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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 식당 -- 01
게시물ID : readers_153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헤가오
추천 : 1
조회수 : 27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9/08 22:44:35

문 위에 벨이 짤랑 소리를 냈다. 가게 안으로 온 사람은 연하늘색 머리칼의 소녀였다. 키는 길어야 175쯤으로 보였고 군살 없는 매끈한 몸매였다. 눈은 하늘빛으로 마치 맑은 하늘같았고 바지는 옆 허벅지에 하얀 선으로 포인트를 준 하늘빛 숏팬츠에 왼쪽 가슴팍에 01이라 써있는 하얀 반팔티를 입고 있었다. 안경은 쓰지 않았고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 있었다. 두 손은 바지 주머니에 쏙 들어가 있었고 입은 질겅질겅 껌을 씹고 있었다.

 “구독 보고 왔습니다-”

 “어. 그럼 면접을 봐야지.”

 연 하늘 머리칼이 이야기하자 카운터에 앉아있던 사장이 멍에서 깨어났다. 깨어난 그가 일어나자 훤칠한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키가 작아도 183은 되어 보이는 장신은  수염은 깔끔하게 깎았고 머리는 왁스를 발라 뒤로 넘긴 듯 가게 조명에 반짝였다. 모르는 사람이 그 모습을 보았다면 머리가 기름기에 떡 졌다고 오해할만한 상황이었다. 피부에 주름이나 잡티가 없는걸 보아 상당히 동안의 인식을 주는 남자는 하얀 와이셔츠에 파란색 넥타이를 메고 있었다. 신발은 광나게 닦은 가죽구두에 바지는 그 위에 없었다. 

“아 뭣보다 지금 바지 벗겨지셨는데요.”

“팬티가 아니니 부끄럽지 않는걸!”

소녀는 왼쪽 귀의 이어폰을 뺀 뒤에 말했다. 

“혹시 노출플레이 중이세요?”

“평범히 바지가 벗겨진 것뿐이다.”

“그런 것 치곤 당당하시네요.”

“사람은 언제나 당당해야 한다.”

아- 하며 소녀는 자신의 바지를 벗었다. 분홍색 물방울 팬티가 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행동이 너무 박력 있게 진행되어서 주변 손님들은 점장의 볼록 튀어나온 그것과 여학생의 귀여운 그것 사이에서 찡그림과 눈치를 보며 결국 자기 앞에 놓인 식사에 열중하기로 한 듯 시선을 거두고 식사에 집중했다. 그만큼 하늘빛 머리칼의 주인은 그 면상이 뻔뻔하기 그지없었다.

“흠. 너도 악귀가 붙었니?”

“아뇨. 점장님이 바지를 안 입으시기에 가게 홍보 목적으로 그러는 줄 알았어요.”

“그냥 내가 벗은 거니 입어라.”

그러자 그 여학생은 자신의 숏팬츠를 입었다.

“이름이 뭐냐.”

“보람이요. 별명은 보람상조에요.”

“누구 죽으면 장례식장에 있을법한 이름이군. 따라오게. 면접을 봐야지.”

 하지만 보람은 여전히 바지를 입지 않고 질질 끌며 걸어가는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아야 했다. 왜 입지 않는지 알 수 없지만 별 상관 없다 판단한 보람은 점장을 따라 직원 휴게실로 들어갔다.

 안에는 쉬고 있던 남학생이 작업복을 입은 채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틈틈이 영어단어를 적은 쪽지를 보며 입 속에 뇌까리고 있었다. 모발은 염색하지 않은 약간 밝은 빛을 띄는 연한 갈색이었고 양 귀 옆이 바짝 깎였으며 최대한 위쪽 머리를 보존하려 애쓴 머리모양이었다. 안경은 두툼한 테를 쓰고 양 볼에 주근깨가 여러 개 보였다.

 점장이 들어오자 그 학생이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아, 점장님! 저 휴식시간에는 공부 중이니 건들지 말라 했잖아요.”

 “인사해. 우리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도육일세. 별명은 돈육이고.”

 “그 별명으로 부르지 말랬죠! 안 그래도 키가 작아 고민인데… 어? 새로 들어온 알바인가요?”

 “면접을 봐야 알지.”

 도육은 잠시 의자에 일어나 보람에게 가까이 걸어갔다. 보람의 눈을 보는 도육의 시선이 점차 위로 올라갔다. 그 반대로 보람의 시선은 점차 아래로 내려갔다. 익숙하지만 짜증나는 그 상황은 도육을 발끈하게 했다.

 “반대! 반대!!!”

 “쇼타…”

 “아냐, 이 동인녀야!”

 “하지만 길어야 160…”

 “닥쳐!!”

 그 모습에 점장이 울컥거리는 도육의 등을 손으로 토닥거려주며 말했다.

 “아직 고 2이니 더 클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면접을 봐야 하니 잠깐 나가 기다려주면 좋겠네.”

 “댁은 바지나 입어요!! 안 벗은 날이 없어.”

 도육은 툴툴거리면서 결국은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그 모습은 보람의 눈을 빛나게 했을 뿐이다.

 “쇼타에 츤데레라니!”

 “자자, 그만 보고 면접을 보겠네. 식당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가?”

 “네.”

 “그럼 적응이 빠르겠군. 요즘 일손이 부족해서 구인 광고를 냈는데 빨리 와서 다행이야. 내일부터 당장 올 수 있겠나?”

 “괜찮아요. 학원은 다니지 않거든요.”

 “그럼 잘 부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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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입니다. 워드에서 쓴걸 복사했더니 띄어쓰기 망이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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