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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무덤]함께 묻어줘
게시물ID : panic_1030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hoopdedo
추천 : 1
조회수 : 29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3/05/12 01: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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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야! 은수야! 은수야!" 점점 소리가 커지는 부르는 소리.

퍽!

뒷통수에 수건뭉치가 날아와서야 "왜" 라고 개똥이는 대답한다.

"밥 먹으라고!" 

"난 또 뭐라고!" 쓱쓱쓱 식탁에 앉는다

 

"오늘 재밌었니?" 

"응"

"숙제 다했니?"

"응"

"뭘 보니?"

"....."

엄마는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딸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구독 좋아요, 부탁해요"

'헛, 엄마가 왜 유투브에 나오지'

딸과의 눈을 마주보며 대화를 하고 싶은 엄마는 유투브 채널을 열었다.

 

그렇게 100년이 흐르고....

 

엄마도 돌아가시고, 딸 은수의 아들 폰이가 은수의 병원침상을 지키고 있다.

삐--------

"엄마! 엄마! 폰이는 다급한 목소리로 침상위 스크린을 터치한다.

"의사선생님, 엄마가 엄마가"

잠시 후, 스크린 속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들이 순간이동으로 나타났다.

'하나 둘 하나 둘' 의사선생님의 숨차는 소리가 멈추고, 삐------소리가 병실 가득 채운다.

 

"엄마, 엄마, 정신을 차려보세요!"

삐--------------

"3시입니다." 어디선가 시간을 알리는 알람소리가 울린다.

 

"이화가 뭘 좋아했지?" "노란색을 좋아했나?"

"우린 이화에 대해서 아는 게 없네." 유이화의 친구 가을이는 말했다.

 

"으~~~포오~~~온아!" 

"어 엄마!" "나 보여요?"

"응, 보여~~~" "엄마 폰 어딨니?" "종이달 할 시간이다"

핸드폰으로 종이달 드라마를 보기 위해 엄마는 요단강을 건너지 않고 되돌아오셨다.

 

은수시대 아이들은 엄마가 불러도, 선생님이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오로지 핸드폰은 오른손 왼손 핸드폰손 이라 불러도 될정도로 은수때 아이들은 핸드폰을

신체 일부화하여 살아왔다.

핸드폰이 죽음도 이겨내는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아까 그 여자, 이 수배중인 여자 맞지?"

"맞아, 멀리 못 갔을거야. 찾자"

드라마 속 배우의 목소리에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100년이 지나고

 

땅속, 건물벽마다 불빛들이 박혀있다. 태양열로 충전되는 핸드폰들이 온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충전이 필요한 핸드폰은 흐린 불빛이, 막 태양열에 충전된 폰이 핸드폰은 선명한 불빛을 내뿜고 있다.

폰이와 폰이 핸드폰이 울린다. 살아생전 폰이가 좋아했던 엄마와의 영상들이 재생을 반복한다.

폰이도 핸드폰덕분에 한번 숨이 멈췄다가 살아났었다. 그렇게 10년을 더 살기를 반복하고, 지금은

납골함에 들어가서 폰이의 폰과 함께 묻혀있다. 

은수엄마때부터 200년이 지난 지금, 납골함에 자신의 핸드폰을 함께 넣어두는 장례문화가 생겼다.

 

태양열로 충전을 반복하는 핸드폰들로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다가.....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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