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울타리 안에는 3개 대대가 있었고 묶어서 기갑여단이라 칭했다. 부대 위병소를 통과하면 왼쪽에 큰 연못이 있었고 연못에는 많은 잉어들과 이름 모르는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다. 별 관심이 없었고 그냥 연못이 있으려니 생각했다.
이등병 시절 어느날 사단장이 방문했고...우리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영내 도로 및 막사, 연병장을 먼지하나 없이 치우고 내무반안에 엄폐했었고 그렇게 하루는 지나갔다.
다음날 아침 우리 대대 300여 장병들은 세면기 하나씩 들고 연못앞에 집합했다. 사단장이 연못물이 흐려 잉어가 잘 안보인다고 했단다. 그때부터 세면기로 1주일동안 연못물을 퍼냈다. 호박돌 나르듯이 수십명이 한줄씩 만들어 세면기를 전달하면서....드디어 연못바닥이 보였다. 그리고 연못안에 있던 자갈 및 조약돌등을 다 걷어 냈다...그리고 걷어낸 돌들은 구두솔과 깨끗한 물로 하나하나씩 씻어냈다. 그러는 동안 연못바닥의 진흙들은 수십명의 장병들이 삽으로 퍼내고.....다 씻은 돌들을 다시 연못안에 차곡차곡 채워넣는데 3일이 더 걸리고..다시 물을 채워넣었다. 그러고 나니 한 1주일동안은 연못안의 잉어가 보였고 다시 옛날모습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