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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투더코아의 詐欺 列傳]37.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게시물ID : history_153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투더코아
추천 : 8
조회수 : 11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8 02:20:58

투더코아의 詐欺 列傳.

http://www.podbbang.com/ch/6526   <ㅡㅡ 팟캐스트를 들으시려면 이곳을 클릭하세요~ ^^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한왕과 초왕이 서로 쟁패할때 군웅이 이합집산하여 각자 자신의 이익을 쫒아 움직였다.

모든 영웅들이 이익만을 추구할때 의리를 따라 신의를 지킨 영웅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회음후이다.

그는 천하를 종횡으로 누비며 한왕을 도와 마침내 항우를 쓰러뜨리고 한제국을 건국하는데

최고의 공을 세웠다.

그가 항우를 도우면 항우가 이길것이고 유방을 도우면 유방이 이길것이었으며

스스로 자립하면 천하를 삼분하여  솥발처럼 정립할수 있었다.

그러나 회음후 한신은 한왕의 은혜를 잊지못해 결국 의리를 지켰다.

 

초나라 군대가 한나라를 압박했을때 한신은 위.조를 공략하고 연.제를 평정했다.

천하의 3분지 1을 지배한 한신이 그 땅을 한나라에 바쳤기때문에

그 셋중의 둘을 차지한 한나라가 항우를 멸망시킬수 있었다.

이제부터 회음후 한신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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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여불취 반수기구 시지불행 반수기앙 (天與不取 反受其咎 時至不行 反受其殃) 

 

회음후 한신(韓信)은 회음 출신이다.

한신은 어려서부터 집안이 가난했으며 그 행실이 올바르지 못했다.

그래서 아무도 천거해주는이가 없었기때문에 관리가 되지도 못하였고

장사를 해서 생계를 꾸릴 능력도 없었다.

그래서 한신은 항상 남들에게 빌붙어서 음식을 해결하고는 했기때문에 주변사람들이 그를 싫어하였다.

 

한신은 회음현의 하향이란 고을의 정장에게 몇달동안 기식을 한 일이 있었다.

몇달씩이나 아침마다 와서 밥을 얻어먹었기 때문에 정장의 아내가 그것을 몹시 싫어했다.

그래서 정장의 아내는 새벽에 일찍 밥을 하여 이불속에서 재빨리 먹어버리고

식사때가 되어 찾아온 한신에게 식사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하며 밥을 주지 않았다.

한신은 그것이 정장부부가 자기에게 밥을 주지 않으려는 수작이란것을 알고는

분개하여 그 정장과 절교하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신이 회음성 아래에서 낚시를 하는데 그 주변에서 아낙네들 몇이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중 한 아낙네가 한신이 몹시 굶주려 하는걸 보고는 자기가 가져온 밥을 꺼내주어 한신에게 먹게 하였다.

그렇게 10여일동안 한신은 그녀에게 매일 밥을 얻어먹었다.

이윽고 빨랫일이 모두 끝나게 되자 그동안의 신세를 진것에대해 감사의 말을 했다.

"내가 후일 반드시 성공하여 은혜를 갚겠소."

그러자 그 아낙이 화를 내며 말했다.

"사내주제에 자기입에 풀칠도 못하는것이 무슨 보답을 한다고 떠드는가?

젊은놈이 밥 굶는게 불쌍해서 도와준것뿐이니 내 어찌 보답을 바라겠는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신이 회음현의 백정촌 젊은이들에게 둘러싸여 모욕을 당한일이 있었다.

"몸뚱이는 크고 허리에 칼을 차고 다지니만 네놈은 겁쟁이다."

 

한신이 아무 대답이 없자 그 젊은이가 다시 한신을 모욕주었다.

"네놈이 겁쟁이가 아니라면 그 칼로 내 배를 찔러보아라.

만일 그렇게 못하겠으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서 지나가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은 나에게 맞아죽을것이다."

 

한신은 잠시 생각하더니 땅에 엎드려서 그 젊은이의 가랑이 사이로 기어서 지나갔다.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 모두 한신을 비웃으며 겁쟁이라고 여겼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항량이 북상하여 회수를 건널때 한신도 칼을 차고 그의 휘하로 들어갔다.

그러나 한신은 항량 밑에서 이름을 얻지 못했다.

항량이 정도의 싸움에서 전사하자 한신은 다시 항우의 부하가 되었다.

항우는 한신을 낭중에 임명했다.

한신은 여러차례 계책을 내어 항우에게 중용되려 하였지만 항우는 한신의 계책을 한번도 채택하지 않았다.

실망한 한신은 유방이 한왕이 되어 촉땅으로 들어갈때 항우에게서 도망쳐 한왕에게 귀순했다.

그러나 한신은 그때에도 한왕에게 인정받지 못해서 연오 라는 미관말직에 머물렀다.


그러던중 한신이 죄를 지어 참수형에 처해지게 되었다.

그의 동료죄수 13명의 목이 떨어지고 마지막으로 한신의 차례가 되었다.

한신이 머리를 들어 등공 하후영을 바라보며 외쳤다.

"한왕은 천하대사를 이루려는 마음이 없는것이오?

어찌하여 장사들을 모두 죽인단 말이오?"

등공이 물끄러미 한신의 얼굴을 보니 기묘한 기상이 서린듯 하고 그의 말에 재능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한신을 방면하고 그를 불러 면담을 했다.

많은 대화를 나눈 후에 등공은 한신이 대단한 인재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등공이 그를 천거하여 한왕이 그를 치속도위에 임명했다.

그러나 한왕은 그를 별로 대단히 여기지는 않았다.

소하가 한신의 재주를 알아보고 한왕에게 여러번 그를 중용할것을 주청했으나 한왕은 듣지 않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왕이 관중을 떠나 촉으로 들어갈때였다.

말이 봉지로 부임하는것이지 유배를 당하는것이나 마찬가지였기때문에 유방의 휘하 장수중에서

대열을 이탈하여 달아나는자가 수없이 많았다.

한왕이 자기를 크게 등용할 생각이 없음을 알고 실망한 한신도 어느날 밤중에 달아나고 말았다.

한신이 달아났다는 소식을 들은 소하는 한왕에게 알릴틈도 없이 즉시 몸소 한신을 추격하여 쫓아갔다.

잠시후 어느 신하가 한왕에게 달려와 고했다.

"승상 소하마저 달아났습니다."

한왕은 크게 화를 내며 대경실색했다.

또한 자신의 수족을 잃은것처럼 격노하고 절망했다.

그리고 이틀후에 소하가 돌아왔다.

소하를 보자 기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한왕이 고함을 치듯 말했다.

