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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27년간(평생) 여자한테 먼저 못다가가는 찐따로 살았다
물론 여자 한번 못사겨본 개찐따는 아니다
운이 좋아서 몇번 여자친구는 있었다
문제는 숫기없고 늘 찐따같이 여자앞에서만 서면 어버버 고장이 나버렸었다
이러다간 진짜 혼자 집구석에서 야동이나 보며 늙어 혼자 뒈지겠구나 싶어서
올해 여름 어느날 갑자기 ㅁㅊ놈처럼 친구한테
"야 ㅈㄴ 핫한여자 많이오는 그런곳 가자, 나 번호따는거 연습할라니까 넌 그거 보고 실컷 비웃어라. 그정도면 같이 가줄만하지?"
했더니 친구 존나 웃으면서 개재밌겠다고 날 성수동 카페거리로 끌고갔다
아니나다를까 그냥 딱 카페거리 들어가는 순간부터 분내가 미쳤더라
27년간 늘 그랬듯 또 몸이 굳고 고장난놈처럼 이상하게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꼭 누군가에게 번호정도는 물어보겠다 마음을 먹어서 더 그런지 얼굴이 너무 화끈거렸다
엄청 힙해보이는 인스타에 많이 나올것 같이 생긴 카페로 친구랑 들어갔다
그냥 아메리카노 한잔씩 사서 아무 자리나 앉았다
10분정도 두리번거렸을 무렵이었으려나
우리 앞자리에 어떤 여자분 2명이 들어왔다
두분다 엄청 짧은 원피스를 입고왔는데, 내 눈앞에 저렇게 몸매좋고 이쁜여자분들 2명이나 살이 들어나보이는 옷을 입고 앉아있는걸 보니
콧구녕은 벌렁거리고 심장은 뛰고 머리는 화열되고 몸은 더 굳어버렸다
주변사람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나혼자 개더러운생각을 하는것 같은 죄책감에 휩싸였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친구랑 이야기하는 척으르 했으나, 친구놈은 다 알아챘는지 나를 보면서 킥킥 웃어대기만 했다
(ㅅㅂ샠낔ㅋㅋ)
친구한테 카톡으로 "야 나 저기 노란색원피스 번호 딴다 ㅅㅂ 진짜 꼭 한다. 거절당해도 한다." 라고 보냈고
친구는 킥킥대며 응원한다고 했다ㅋㅋㅋ
(지금 내가 생각해봐도 내가 존나 병신같다)
그렇게 엉덩이 한시간동안 들썩거리다가 친구한테 도저히 못하겠다고 그냥 나가자고 했다
친구는 카페앞에서 전담을 물고서는 "ㅋㅋ병쉰ㅋㅋㅋ 되겠냐~ 그래도 시도해보려고 한게 어디냐 대단하닼ㅋㅋ 밥이나 묵으러 가자"
라고 하더라
자괴감이 존나게 몰려왔다 이대로 걍 밥먹고 놀다가 집가서 잠들면
역시 또 난 이렇게 여자한테 말도 못거는 ㅄ 자신감없는놈으로 살겠구나 싶은 생각이 몰려와서
갑자기 카페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갔다
ㅁㅊ놈이 빙의했는지 그 노란색원피스 여자분앞으로 직진을 해버렸다
내가 다가오는걸 눈치챘는지 뭔가 당황스러워 하기 시작했지만 난 방향을 꺽지 않았다
"저기요 아까부터 너무 이쁘셔서 계속 신경쓰고있었어요... 물어보지 않으면 후회할것 같아서 그러는데
번호...주실수 있나요?"
저질러버렸다
결과는 당연히
거절이지 ㅋㅋㅋ
그래도 마음이 후련해졌다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이 쉬운걸! 왜 여태 못하고있었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그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조금만 아름다우신 분이 있으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번호를 물어보고 다녔고 그날만 10명 넘게 번호를 물어봤던것 같다
그날 그런 경험을 하고나서 여자를 대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냥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해방이 됐다
주변사람들이 성격이 어떻게 그렇게 외향적으로 바뀌었냐고 그런다
여튼 여자공포증 별거아니다
세줄요약
1. 27년동안 개찐따였음
2. 카페에서 한시간동안 끙끙 앓다가 번호 물어보고 거절당함
3. 그 후 사람한테 다가가는거 쉬워졌다 여자공포증 별거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