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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목이 부러져 죽었어야 했다
게시물ID : panic_1030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킹세희
추천 : 5
조회수 : 433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3/03/09 21: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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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cover_square.png

 

 

3월 6일, 오후 4:00

목이 부러져 죽었어야 했다, 그 컨테이너에서.

그러면 더 험한 꼴을 안 당했을 테지...

 

3월 6일, 오전 7:00

(끙... 끄응...) 격렬한 진통이었다. 처음도 아니지만, 배를 쥐어짜는 산통은 이번이라고 덜하지 않았다.

 

3월 6일, 오전 9:00

아침밥 나올 시간인데 소식이 없다. 5분, 10분을 기다려도 밥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적 한 번도 없었는데, 뭔 일이 있는 걸까.

내 삶의 유일한 낙이 먹는 건데, 정말 해도 너무하다.

 

3월 6일, 오전 10:00

(철커덩)

밥인가 보다. 짜증을 삭이며 입맛을 다시려는데...

빨리들 나오란다! 몇몇이 우물쭈물하자, 낯선 남자가 몽둥이로 쿡쿡 찌르며 마구 밀어댄다. 아프다.

밖엔 노란 지붕의 컨테이너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다들 아우성이다. 낯선 남자가 한 컨테이너에 열댓 명씩 몰아넣는다. 아악!!!

 

3월 6일, 오전 10:30

컨테이너 안은 너무나도 비좁다. 앉을 수도 없다. 같이 탄 이들과 온몸이 밀착된 채 서 있어야만 한다.

천장마저 너무 낮다. 고개를 들 수조차 없다. 목이 꺾일 것 같다.

(덜컹덜컹) 컨테이너가 어디론가 움직인다. 심하게 흔들릴 때마다 목이 부러질 것만 같다.

 

3월 6일, 오전 11:30

1시간쯤 지났나. 다들 구토를 하고, 누군가는 선 채로 설사를 했다.

컨테이너 안은 오물 천지다. 냄새가 코를 찌른다. 숨이 막힌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너무 무섭다.

 

3월 6일, 오후 1:00

움직임이 멈추고, 컨테이너 문이 열렸다. 밖엔 사람이 많다. 여긴 어딘지.

낯선 남자가 우리를 다른 컨테이너 속으로 밀쳐 댔다. 그래도 여긴 아까보다 넓어서 목을 펼 수 있다. 일단 숨 좀 돌리자.

 

 

3월 6일, 오후 2:00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눈을 뜨니, 컨테이너가 반쯤 비어있다. 어디로 간 거지??!!!

남아 있는 이들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이다. 왜 그러냐고 묻자, 저 위를 응시한다.

'저 위'의 광경에 나는 정신을 잃고 만다.

 

3월 6일, 오후 3:00

이제 내 차례다.

참으로 한 많은 인생을 살았다. 최후의 고통이 길지 않길 바랄 뿐이다.

 

3월 6일, 오후 4:00

나는 죽었다.

 

IMG_2999 Medium.jpeg

 

 

어차피 이렇게 죽을 거,

목이 부러져 죽었어야 했다, 그 컨테이너에서.

그러면 더 험한 꼴을 안 당했을 테지...

나는 죽었지만 고발한다, 내 인생 마지막 날의 잔인함을.

 

 

낯선 남자와 노란 컨테이너

 

a man and a yellow container Medium.jpeg

 

 

2번째 컨테이너

 

IMG_2907 Medium.jpeg

 

 

 

'저 위' 광경

 

IMG_2908 copy.jpeg

 

 

 

 

이 글은 놀랍게도(?) 영어 학습을 위해 쓴 글입니다.


아래링크된블로그에서전문을확인하실있어요.

 

출처 https://blog.naver.com/king_saehee/223039880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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