"그대까지 도망을 가다니 어찌 이럴수 있는가?"

"제가 어찌 감히 도망을 치겠습니까?

저는 도망친 장수를 쫓아갔을 뿐입니다."

"누구를 쫓아갔단 말이오?"

"한신입니다."

한왕이 욕지거리를 해가며 말했다.

"도망간 놈이 한둘도 아닌데 그동안 그대는 한번도 그들을 쫓아간적이 없다.

그런데 하필 그까짓 한신을 쫓아갔다니 그말을 믿으란 말이냐?"

 

"다른 장수들이야 어디서나 볼수있는 그런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한신은 천하의 인걸이니 다시 구할수가 없습니다.

대왕께서 이곳 한중에 머물며 제후왕으로 만족 하신다면 한신과 같은 인물이 필요 없으시겠지만

그러나 그에 만족하지 않고 천하를 차지하려고 하신다면  계책을 논할 사람은 한신 외에는 없습니다.

왕께서는 한중의 왕으로 만족하실 것인지 아니면 천하의 제왕이 되실 것인지를 선택하십시요."

"나 역시 동쪽으로 나아가고자 할뿐이오.

 어찌 이런 곳에서 마음속의 울화병을 달래가며 오래 머물고 싶겠소." 

"왕께서 꼭 동쪽으로 나가고 싶다면 한신을 쓰셔야만 합니다.

한신을 머물게 하고도 쓰실 수 없으시다면 한신은 필시 도망가고 말 것입니다."

"그럼 그대의 얼굴을 보아 장군으로 임명하겠소."

"그냥 보통의 장군으로는 안됩니다."

"그럼 대장군을 시키면 되겠소?"

"그정도는 되어야지요."

"그럼 그를 당장 불러오시오 내 그를 대장군으로 임명 하리다."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됩니다.

대왕께선 항상 오만하시어 예를 모르십니다.

대장 임명을 마치 아이 부르듯 하니 그러한 까닭에 한신같은 사람이 도망을 간것입니다."

"그럼 내가 어찌 해야하오?"

"길일을 택해 목욕재계 하고 단을 세워 에를 갖추고 임명의 의식을 치뤄야만 합니다."

 

한왕이 소하의 말을 허락했다.

한왕 휘하의 장수들이 저마다 자기가 대장군이 될줄알고 모두 기뻐 하였다.

그러나 막상 대장군에 임명된것은 한신이었다.

그래서 장수들이 모두 놀랐다.

 

대장군 임명식을 끝낸 한왕이 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 

"승상을 통해 여러번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소. 장군은 무슨 계책으로 과인을 깨우쳐 주겠소?" 

한신이 인사를 하고는 오히려 한왕에게 되물었다.

"지금 동쪽의 패권은 모두 항우에게 있지 않습니까?" 

"그렇소." 

"대왕께서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용감하고 날래고 어질고 굳세기가 항왕과 비교해서 어떠합니까?" 

한왕이 대답을 못하고 오랫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이윽고 입을 열어 말했다. 

 

"내가 항우만 못하오."

한신이 자리에 일어나 한왕에게 절하며 경하의 말을 올리더니 말했다. 

"이 한신 역시 대왕께서는 그점에서 항왕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은 옛날 항왕을 섬긴 적이 있었기 때문에 대왕을 위해 항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항왕이 한 번 성내어 사자와 같은 목소리로 꾸짖으면 천 사람이 모두 땅에 엎드려 두려워하며 떨지만

능력있는 장수를 믿고 맡기지 못하니 이것은 필부의 용기에 불과할 뿐입니다.

항왕은 사람을 대할 때는 공경하는 마음과 자애로운 태도로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합니다.

병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그러나 휘하의 장수가 공을세워 마땅히 작위를 내려야만 할 때는 그 인장이 모두 달아질 때까지

아까워 차마 내주지 못하니 이것은 소위 아녀자의 인정에 불과한 것입니다.

 

항왕이 비록 천하를 제패하고 제후들을 신하로 거느리고 있지만 관중을 버리고

동쪽의 팽성으로 돌아가 지리적인 이점도 놓쳤고

또 의제와의 약속을 배반했으며

진나라를 멸할 때 제후들의 공의 크고 작음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자기와의 친분관계를

기준으로 분봉함으로 해서 제후들로부터 불평을 사고 있습니다.

항왕이 의제를 강남의 벽지에 옮겨 살게 했다가 결국은 도중에 살해한 행위를 본 제후들은

그들 역시 자기 나라에 돌아가 그 군주들을 쫓아내고는 자기들 맘대로 좋은 성을 점거하고

스스로 왕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항왕의 군대가 지나간 곳은 학살과 도륙을 당하여 살아남은 것이 없게 되어

천하 백성들은 모두가 원망하며 아무도 항우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마음이 없으나

단지 그의 위세에 눌려 복종하고 있는 체 하고 있을 뿐입니다.

겉으로는 패자인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천하 인심을 잃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강대한 세력을 쉽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대왕께서 진실된 마음으로 항우가 행한 일과는 반대로

천하의 무예가 출중하고 용감한 자들에게 맡겨 토벌하게 한다면 어찌 그를 죽이지 못하겠으며

천하의 성읍으로 공신들을 봉한다면 어찌 그들을 복종시키지 못할 것이며

동쪽의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의로운 군사를 진격시킨다면 어찌 군사들이 흩어지겠습니까?

또한 삼진의 왕은 모두 진나라 장수들 출신으로

그들이 진나라 장수로 수년간을 군사들을 이끌고 다니면서 싸움 중에 전사시킨 진나라 자제들의 수효는

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았고 

더구나 그 군사들을 속여 항우에게 항복시킨 다음 진나라에 들어오다가 신안에 이르자

항왕이 20만에 달하는 그들을 속여 구덩이에 파묻어 죽여 놓고도 유독 장한.사마흔.동예 만이

목숨을 건짐으로서 진나라의 부형들은 이 세사람을 원망하는 마음이 골수에 사무쳐 있습니다.

항우가 그의 위세를 믿고 이 세 사람을 삼진의 왕에 임명했으나

진나라 백성들은 아무도 그들을 믿고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왕께서는 무관을 통해 관중으로 진입하실 때 터럭하나 건들지 않음으로 해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고 진나라의 가혹한 법을 폐하고 법삼장 만을 두기로 백성들과 약속함으로 해서

진나라 백성들중에 대왕께서 진왕이 되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또한 관중에 먼저 들어온 사람이 관중의 왕이 된다는 제후들과의 약속에 따라

대왕께서는 당연히 관중의 왕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대왕께서 항우의 부당한 처사로 관중의 봉지와 왕위를 잃으시고 한중으로 들어오시자

진나라 백성들은 모두 그것을 한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연유로 오늘 대왕께서 몸을 일으켜 동쪽으로 나가 단지 격문을 써서 삼진에 전하기만 해도

그곳은 평정될 것입니다."

