통해서 "그집 박서방(저랑 5살차이남) 이 재주가 있어서
어디 또 집을 샀는데 2억이 올랐다 카드라" 부터 사촌 동생 부부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예 전업 투자자로 전향했다는 소식을 3년 전 들었고요.
작년 후반기에 사촌동생의 동생 결혼식에서 아주 오랜만에 봤고
신수가 훤 하더군요. 박서방 차도 바꾸고 부부옷부터 애들 옷까지
부티가 좔좔 났습니다. 피로연때 짧게 인사하고 오랜만에 뵙는 삼촌과 숙모에게
인사도 하고 축하도 하고 그렇게 잘 마무리 되었죠.
문제는 올 7월 발생 했는데
2-3년 집값폭등기에 연이은 청약 실패와 심지어 전세까지 폭등해서
대출을 내느니 차라리 월세를 살자 싶어서 올 3월 월세로 돌리고 보증금 남은걸
정기예금으로 묶었습니다. 중간에 금리 인상 때문에 한번 깼다가 재가입했고요.
어느날 어머니가 연락이 오셔서 "정기예금 들어간거 융통좀 하자. 이자 5% 준단다."
불길하더군요. 이미 묶은지 2-3달 지나서 이제 그냥 가는게 이득이에요.
하고 넘어가려는데 "박서방에 전세금 돌려줘야 되는데 돈이 모자란다고
잠깐만 쓰자고 삼촌이 이야기 하는데 안되겠냐?"
"직접 전화 하라고 하세요. 이걸 왜 삼촌 건너 어머니 건너 저한테 이야기 하는거에요?"
전화 끊고 잠시 뒤 삼촌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대출을 내도 되는데 은행에 이자 주는것 보다 가족한테 주는게 낫잖냐?"
"일단 알았으니 직접 전화하라고 하세요"
전화가 안옵니다. 그래서 그냥 신경껐습니다.
삼일 뒤에 다시 어머니 한테 전화가 왔고 사촌도 가족인데 돈 때먹겠냐고
이자도 은행보다 더 준다는데 왜 안빌려주냐고 하시더군요. 일단 알았으니 끊으시라고 하고
제가 직접 사촌동생한테 전화 했습니다.
"은행대신 나한테 이자 더 안줘도 되니까 대출을 내라. 끊는다."
- "대출을 못내. 그집담보로 대출 내면 다음 전세 못놔"
"너 사는집 대출 내 그럼."
- "나도 전세 살아. 대출끼고"
"집 몇개 있다면서 대출 하나 못받어?"
- "다 전세 껴 있어서 대출 못내."
"갭투자 한거여?"
-"어"
"니 갭투자 전세 반환금 모자란걸 나보고 빌려달라고?"
-"...."
"갭투기꾼들이 올려놓은 집값때문에 나 월세 사는데 ???"
-"..."
"삼촌한테도 나한테 이야기 하지말라고 전해드려. 끊는다."
전화 끊고 한시간 뒤 어머니 께서
안빌려주면 그만이지 왜 전화해서 속을 긁어놓냐고 뭐라고 하시더군요.
삼촌이 저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하려는걸 간신히 말렸다고...
"일년에 한번 얼굴보기 힘든 사촌이 뭐 그리 대단합니까?"
"그리고 걔들이 갭투기 한걸 왜 제돈으로 매꿔요? 삼촌이 빌려주라고 하세요"
어머니가 깜짝 놀라십니다.
-"갭투기 한거야? 전세 보증금 돌려준다고 하던데 그게 아냐?"
"그게 갭투기에요. 갭투기 해서 비싸게 전세놨다가 내년에 3월에 나갈 사람
전세금 못돌려줘서 그런거라고요"
-"이XX가 거짓말을 한거네. 그냥 잠깐 빌려 쓰고 준다더니 ..."
"자초지정 모르셔도 되고 그냥 안빌려주면 됩니다."
-"알았다"
그뒤 아버지 한테도 같은 설명을 전화로 드리고 직접 찾아뵙고 설명까지 드렸습니다.
삼촌이랑 아버지랑도 한판 하셨고...섭섭하니 어쩌니 ..
캡투기 한 식구가 있으니 집구석이 이렇게 되는군요.
대충 들어보니 전세 마구 오를때 비싸게 전세 놓고 차액으로 생활 하고
차사고 잘먹고 잘살다가 갑자기 확 꺽이니 정리도 안되고 노답상황에
빠진것 같더라고요. 내년 3월에 첫 전세 반환을 시작으로 줄줄이
토해야 될텐데 어떻게 할라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그래도 사촌동생인데 망하라고 기도할 수는 없고
지금 제상황을 보면 갭투기꾼들은 다 망해야 되는게 맞는데...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