 

한왕이 한신의 말에 대단히 기뻐하며 자기가 한신을 너무 늦게 만났다고 생각했다.

한왕은 즉시 한신의 계책을 받아들여 제장들을 각 부서에 정하고 군사를 일으켜 관중으로 진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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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왕 원년 8월

한왕이 병사를 일으켜 동진하여 진창을 통해 나아가 삼진을 평정했다.

 

한왕2년 함곡관을 나와 위나라와 하남땅을 점령하고 제.조 와 연합하여 초나라로 진격했다.

한왕은 한신을 좌승상으로 삼아 위나라를 공격하여 위표를 사로잡고 위나라를 하동군 으로 한나라에 편입 시켰다.

 

한신이 장이와 함께 정형을 나와서 조나라를 공격하였다.

조왕 헐과 성안군 진여가 한군이 습격한다는 소식을 듣고 20만 대군을 정형의 어귀에 집결 시키고 대항하였다.

이때 조나라 신하 광무군 이좌거가 성안군 진여에게 강력히 주장했다.

"제가 듣기에 천리 밖에서 군량을 운송하여 먹는 군사들은 그 얼굴에 주린 기색을 띄우고

또한 장작을패고 풀을 베어 불을 지펴야만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군사들은 항상 굶주려 있다고 했습니다. 

적들은 지금 정형의 길목에 이르러 두대의 수레가 함께 지나가지 못하고 말은 대열을 이루지 못한 채

그 행렬이 수백 리에 뻗쳐있으니 그들의 치중은 필시 후방에 있을 것입니다.

원컨대 장군께서 저에게 기병 3만을 맡겨주시면 지름길로 나아가 한군의 치중을 끊어놓겠습니다.

장군께서는 그저 해자를 깊이 파고 보루를 높이고 진영을 굳게 지켜 한군의 도전에 응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되면 한군은 전면의 우리 조군과는 싸우지도 못하고

또한 퇴각하려고 해도 우리의 기병이 그 뒤를 끊어 진퇴양난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부디 저의 계책을 유의하시기 바라며

만약 제 계책을 버리신다면 우리는 그 두 사람에게 사로잡히는 몸이 될 것입니다." 

성안군 진여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유자요.

원래 정의의 군사는 기습작전을 쓰지 않는법이요.

병법에 적군의 10배가 되면 포위하고 2배가 되면 싸우라고 했소.

지금 한신의 군사는 수만 명에 달한다고 하나 사실은 몇천 명에 불과하오.

천리 길을 달려와 우리를 공격하기 때문에 그들은 피로에 지쳐있소.

오늘 우리가 피로한 그들을 피해 공격을 하지 않는다면 후에 진짜로 대군이 조나라를 쳐들어온다면

그때는 어떻게 싸우겠소?

그때 우리들을 비겁하다고 생각한 제후들은 우리를 가볍게 보고 침략해 올 것이오."

성안군 진여는 광무군 이좌거의 계책을 듣지 않았다.

 

사실 한신도 조나라가 이좌거의 계책처럼 기습을 하지 않을까 내심 몹시 걱정을 했다.

그들이 이쪽의 약점을 찔러 치중을 차단한다면 속절없이 패할것은 물론이요

오히려 살아남기조차 어려운 판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간첩을 통해 이좌거가 계책을 냈으나 진여가 그 계책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는 보고를 받은 한신은 무릎을 치며 기뻐 하였다.

한신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병사를 이끌고 정형의 협로를 빠져나와 정형 어귀 30리 쯤에 숙영했다.

한신은 경무장한 군사 2000명을 선발하고 그들에게 일렀다.

"우리는 내일 싸우다가 일부러 도망칠것이니 너희는 산속에 숨어있다가

조군이 성채를 비우고 우리 한나라 군사들을 추격하거든

그때 텅빈 조군의 진지로 들어가서 조나라 깃발을 모두 뽑아버리고 우리의 깃발을 성벽에 세워라."


한신은 전군을 배불리 먹이고 말 했다.

"오늘 저녁에는 조군을 격파한뒤에 술잔치를 벌일것이니 모두 마음껏 즐기도록 하여라."

 

목숨을 건 전투를 앞두고 흰소리를 하는 장수를 보고 휘하 장수들은 내심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저 건성으로 예,예,하며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한신은 한 장수에게 군사 1만을 주며 명했다.

"정형을 빠져나가면 황하가 보일것이다.

그러면 너희들은 강을 등지고 진을 치도록 하라."

 

부하장수는 병법의 금기인 배수진을 치라는 한신의 말에 기가 막혔지만 어쩔수 없이 명을 따라

황하강변에 배수의 진을 쳤다.

조나라 군사들은 그 모습을 보고 크게 비웃었다.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한신의 병법능력이 어느정도인지 알만 하다."

 

한신은 새벽이되자 북을 치며 대장기를 앞세우고 정형으로 나왔다.

한군이 완전히 들판으로 빠져나오자 그제야 조군이 누벽을 열고 나와서 양군이 크게 접전 했다.

밀고 밀리는 일대 전투가 벌어지다가 드디어 한군이 밀리기 시작 했다.

문득 한신과 장의가 북과 대장기를 버리고 말머리를 돌려 황하강변의 배수진을 향하여 도주 했다.

한나라 군사들은 강변으로 몰리게 되고 조나라 군사들은 한군이 버린 북과 깃발을 노획하느라 신이나서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조나라 군대와 한나라 군사들은 서로 전열을 재정비 하고 다시 회전 했다.

그러나 이상한것이 좀전과 달리 한나라 군사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덤벼드는 것이었다.

 

한편 미리 잠복하고 있던 한의 기습병 2천은 조군이 북과 깃발을 줍기 위해 성을 비운것을 기회로

재빨리 조군의 영채로 침입하여 진문을 닫고 즉시 조군의 깃발을 모두 뽑아 버린다음

누벽마다 한나라의 깃발을 수없이 세웠다.

 

아무것도 모르는 조군은 숫적 우세를 믿고 한군을 황하의 강물 속으로 몰아 넣을듯이

또다시 한군을 몰아쳤다.

그러나 역시 한군은 그리 만만하지를 않았다.

성안군은 상대가 예상외로 강하게 반격하는데 놀라고

또한 새벽부터 접전 했던 터라 서로 많이 지쳐있는 관계로 일단 싸움을 중지하고 휴식을 취하려 했다.

 

성안군 진여는 전군에게 후퇴를 명하여 본진 누벽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본진을 바라보니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조군의 기는 없고 모두 한군의 깃발만 나부끼고 있는 것이었다.

성안군 진여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자 조나라 전군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소리 질렀다.

"큰일이다 성이 함락되고 장수들은 모조리 도륙 되었다!"

이 한마디에 조군들은 태산이 무너지듯 산지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도망치지 말라!

그래도 아직 우리군사가 훨씬 많다."

성안군과 조나라 장수들이 달아나는 탈주병들의 목을 수없이 베었지만

한번 흩어진 대오는 수습 할수가 없었다.

 

한군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약속된 전략대로 양쪽에서 적을 몰아치며 닥치는대로 조군을 베어 버렸다.

저수 부근까지 추격한 한신과 장이는 드디어 성안군을 사로잡아 성안군 장이의 목을 베었고

또한 조왕 헐도 사로잡았다.

 

치열한 전투중에 한신은 수없이 전군에 명을 내렸다.

"광무군 이좌거를 죽이지 말라.

그를 생포해 오는자에게 천금을 상으로 내리겠다."

 

이렇게 조군은 완전히 격파되었고 한군은 대승을 거두었다.

 

여러 장수들이 전투 중에 얻은 적군의 수급과 노획물을 바치며 승리를 축하하였다.

그중 한 장수가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 오른쪽으로 산릉을 뒤로 등지고 왼쪽으로는 강이나 호수를 앞으로 두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오늘 장군께서는 저희들에게 병법과는 달리 배수진을 치라 명하시면서 말씀하기를

ㅡ조나라 군사들을 무찌르고 배불리 먹자ㅡ 고 하셨습니다.

저희들은 마음속으로 수긍하지 않았지만 결국은 싸움에서 이기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어떤 전술입니까?" 

한신이 대답했다. 

"배수진의 병법도 병서에 나와 있소.

병법에 이런 말이 있지 않소

ㅡ사지에 빠뜨려야만 살게 할수 있고  망지에 두어야만 살아남게 할수 있다.ㅡ<손자병법.구지편>

 

우리 군사들은 평소에 훈련을 받은 사대부 출신이 아니라 시장바닥의 건달들을 끌어 모은 오합지졸이라

그들 스스로가 살기 위해 힘껏 싸우게 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땅을 준다면 그들은 모두 도망치기 바빴을 것이오.

그런 군사들은 사지가 아니면 결코 싸움에 쓸 수가 없었을 것이오." 

여러 장수들은 탄복하며 말했다.

"정말로 훌륭하십니다. 저희들은 도저히 장군의 생각에 미치지 못하겠습니다."

 

승전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을때 광무군 이좌거가 결박되어 끌려 들어왔다.

한신이 급히 일어나 직접 광무군의 결박을 풀고 동향하여 앉게 하고 자신은 서향하여 앉으며

광무군을 스승의 예로 대했다.

 

한신이 큰잔에 술을 가득 부어 축수하며 광무군에게 올리고 가르침을 청했다.

"제가 북쪽으로 연나라를 치고 동쪽으로 제나라를 정벌하려 하는데 어찌하면 공을 세울수 있을지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광무군이 감사의 인사를 한후에 겸양하여 말했다.

"패군지장은 용기를 말하지 않으며 망국의 대부는 국가의 흥망을 논하지 않는다 합니다.

저는 패군지장에 망국의 대부의 처지인데 어찌 망녕되게 천하대사를 논할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한신이다시 말했다.

"듣건대 백리해가 우나라에 있을 때는 우나라가 망했지만 진나라에 있을때 진나라는 패자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백리해가 우나라에 있을 때는 어리석었고 진나라에 있을 때는 지혜로웠다는 말이 아니라

백리해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느냐 아니었느냐에 달려 있었던 것입니다.

성안군진여가 선생의 계책을 받아들였다면 아마도 이 한신이 거꾸로 선생의 포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가 선생의 계책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이 한신이 선생을 곁에서 모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선생께서는 사양하지 마시고 고견을 들려주시어 이 한신을 깨우쳐 주시기 바랍니다."

한신이 다시한번 절하며 부탁하자 물끄러미 한신을 바라보기만 하던 광무군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ㅡ지혜있는 사람도 천번 생각하면 한번의 잘못된 일이 반드시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의 잘못된 생각에 반드시 한 번의 옳은 생각을 할 수 있다ㅡ

라고 저는 들어 알고 있습니다.

원래 성안군 진여는 백전백승 할수있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단 한 번의 실수로 그의 군사는 호성에서 패하고 그 몸은 저수강가에서 죽었습니다.

그러나 장군께서는 정형의 관문을 떨어뜨리고 오전도 미처 다가기 전에 조나라의 20만 대군을 격파하고

그 대장 성안군 진여를 죽였습니다.

장군의 이름은 해내에 멀리 퍼지고 그 위세는 천하를 진동시켰습니다.

이에 농부들은 농기구를 손에 놓아 밭 갈기를 멈추고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언제나 동원령이 내릴지를 알기 위해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세는 장군에게는 매우 이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 백성들은 과로에 시달리고 군사들은 피로에 지쳐있어 사실은 전투에 동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오늘 장군께서 피로에 지친 군사들을 다시 일으켜 연나라로 진격하여

그 견고한 도성 밑에 진을 치고 비록 싸우려고 하신다 할지라도 장시간의 공격에도

그 성을 함락시키지 못하기라도 한다면 오히려 한군의 피폐한 실상만 드러나고

군대의 기세는 꺾이어 결국은 시일만 오래 끌게 되어 군량미만 떨어질 뿐입니다.

허약한 연나라를 굴복시키지 못하면 제나라는 필시 국경의 경비를 강화하여

전력을 다해 한군에 대항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연과 제는 서로 양쪽에서 버티며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로써 한과 초의 싸움은 승부가 나지 않고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면

천하의 정세는 장군에게 불리하게 변하게 됩니다.

저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연.제 두나라를 공격하려는 장군의 계획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니 이제 어찌해야 좋겠습니까?"

"이제는 병사들의 갑옷을 벗겨 쉬게 하시고

조나라를 어루만져 고아들을 달래며 잔치를 벌여 병사들을 먹이고 마시게 한후에 힘을 다시 키워 연나라로 정벌길에 오르십시요.

그 한편으로 변사를 통해 연나라 각 성에 편지를 보내 좋은 말로 항복을 권하면

그들이 감히 듣지 않을수 없을것입니다.

그 후에 다시 변사를 제나라로 보내서 연나라가 항복한 사실을 제나라에 알리면

제나라도 반드시 항복하여 스스로 장군께 나라를 바칠것입니다."

"삼가 선생의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이리하여 한신은 광무군의 계락대로 연나라에 사신을 보냈고

과연 연나라는 바람에 휩쓸리듯이 복종하여 한나라에 항복해 왔다.

한신은 그후 가는곳마다 성읍을 평정하고 항복을 받아 군사를 징발하여 한왕에게 보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왕이 형양에서 초군에게 패하여 간신히 포위를 뚫고 탈출하여 등공 하후영 한사람만 거느리고 달아나

한신의 진영으로 몸을 피했다.

한신이 아직 잠이깨기도 전인 이른 새벽에 느닷없이 침실로 뛰어들어온 한왕은

한신의 대장인을 빼앗아 여러 장수들을 소집하고 그 군사들의 배치를 새로이 해버렸다.

한왕이 한신에게 상국의 벼슬을 주어 제나라를 치도록 하였다.

 

한신이 조나라에서 다시 군사를 징발하여 제나라를 치러 가려하는데

그때 한왕의 사자로 역이기가 제나라에 가서 세치 혀로 제나라를 복종케 하여 제나라의 70여 성을

한나라로 귀순케 했다.

한신이 제나라를 칠 일을 중지하려 하자 범양의 변사 괴통이 한신에게 말했다.

"장군께서는 수만의 군사로 한해가 넘도록 싸워 조나라 성 몇개만을 항복시켰을 뿐인데

이제 역생이 세치 혀를 놀려 큰 공을 세웠으니 일개 유자의 공이 장군보다도 높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왕으로부터 제나라의 공격을 중지하라는 명을 받은것은 아니니 지금이라도 황하를 건너

제를 치십시요."

괴통의 말을 옳게 생각한 한신은 그 계책을 따라 황하를 건넜다.

 

그때 제나라는 이미 역이기의 유세에 설복되어 한나라에 항복하기로 하고

역이기를 제군의 진영에 머무르게 한 다음 잔치를 벌여 즐기며 한군에 대한 방어태세를 풀고 있었다.

이에 한신은 역하에 주둔하고 있던 제군을 기습하고 패주하는 적의 뒤를 추격하여 임치에 이르렀다.

제왕 전광은 역이기가 자기를 속였다고 생각하고 그를 삶아 죽이고 고밀로 달아나면서

사자를 초나라에 보내 구원을 청했다.

임치에 입성하여 백성들을 위무한 한신은 전광의 뒤를 계속 추격하여 고밀에 이르렀다.

초나라 역시 용저를 대장으로 삼아 20만의 군사를 주어 제나라를 구원하도록 했다.

 

용저가 한신의 부대와 교전하려 하는데  한 휘하 장수가 말했다. 

"먼거리를 원정해온 한군은 전투에 임하면 그 힘을 다할것이기 때문에 그 예봉을 당해내기 쉽지 않습니다.

반면에 자기들의 땅에서 싸우는 제와 초 두나라 군사들은 쉽게 패하고 흩어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보루를 높이 세워 굳게 지키며 한편으로는 제왕을 시켜

한군에게 항복한 제나라 성읍에 믿을만한 신하들을 사자로 보내 그들을 돌아오게 하십시오.

항복한 성들이 그들의 왕이 살아있고  게다가 초나라의 구원병이 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필시 우리에게 투항해 올 것입니다.

2천리 밖에 근거지가 있는 한군은 그 후방의 제나라 성들이 모두 반기를 들게 된다면

그들은  군량미를 아무데서도 구할 수 없게 되어 자연히 싸우지 않고도 항복시킬 수 있습니다." 

용저가 듣고 말했다. 

"이 용저가 제나라를 구원하려고 왔으면서 싸우지도 않고 그들을 항복시킨다면 어찌 공이 있다 하겠는가?

오늘 싸움은 우리가 이길 것이고 그때는 제나라의 반은 내것인데 무얼 망설인단 말이냐

나는 싸운다."

용저는 즉시 교전에 들어가기로 하고 유수를 사이에 두고 한군과 대치했다.

한신은 야음을 틈타 군사들에게 명하여 만개의 모래주머니를 만들어 강의 상류 쪽으로 가서

물길을 막게 했다.

그리고는 군사를 이끌고 용저의 초군을 공격하기 위해 강을 반쯤 건너다 일부러 싸움에 패하여

자기 진지로 달아는 척 했다.

 

용저가 과연 희희낙락하며 말했다. 

"저것봐라. 나는 전부터 한신이라는 놈이 겁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용저는 한신의 뒤를 추격하여  유수의 강심으로 진격했다.

이에 한신이 신호를 보내 상류 쪽에 모래주머니로 막아 놨던 제방을 터뜨리게 하자

큰물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

용저의 군사들 중 절반 이상은 미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물살에 떠내려가서 수중고혼이 되었다.

한신이 그틈을 이용하여 남은 용저의 군대에 맹공을가해 용저를 잡아 목을 베었다.

용저가 죽자 유수의 동쪽에 남아 있던 초군은 모두 흩어져 달아났다.

제왕 전광도 달아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한군이 남쪽으로 도망가는 제.초 연합군 뒤를 추격하여 성양에 이르렀을때

초나라 군사들은 모두 한군의 포로가 되었다. 

 

한왕 4년

한신은 제나라의 모든 성으로부터 항복을 받고 그 땅을 평정했다.

한신이 한왕에게 사자를 보내 말했다. 
"제나라는 거짓이 많고 반복무상한 나라입니다.

또 초나라와 국경을 접하고있어 신이이곳의 가왕이 되어 진무하지 않는다면 정세를 안정시킬수 없습니다."

 

한왕은 초군에게 포위되어 사경을 헤매다가 이 서신을 받자 화가 치밀었다.

"과인이 지금 곤경에 빠져있는데 어서 와서 돕지는 못하고 스스로 왕이 되려하다니?"

한왕이 펄펄 뛰며 화를 내자 장량과 진평이 얼른 한왕의 발을 지긋이 밟으며 말렸다.

"대왕께서 지금 한신이 제왕이 되려는것을 어떻게 막을수 있습니까?

차라리 잘 대우하여 스스로 제나라를 잘 지키게 하는것이 그나마 상책 입니다."

장량의 귓속말을 들은 한왕은 퍼뜩 깨닫는 바가 있었다.

한왕은 더욱 큰소리로 사자를 꾸짖었다.

"대장부가 제후를 평정 했으면 진왕이 될것이지 가왕이 무슨 얼빠진 소리냐?"

한왕은 장량을 제나라로 보내 한신을 제왕으로 세웠다.

한왕은 또다시 제나라에서 군사를 징발해 초나라를 쳤다.

 

한편 용저마저 잃은 항우는 겁이 덜컥 났다.

항우는 무섭을 한신에게 사신으로 보내 한신을 회유했다.

 

"지금 한왕과 항왕의 승패여부는 귀하에게 달려 있습니다.

귀하가 우로 기울면 한왕이 이기고 좌로 기울면 항왕이 이길것입니다.

만일 귀하께서 한왕을 도와 항우가 멸망하면 그 다음은 귀하의 차례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자립하여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그 하나를 취하십시요."

그러나 한신은 곧 무섭의 설득을 거절했다.

"내가 일찌기 항우를 섬길때 벼슬은 낭중에 불과했소.

진언을 해도 듣지 않고 계책을 올려도 채용되지 않았소이다.

그러나 한왕은 나에게 대장군의 인수를 주고 수만의 군사를 맡겼으며

자신의 옷을 벗어 나를 입히고,자신의 밥을 나에게 먹였으며 진언하면 들어주었소.

나를 신뢰하는 사람을 배신하는것은 상서롭지 못하니 나는 죽는다 해도 변절할수 없소이다."

 

무섭이 실망하여 떠난후 제나라 출신 괴통이 다시 한신을 설득하려 했다.

 

"한왕과 항왕의 운명이 지금 장군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여기에 장군이 독립하면 천하는 안정된 솥발처럼 3분되면 어느 누구도 감히 먼저 움직이지 못하게 되니

그때에 장군께서 연.조 를 복종시키고 한.초를 제압하면 전쟁은 끝납니다.

장군의 힘으로 전쟁이 끝남으로서 만민이 생명을 구하게 되면 누가  감히 복종하지 않겠습니까?

대개 하늘이 주는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벌을 받고

때가 왔는데도 행하지 않으면 화를 입는다 고 했습니다.

원컨대 장군께서는 잘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신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한후에 말했다.

"한왕은 자신의 수레에 나를 태우고 자신의 의복을 내게 입혔으며 자신의 음식을 내게 먹게 했소.

내 어찌 이익을 위해 의리를 저버리겠소?"

 

그러나 괴통도 지지않고 말 했다.

"처음에 장이와 진여는 서로 목을 바쳐도 후회하지 않을 사이였지만 나중에 서로 원망하여 싸우게 되고

결국 진여가 장이에 의해 저수가에서 죽으니 천하에 비웃지 않는자가 없었습니다.

또 월나라 대부 종과 범여는 구천을 도와 패자로 만들었지만 결국 범여는 떠나고 종은 몸을 망쳤습니다.

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삶아먹히는것이고 높이나는 새를 잡은 후에는 좋은 활도 필요 없는것입니다.

장군과 한왕의 사이가 우정으로는 장이.진여만 못하고 충성과 신의로 말한다면

종과 범여만 못하지 않습니까?

뿐만 아니라 ㅡ용략이 군주를 떨게하는자는 몸이 위태롭고,공이 천하를 뒤덮을만한자는 받을 상이 없다ㅡ

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장군의 공로와 용략은 황하를 건너 위왕을 사로잡고

하열을 사로 잡았으며

정형에서 내려와 성안군을 주살하고 조나라를 정복 했으며

초군 20만을 격파하고 용저를 죽였습니다.

이것이 ㅡ공로는 천하에 둘도 없고 용략은 불세출이다ㅡ 라고 하는것입니다.

지금 장군께서 군주를 떨게할 위력을 가지고, 상을 받을 이상의 공을 세우셨으니

한왕이나 초왕이나 어느 누구도 두려워 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신하의 몸이면서도 군주를 떨게할 정도로 명성이 천하에 높으니 장군의 처지는 위험천만 입니다.

공을 이루기는 어렵고 실패하기는 귀우며

때를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쉬운것이니 서둘러 결단 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한신은 주저하여 차마 한나라를 배반하지 못했다.

결국 한신은 괴통의 진언을 사절하고 말았다.

괴통은 한신이 자기의 진언을 들어주지 않자 미친척 하고 지내다가 무당이 되어 숨어 살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왕이 고릉에서 궁지에 몰리다가 장량의 계책으로 한신과 팽월을 소환할수 있었다.

한신이 병사를 이끌고 해하에서 한왕과 합세해서 항우를 패배시켰다.

한왕은 제왕 한신의 군사를 거두었다.

제왕 한신을 옮겨 초왕으로 삼고 하비에 도읍하게 하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신이 봉국에 도착했다.

그는 일찌기 밥을 얻어먹은 빨래터 여인을 찾아 천금을 하사했다.

또 하향 남창의 정장에게 백전을 하사하며 말했다.

"그대는 소인배다.

은혜를 베풀다가 중간에 그만두는것이 아니다."

 

또 젊은시절 자기를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게 했던 건달을 불러놓고 여러 신하들 앞에서 말했다.

"이자는 장사다.

이자가 나를 욕보였을때 나는 이자를 죽일수도 있었지.

그러나 죽여봤자 내가 죄수가 되는것 말고 무엇이 있겠는가?

그래서 모욕을 참고 인내하는법을 배울수 있었다.

나는 그때의 인내로 오늘의 공업을 성취 할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를 초나라의 중위 로 삼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항우에게서 도망쳐온 장수 종리말의 집이 이려에 있었다.

종리말과 한신은 원래 사이가 좋았는데 종리말은 항우가 죽자 한신에게 와서 몸을 맡기고 있었다.

종리말은 전쟁 중일 때 한왕을 몹시도 괴롭혀서 유방은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한왕은 그가 초나라에 있다는 말을 듣고는 체포 명령을 내렸다.

또한 당시에 한신은 초나라에 처음 부임해 왔기때문에 자기의 관할지를 순시하면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다녔다.

 

그러한 문제들이 생기자 어떤사람이 한왕에게 "초왕 한신이 모반하려 한다"고 밀고했다.

고조 유방은 진평의 계책에 따라 순행을 빙자하고 제후들을 소집하도록 하여

남쪽의 운몽까지 돌아보기로 하고 각지의 제후에게

ㅡ진땅으로 회동하라. 짐은 운몽으로 순행 하리라ㅡ

하고 사자를 보냈다.

 

이것은 사실 한신을 습격하려는 계책이었지만 한신이 그것을 알리가 없었다.

한신으로서는 고조의 계략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가 초나라를 방문한다는 말에

문득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그때 한신에게 어떤 사람이 건의했다.

"종리말의 목을 베어가지고 가서 폐하를 만나십시오. 폐하께서 몹시 기뻐하실 겁니다." 

한신은 종리말을 불러서 그러한 일을 상의 했다.

그러자 종리말이 말했다. 

"한왕이 지금 초나라를 공격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그대곁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오.

한왕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나를 잡아 바칠 생각이라면 나는 기꺼이 목숨을 내어 놓겠소.

그러나 내가 죽은다음은 그대의 차례가 될 것이오.

이제보니 그대는 소인배였구려."

그렇게 말하고 종리말은 스스로 목을 찔러 죽고 말았다.

 

한신은 종리말의 머리를 가지고 고조를 뵈러 갔다.

그런데 고조는 한신을 보자마자 대기하고있던 군사들을 시켜 한신을 결박하고 수차에 가두었다.

한신이 탄식하며 말했다.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먹고, 하늘에 잡을 새가 없어지면 활은 창고에 처박히며,

적국이 모두 격파된 뒤에는 지혜있는 신하는 죽는다 라고했으니 천하가 평정된 이상

나같은 자는 이제 쓸모가 없게 되었다. 그러니 죽게 되는것이 지당하다." 

한신이 항변하자 고조가 말했다.

"그렇지 않다. 그대의 모반을 밀고한 자가 있기 때문이다."

한신은 차꼬와 수갑을 차고 사슬에 묶여 낙양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고조는 천하 인심이 두려워 차마 한신을 죽일수는 없었다.

고조는 한신의 죄를 용서하고 회음후로 강등 시켰다.

 

한신은 자신에 대한 고조의 경계가 심한 것을 알고 의기소침 했다.

그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참조하지도 않고 출어시에도 배행하지 않았다.

그는 고조를 원망하는 마음과 분함이 날이 갈수록 더하였다.

특히 자기가 강후 주발이나 관영 따위와 같은 인간으로 취급당하는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어느날 그가 장군 번쾌의 집에 들른적이 있었다.

번쾌는 한신을 맞이하여 신하의 예를 갖추어 무릎을 꿇고 스스로를 낮추어 신이라 불렀다. 
"대왕께서 신의 집을 찾아 주시다니 황공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한신은 번쾌의 집을 나서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웃었다. 

"내가 오래 살다보니 결국 번쾌 따위와 동렬이 되고 말았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고조가 어느날 한신과 함께 여러 장수들의 능력에 대해 논했던 적이 있다.

고조가 한신에게 물었다.

"나같은사람의 능력이라면 몇명정도의 군사를 이끌수 있겠소?"

"폐하께서는 그저 10만정도는 지휘할수 있을것입니다."

"그럼 그대는 어떻소?"

"저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요."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찌하여 나에게 사로잡히는 신세가 되었소?"

"폐하께서는 군사를 이끌 능력은 그정도 이지만 장수들을 거느리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신이 폐하께 잡힌 까닭입니다.

황제의 지위는 하늘이 주는것이지 인력으로 되는것은 아닙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고조의 신하중 진희 라는자가 거록군의 태수로 임명 되었다.

그가 부임지로 가기전에 회음후 한신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한신은 좌우를 물리치고 진희와 뜰을 거닐며 탄식하듯 말했다.

"내 그대와 이런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네."

"장군께서는 무엇이든지 하명하십시요."

"거록은 천하의 정병들만 모여있는곳이며 그대는 폐하가 총애하는 신하이니

누군가가 그대가 모반했다고 고하더라도 폐하는 믿지 않을것이오.

그러나 다시 밀고가 들어온다면 그때는 의심할것이며

세번째 밀고가 들어온다면 그때는 진노하여 친히 그대를 정벌하려 하실것이요."

"그러면 그때 제가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내가 그대를 위하여 안에서 일어난다면 천하를 도모할수 있을것인데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것은 모반이었다.

진희는 약간의 거리낌이 있었지만 한신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추호의 의심도 없이 대답했다.

"삼가 장군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한왕11년.

결국 진희가 모반했다.

고조가 노하여 친정에 나섰다.

한신은 때가 왔음을 느끼고 병을 칭하여 종군하지 않고 비밀히 진희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했다.

"그대는 안심하고 군사를 일으켜라 내가 여기서 그대를 도울것이다."

한신은 자기의 가신들과 치밀한 준비를 했다.

조칙을 속여 관아의 병졸들과 관노들까지 동원하여 여후와 황태자를 죽일 계획까지 수립했다.

모든것은 만반의 준비가 되었고 이제 진희로부터 거병의 통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러던 중에 한신의 가신중에 죄를 짓고 달아났던 사람이 잡혀 들어왔다.

한신이 그를 처형하려 하는데 그 죄수의 아우가 형을 살리기위해

한신이 모반 한다는것을 여후에게 밀고했다.

크게놀란 여후는 상국 소하를 불러 상의 했다.

고심하던 소하가 계책을 내어 한신에게 사람을 보내어 알렸다.

"황제폐하께서 진희를 이미 사로잡아 처형하셨습니다."

한신은 대경실색 하고 크게 낙담했다.

그래서 집밖에 출입도 하지 않고 두문불출 하고 있었다.

상국 소하가 직접 한신의 집을 찾아가 거짓으로 말했다.

"지금 궁궐에서 폐하의 승리를 축하하는 의식과 잔치를 벌일것이니 장군께서 비록 병중이지만

잠깐이라도 참여하여 축하의 뜻을 표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신은 가지 않을수가 없었다.

한신은 황태자가 머물고 있는 장락궁으로 들어섰다.

종루앞을 지나려 할때 여후의 명을 받은 무사들이 달려들어 한신을 결박했다.

한신은 그제야 이것이 여후와 소하의 계책인것을 알았다.

그는 참수를 당하며 신음처럼 내뱉었다.

"괴통의 계책을 따르지 않은것이 후회 막급이로다.

일개 아녀자에게 사로잡혀 죽게 되었으니 이 또한 운명인가?"

한신은 장락궁에서 즉결로 처형을 당했고 그의 일족도 모두 몰살 되었다.

 

고조는 진희를 토벌하고 돌아와서야 한신의 모반과 죽음을 알았다.

"가장 두려운 상대가 죽었으니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그의 공로가 그토록 큰데 비참하게 죽었으니 매우 안됐구나

그래 한신이 죽으면서 무슨 말을 하던가?"

여후가 대답 하였다.

"괴통의 계책을 쓰지 못한것이 한스럽다고 하였습니다."

"무어라?

즉시 괴통을 잡아들여라."

 

제나라 변사 괴통이 잡혀 들어오자 고조가 직접 심문 했다.

"네놈이 회음후에게 모반을 하도록 꼬였느냐?"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바보같은 놈은 제 계책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그 멍청한놈이 만약 저의 계책을 썼더라면 폐하께서는 그에게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고조는 매우 노했다.

"저놈을 끓는물에 삶아 죽여라."

"저를 삶아죽이다니요? 저는 억울 합니다."

"역모를 꾀한주제에 무엇이 억울하단 말이냐?"

"진나라가 무너지고 천하가 어지러워지자 뭇 영웅들이 까마귀떼처럼 일어났습니다.

진나라가 그 사슴을 잃자 모든 영웅들이 그 사슴을 쫓아 다녔습니다.

이때 키가 크고 발빠른자(고조)가 그 사슴을 잡았습니다.

도척의 개가 요임금을 보고 짖는것은 요임금이 어질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개란놈은 원래 자기 주인밖에 모르므로 주인이 아닌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짖습니다.

저는 그당시 한신을 알았을뿐 폐하는 몰랐습니다.

또 천하 영웅들은 무기를 날카롭게 갈아 폐하가 하신일을 자기들도 똑같이 해보려고 날뛰었는데

폐하께서는 성공하시고 그들은 모두 실패 한것은 그들의 능력이 폐하보다 모자랐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폐하께서는 그들을 모두 삶아죽이시렵니까?"

 

말을 들은 고조는 깊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저자를 살려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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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전의 말미에 태사공 사마천은 이렇게 평하였다.

"내가 회음에 갔을때 그곳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것을 들었다.

ㅡ한신이 평민이었을때도 그는 보통 사람들과 사뭇 달랐습니다.

그러나 그는 너무가난하여 모친이 돌아가셨을때 장례도 지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넓은 땅에 모친의 무덤을 만들고 1만호의 집들이 그 묘를 지키고 있습니다.ㅡ

내가 회음후의 모친의 묘를 보니 과연 그러했다.

 

한신의 공로는 저 주공.소공.태공망의 공훈에 비길만하니

그가 도리를 배워 겸양하고 자신의 공로와 능력을 자랑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랬다면 그의 자자손손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원훈으로서 제사를 받았을것이다.

천하가 이미 통일된 이후에야 반역을 일으켜 일족이 몰살 당했으니 그또한 슬픈 운명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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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한신의 이야기를 모두 알아 보았다.

 

한신은 어린시절 매우 곤궁했고 세상의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인듯 하다.

처음에 항량과 항우 밑에 있었으나 전혀 눈에 띄는 인물이 아니었고

나중에 한왕의 밑에 들어갔을때에도 그저 무리중의 한명일뿐 아주 별볼일 없는 인물로 평가 되었다.

그러나 오히려 죄를 짓고 죽음의 문턱에 가서야 등공의 눈에 띄고 상국소하의 인정을 받았으니

사람이 스스로의 능력이 있다해도 그 인물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혼자 성공하기가

매우 어려운듯 하다.

 

여러회차 전의 낭중지추'이야기나 

또 관포지교에서 보았던

ㅡ나를 낳아준것은 부모요 나를 알아준것은 포숙아다.ㅡ

라는 말처럼 인물의 능력을 알아보는 능력또한 성공과 실패의 열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기묘한것은 한신이 성공하게된 원인도 상국 소하의 천거에 힘입은바가 크지만

한신이 패망하여 죽게된것도 또한 소하의 계책 때문이니 이것이 소위

ㅡ성 소하 역 패 소하(成 蕭何 亦 敗 蕭何)

일을 성사시킨것도 소하요 일을 그르치게 만든것도 소하다. 라는 이야기 이다.

 

소하는 한신보다야 한나라와 고조유방을 더욱 사랑하였으니 나라를 위해 한신을 성공 시켰고

또한 나라를 위해 한신을 계책에 빠뜨려 죽게 하였겠지만은

그렇게 높은 식견과 안목을 가진 소하가 어찌하여 한신을 더욱 잘 지도하여 만세의 우국지사로 이끌고

진충보국 하는 구국의 동량으로 삼지 않고

그저 모반하여 일생의 공로를 망치게 하였는가 하는데 생각이 미치면 참으로 한탄을 금할 길이 없다.

 

 한왕이나 항우보다도 오히려 뛰어난 능력을 가졌던 한신은 병법이나 군을 통솔하는 능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는지 모르지만 세상을 경영하는 능력만큼은 매우 부족했던 인물인듯 하다.

그가 어느정도 세상에 인정을 받고 천하를 정복할당시에 주변에서 여러사람이

스스로 독립할것을 권했지만 그는 의리라는 한마디로 모든것을 덮고 한왕에대한 충성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취해야 할 길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시류에 휩쓸려 이리저리 방황 하다가

스스로의 구구한 삶을 이어가기에 급급하여 결국 모반하게되니

이것이 어찌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만세에 충신으로 남는것과 비교할 일이겠는가?

 

번쾌와 겸상하여 밥을 먹는것이 자신의 일족이 몰살되고 스스로의 목숨을 비참하게 잃는것보다도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면 이또한 한신의 그릇이 거기까지라고 할수밖에 없는 이유중의 하나로

볼수 밖에 없다.

 

세상을 덮는 불세출의 공로를 세우고도 아녀자에게 사로잡혀 치욕적인 죽음을 맞이한것은

모두 겸손하지 못했던 이유라 하겠으니 

무릇 세상의 명예와 종신안락은 겸전하기 어려운 일이기는 하나

그렇다 해도 오나라의 손무나 월나라의 범려 등의 에를 보아도 그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진저.

 

세상에 짝이없는 무공을 세운 한신을 흠모하는 마음에 필자의 아쉬움이 더해져서

이랬으면,저랬으면 하는 넋두리를 끝도없이 늘어놓아 보았다.

 

ㅡ 명장 한신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긴 하나

그저 한신의 일생을 그윽히 새겨보는것이더 좋을듯 하여 오늘의 현세에 관한 비평은 그만두기로 한다.ㅡ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교토사 주구팽 고조진 양궁장 적국파 모신망 (狡兎死 走狗烹 高鳥盡 良弓藏 敵國破 謀臣亡)

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먹고

높이나는 새가 사라지면 좋은 활은 창고에 내팽개쳐 지며

적군을 모두 격파하고 나면 모신이 죽는법이다.

 

*용략진주자신위 공개천하자불상(勇略震主者身危 功蓋天下者不賞)

용기와 계략이 주인을 떨게하는자는 몸이 위태롭고

공이 천하를 뒤덮는자는 받을 상이 없다.


천여불취 반수기구 시지불행 반수기앙 (天與不取 反受其咎 時至不行 反受其殃)

하늘이 주는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벌을 받고 . 때가 왔는데도 실행하지 않으면 오히려 재앙을 입는다.


*시난득이 이실야(時難得而 易失也)

때를 얻기는 어렵고 잃는것은 쉽다. 

 

 

      소하 월하추한신 매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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